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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상승후 다시 꺾인 시멘트 출하]

작성일 : 2022.04.19 04:37 작성자 : 관리자 (c)

 

 

성수기 특수 실종에
불황 타개책  수출도 부진

 

시멘트산업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내수 출하량이 급속히 줄고 있다.
올들어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반짝 상승하는 듯하다 3, 4, 5월 극성수기에 접어들었지만 판매량이 꺾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시멘트 비수기인 1~2월 반짝 상승세를 보였던 시멘트 내수 출하량이 오히려 성수기에 접어든

3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시멘트업계가 내수 수요 부진 및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집계된 통계수치를 살펴보면 올 1ㆍ4분기 실적은 되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신양회, 현대시멘트 등 국내 시멘트업계가 올 1분기 수출한 물량은 클링커(시멘트 반제품) 139만t, 시멘트 85만t 등 총 224만t 규모에 달한다.
이는 전년동기 226만t보다 0.9%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1분기에는 클링커141만t, 시멘트 85만t 어치를 수출, 전년 동기대비 6.1%의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올 1분기 수출실적은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시멘트 업계 분위기와 상반돼 대비된다.
시멘트는 물류비가 가격의 20%를 차지하는 무거운 제품으로, 수출을 해도 실익이 크지 않아 전형적인 내수산업으로 꼽혔다.
하지만 내수부진 지속으로 가동률이 60%대를 밑돌자 시멘트업계가 고육책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특히 연안사에 비해 8~9%의 운송비를 추가 부담해야 하는 내륙 회사들까지 해외시장 공략에 가세해 눈길을 끌었다.
내륙사인 현대시멘트의 경우 지난해 말 클링커 4만5000t을 창사 이래 처음 남미지역으로 수출했고 성신양회도 지난해부터 수출을 시작해 물량을 늘리는 중이다.
시멘트업계가 올해 수출 물량을 전년보다 13.8%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내수 출하량 급속 감소세에
수요 줄자 업체들 6월께 일제히 정기보수 방침


그러나 올 1분기 수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목표 달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장치산업 특성상 고정비 부담이 커 설비가동률이 최소 70%는 돼야 하기 때문에 수출을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2~3분기 성수기 때 내수는 물론 수출 물량 확대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실 올초만 해도 시멘트업계는 모처럼 경기회복세가 온 것 아니냐는 장및빛 전망이 돌았었다.
올해 1~2월 예상보다 날씨가 따뜻해 국내 시멘트 출하량이 전년 대비 103% 증가, 기대감이 높았던 것.
이에따라 시멘트업체들은 통상 겨울철 비수기에 실시하는 정기보수를 미루고 생산을 지속해 왔다.
이처럼 전반적인 건설경기 회복이 기대됐으나 3월 들어 출하량이 전년의 94%에 불과해 1/4분기 전체로는 전년보다 못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시멘트수요는 전년과 같은 수준인 4500만t 정도로 예상됐다.
본격적인 성수기에 접어든 4월과 5월에도 전년 대비 각각 99%, 96% 수준에 머물렀다.
이처럼 급격한 수요 감소에 시멘트업계는 당황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쌍용양회 한일시멘트 등의 업체들은 미뤘던 정기보수를 2분기에 실시할 방침이다. 보수비용은 회사별로

수백억∼1000억원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회사들은 보수비용이 반영되지 않아 매출이 감소세임에도 불구하고 장부상 1분기

이익률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올해 시멘트 국내 수요는 특별한 경기 부양책이 없는 한 증가세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며 “통상 1~2월에 실시해온 소성로(킬른) 대보수를 이달께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업구조의 한계 못벗어
오로지 가격인상에만 의존


시멘트산업은 자본집약도 및 고정비율이 높은 장치산업이며 제조원가 중 에너지 비용이 약 50%를 차지하는 에너지 다소비형 내수산업이다.
또한 화학·기계·전기공학 등 대표적인 종합 기술산업으로 표현돼왔다. 시멘트업계에 본격적인 위기가 닥쳐온 시기는 IMF 금융위기와

지난 2000년 한라시멘트(現 라파즈한라시멘트) 매각부터다. 오랜 기간 지속돼온 경영난에다 시장경쟁의 격화로 인해 제값마저

받지 못했으나 눈물겨운 구조조정과 점차 기술력을 고도화해 생산성 향상, 품질 고급화, 원가절감을 통해 위기탈출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 시멘트산업은 생산능력대비 약 70% 내외의 수요 감소기로 접어든데다 철도 운임인상 등 물류비와

전력비용 상승 등 원가부담이 크게 증가한 반면 미국·일본 등 해외 시멘트 가격에 비해 훨씬 낮은 국내 시멘트 가격이 업계의 재도약에 발목을 잡고 있다.
그동안 시멘트업계가 자산 매각, 인력 구조조정 등 지속적인 자구노력을 해왔지만 결국 시멘트 가격에 원가인상 요인을 반영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자구노력도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실제 시멘트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의 쌍용양회는 한때 직원이 2000명이 넘었지만

지난해 상반기엔 1000명 이하로 줄었다. 본사 사옥도 매각하며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애썼다. 시멘트 회사들은 기계 장치에 대한 투자도 지연시키며

비용 감축에 사활을 걸었다. 현재 국내 시멘트업계의 기술 수준은 이미 일본, 유럽과 대등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시멘트 가격은 일본, 유럽은 물론 대만보다도 저렴하며,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가는 올라가는 데 가격은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시멘트업계는 생존조차 어려워진 지 오래다.
쌍용양회, 한일시멘트, 동양시멘트, 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라파즈한라 등 국내 주요 7개 시멘트업체들의

최근 6년간 누적적자는 총 1조원에 달한다. 가동률도 대폭 떨어졌다. 과거 90% 이상을 기록했던 가동률은 최근 70%대로 내려앉았다.
인력 역시 대폭 구조조정되면서 근로자 1명이 부담해야 하는 업무량도 늘었다.
문제는 현실화되지 못한 원가에 있다는 게 시멘트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