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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 양주 채석장 붕괴사고로 중대재해법 1호 날벼락]

작성일 : 2022.03.02 02:45 수정일 : 2022.06.29 05:06 작성자 : 관리자 (c)

 

 
삼표발 레미콘 대란 오나
수도권 아파트 건설현자 중심 '초비상'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삼표산업의 대표이사를 입건하고 본사 압수수색을 강행하며 삼표산업에 대한 법적 처분이 가시화됐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관계자가 입건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표산업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1호 수사를 받는 불명예를 쓰게 됐다.
골재 부문 작업 및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질 경우, 수도권 골재수급 대란에 의한 삼표발(發) 레미콘 파동이 예상된다.
관련 업계는 고용부가 삼표산업의 두 번째 본사 압수수색과 대표이사 입건을 강행한 점을 두고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건설업계 초미의 관심사는 삼표산업의 영업정지 여부다. 
삼표산업이 수도권 레미콘의 12%를 책임지고, 특히 서울 북부권 레미콘 공급을 거의 전담하다시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영업정지 처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산안법은 2∼5인 이하 사망 시 3개월 이하의 영업정지 처분을 부과한다.
지난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가 사망하는 등의 중대재해 방지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고 판단될 경우 기관장이나 경영자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표산업이 법률대리인으로 김앤장을 선임해 적극 대응에 나선 만큼 당장의 레미콘 생산 중단은 없겠지만, 양주 채석장의 경우엔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와 쌍용C&E, 한일시멘트 작업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지역 노동청은 보름∼한달가량 사고 발생 생산라인을 세운 후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표산업 사고는 중대재해처벌 1호 사례로 꼽히기 때문에 수도권에 포진한 나머지 4개 채석장에도 작업중지 명령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일단 양주 채석장 자체가 수도권 골재 수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건설업계는 어떻게든 연쇄 피해를 면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수도권 15곳-전국 2곳 레미콘 생산
6개 석산서 고품질 골재 생산 명성 
 
 
 
삼표산업은 국내 레미콘 생산량 2위 기업이다. 
강원산업그룹의 고(故) 정인욱 회장이 1952년 강원탄강을 설립해 무연탄 사업에 뛰어든 뒤 1966년에 주력이던 연탄수송을 위해 삼강운수를 설립했고, 이 삼강운수가 삼표산업으로 사명이 바뀌었다.
이후 1990년 고 정인욱 회장의 차남인 정도원 회장이 삼표그룹을 이끌고 있으며, 현재 삼표산업은 레미콘 부분은 윤인곤 사장, 골재부문은 이종신 사장이 각각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020년 기준 삼표산업의 매출은 약 6천535억원, 영업이익은 109억3천만원이다. 
지난해 연간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삼표산업은 2004년 회사명을 ㈜삼표로 바꿨다가 2013년 10월에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골재, 레미콘 및 콘크리트 제품의 제조와 판매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삼표산업을 신설회사로 설립했다. 
㈜삼표는 사업지주회사가 됐다.
삼표산업은 수도권 내 레미콘과 골재사업을 토대로 성장해왔지만 2000년대 들어 당진·평택·원주공장을 가동해 충청·강원권으로 공급권역을 확대했다. 
특히 삼표산업은 레미콘 생산을 위한 골재를 자체 조달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대부분의 중소 레미콘사들은 인근 채석장에서 값싼 골재를 조달함으로써 원가 비율을 맞추지만, 삼표는 품질이 검증된 골재 광산을 인수해 직접 조달함으로써 레미콘 품질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의 품질은 원료의 60∼70%를 차지하는 골재 품질이 좌우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천연골재 채취를 제한한 이후 불량 골재가 시장에 무분별하게 유입되기 시작하며 삼표 등 대형 레미콘사들은 골재를 직접 채취해 품질관리를 해왔다. 양주 지역 골재는 산림골재 중에서도 품질이 좋은 편에 속했다”고 설명했다.
삼표산업은 경기 양주를 포함해 인천·파주·화성·안성·예산 등 6개의 석산에서 골재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 채석장에서 생산된 골재는 업계에서도 품질이 일정 수준 담보된 제품으로 분류된다.
한 골재업체 임원은 “전남과 일부 충청권 골재는 토분이 많이 섞인 마사토여서 공들여 세척을 하지 않으면 콘크리트 강도 저하로 이어지는 품질이 골재들인데 삼표가 인수한 채석장들은 품질이 좋고 가격 단가도 비싸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이번 사고로 삼표산업을 통한 제품 조달이 어려울 것을 우려하는 기색이다. 
고품질 레미콘을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10군데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광주 사고 이후 본사 차원에서 품질을 담보할 수 있는 중견 이상 레미콘사들 제품만 선별해 사용하려 하고 있는데 삼표가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면 공사에 큰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수도권 현장의 경우 40% 이상을 삼표에 기대고 있기 때문에 주택공사 현장을 중심으로 공정률 차질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사고가 발생한 양주 채석장은 수도권 동북부에서 제일 규모가 큰 석산으로 꼽힌다. 
업계가 추정하는 삼표산업 양주 사업소의 연간 생산량은 약 350만㎥로, 삼표 전체 골재 생산량의 약 30%를 책임진다.
삼표산업은 자체 5개 채석장에서 생산한 골재 중 60%만 자사 레미콘 생산에 투입하고, 나머지 40%는 다른 수도권 레미콘사들에 판매하고 있다. 
만약 양주 채석장 가동이 중단되면 당장 수도권 일대의 레미콘 수급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골재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생산에 들어가는 한해 골재량이 약 1억7000만㎥로 이 중 수도권에서 약 7500만㎥를 사용할 만큼 수도권 레미콘 시장이 크다”며, “양주 채석장 가동이 중단되면 수도권에서 4∼5%가량의 공백이 생긴다. 언뜻 적어보이지만, 골재수급 1%만 줄어도 당장 수급불안으로 단가가 올라간다”고 전했다.
실제 부산 지역은 남해EEZ 바다골재 채취가 금지되며 골재 수급에 3∼5% 공백이 발생하자, 지역 내 골재 단가가 뛰어오르며 현재 전국 평균가의 2배에 해당하는 ㎥당 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단가 인상보다 더 큰 문제는 골재 수급이다.
삼표산업은 2019년부터 국내 최초로 20㎜ 굵기의 고운 골재를 사용한 특수 콘크리트 ‘블루콘 소프트’를 출시하며 차별화 전략을 통해 건설시장을 공략해 왔다. 
통상 콘크리트에는 25㎜의 굵은 골재가 혼합된다. 
삼표는 입자가 고운 20㎜m 골재를 사용할 경우, 콘크리트가 철근 구조물 사이에 부드럽게 채워지고 타설 시간을 10% 단축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이에 30층 이상 아파트 건설현장이 많은 수도권에서는 삼표산업의 제품을 적용한 현장이 많았다. 
입자가 고운 골재이다 보니 유동성이 좋아 고층부 타설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20㎜ 골재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이 현재 삼표산업 산하 채석장뿐이라는 점이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측은 “삼표산업의 20㎜ 골재 스펙으로 시공설계를 마친 건설사들은 상당히 곤란한 상황”이라며, “단가 인상과 골재 수급 등 삼표발 레미콘 파동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남일 아니다” 레미콘 시멘트업계 몸사리기
삼표산업 사고에 동종 업계 현장단속 강화 
 
 
 
삼표산업의 양주석산 붕괴사고이후 시멘트ㆍ레미콘 업계는 현장관리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사고 발생 직후 다수 기업이 설연휴에도 현장 안전관리 매뉴얼을 검토했고, 연휴 직후 열린 임원회의를 통해 매뉴얼 강화를 추진 중이다. 
‘다음 차례가 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불안심리가 엿보이는 행보다.
업계에 따르면 삼표산업이 ‘중대재해처벌 1호 기업’이 현실화되면서 동종 업계 기업들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작업 위험도가 높아 매년 사망 사고가 꾸준히 발생하는 업계이다 보니, 삼표산업의 사고가 ‘남의 일’ 같지 않은 탓이다.
시멘트ㆍ레미콘 업계의 대형사들은 삼표산업의 사고 발생을 눈여겨보며 현장 안전관리 매뉴얼을 다시 한번 점검한 후, 위험작업 시설 개선과 안전관리자 추가 배치를 모색 중이다.
국내 최대 레미콘 생산기업인 유진기업과 동양은 이번 삼표산업 사고를 기점으로 각 현장별 위험성 평가에 따라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미비한 부분을 다시 보충했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아 여전히 위험 요소가 남아있는 부분을 보완했고, 특히 올해 이미 강화했던 안전보건관리규정도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있다”라며, “특히 설연휴 직후 전 현장에 걸쳐 규정준수 여부 등 추가적인 안전점검을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멘트 업계 1위인 쌍용C&E는 오는 10일까지‘특별안전 강조기간’으로 정하고, 전체 사업장에 안전관리 요소를 다시 한번 짚으며, 전 현장에 작업에 주의를 요구하는 공문을 내려 보내 단속 중이다. 
특히 쌍용은 이현준 사장이 직접나서 설연휴에도 전 직원에게 수차례 메시지를 보내 현장단속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 관계자는“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직후 건설현장들은 가동을 중지한 곳도 있지만, 시멘트나 레미콘 공장은 특성상 24시간 연속가동을 해야 하고, 설연휴에는 설비대보수를 해야하기 때문에 현장을 멈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별안전 강조기간 동안에는 모든 작업에 안전관리자가 입회하도록 했고, 협력업체의 작업에도 안전관리자와 업체 대표가 반드시 상주하도록 지침을 강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기업들은 이미 작년 안전관리 담당 임원을 선임 혹은 관련 대응 조직 신설 등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응한 나름의 준비를 해왔지만, 삼표산업의 사고로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 모습이다.
업계 대부분이 “처벌 기준이 다소 모호한 부분이 있어 최대한 보수적으로 판단해 조금이라도 위험한 작업요소가 있다면 설비를 보수하고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한 시멘트사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협력사의 작업실수도 책임져야 해서, 수십 개에 달하는 협력사들의 안전관리자 고용 비용까지 직접 부담하고 있다”라며, “특히 현장에서 작업자가 위험 요소나 설비 보수 의견을 제기하면 본사가 나서 빠르게 시정을 하고 있다. 안전관리비용도 전년과 비교하면 최소 20% 이상 늘어났다”라고 전했다.
대형 시멘트ㆍ레미콘사가 1년에 지출하는 통상적 안전관리비는 20억∼30억 사이다. 
이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예고되면 대부분 기업의 관리비용이 작년 40억원까지 늘어났다. 
협력업체 보조비용까지 감안하면 더 늘어날 것이란 추산도 나온다.
예로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삼표산업이 2020∼2021년 사용한 안전분야 시설보수 비용만 87억원에 달한다. 
대부분 비용이 원격감시와 안전통행로 마련에 투입됐다. 
삼표시멘트 역시 같은 기간 194억원을 썼고 올해도 200억원 추가 지출이 예정됐다.
국내 중견 레미콘 생산업체 관계자는 “사실 안전관리 비용 투입액만 따졌을 때 중견 기업들은 유진과 삼표, 쌍용의 수준을 따라가기 어렵다”라며, “그런데도 삼표에서 사고가 터지니 나머지 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솔직히 말해 우리는 예비 범죄자나 다름없다”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