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지역 파업에 원자재값 인상까지 겹쳐 이중고
믹서트럭 파업 예고 받은 레미콘업계 ‘우울’
최근 원자재 가격 인상과 레미콘 운송차(콘크리트 믹서트럭) 증차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레미콘업계가 차주들의 운송비 인상 요구까지 겹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레미콘 운송자(지입차주)들은 권역별 운반비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출하량 감소에도 운송비가 평균 12% 인상됐음에 불구하고, 다시 큰폭 인상을 요구해 고정비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시멘트와 골재 등 원자재 가격까지 인상되고 있지만, 레미콘 단가는 유지되고 있어 기업 운영에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는 중이다. 최근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15%(수도권 기준) 가량의 운반비 인상 관련 공문을 각 업체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최근 2년간 부산·경남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10% 이상 운송비 인상이 이뤄졌음에 불구하고 올해 또 다시 운송비 인상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각 업체들은 운송비 5% 인상을 제안할 계획이었지만, 차주들의 반대로 실패한 모양새다.
작년 운송비 인상은 시장 축소에 불구하고 이뤄졌다는 평가다.
레미콘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출하량은 1억5572㎥, 2019년에는 1억4715억㎥을 출하하며, 하강국면을 나타냈다. 아직 작년 전체 출하량은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았지만, 건설경기의 침체와 함께 출하량이 전년보다 더욱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자재 수급도 곤란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시멘트와 골재 가격이 동시에 인상되고 있지만, 레미콘 단가는 아직 그대로인 상황”이라며 “건설사와 거래를 이어가기 위해 가격 인상을 선택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장 전체적인 협력으로 수요처와 협상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레미콘 물량 감소에도 운송비 평균 12% 인상
올해 또 다시 큰 폭 인상 요구에 ‘시름’
레미콘업계는 이미 지입차주와 갈등이 이어지는 추세다. 건설기계수급조절위원회의 믹서트럭 증차 논의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건설기계수급조절제도는 지난 2007년 도입됐다. 2년 마다 굴삭기, 불도저, 덤프트럭 등 27종의 건설기계수급조절 여부를 결정한다. 이중 믹서트럭은 지난 2009년부터 12년간 수급이 중단된 바 있다.
현재 국토부는 조만간 열리는 위원회를 대비해 관련 연구 용역을 의뢰한 바 있다.
각 업체들은 성수기 믹서트럭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5월 12일부터 19일까지 레미콘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레미콘 중소기업 믹서트럭 수급조절 관련 의견 조사’를 실시한 결과, 71.3%가 ‘출하능력 대비 보유·계약하고 있는 레미콘믹서트럭(레미콘트럭) 수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이중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 부족하다는 응답은 83.1%에 달했다.
반면 지입차주들은 현재 운행 중인 차량도 많아 노동자들이 생활고에 시달린다는 입장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건설노조는 지난 9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레미콘 운송 노동자들은 기본급도 없는 불안정한 노동을 하고 있음에도 레미콘 자본은 노동자 보호 제도로 기능해온 수급 조절 제도를 폐지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레미콘 업체들은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 인상과 운송비 인상까지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 인상은 장기적으로 안정화가 찾아올 수 있지만, 지속적인 운송비 대폭 인상은 경영적인 측면에서 어려운 상황을 야기하고 있다”며 걱정했다.
원자재 인상에 규제와 파업까지
레미콘 난제 ‘첩첩산중’
특히 레미콘 업계는 누구보다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오른데다 노동·환경 규제와 파업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레미콘업계는 믹서트럭 운반비 인상 파업과 원재료 가격인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입차주들의 파업이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고정비용 인상이 불가피한 가운데, 원재료인 시멘트 가격까지 인상돼 오는 10월 열리는 정기인상 협상까지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지난 2019년 부산·울산 지역을 시작으로 확산된 운반비 인상 파업은 최근 대구에서도 발생했다.
한국노총 레미콘운송노동조합 대구지부는 지난달 10일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노조는 시내 3만3000원, 시외 3만9000원 수준인 1회당 운반비를 각각 5만5000원, 6만원으로 인상하라는 입장이다.
시내는 66%, 53.8%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수도권의 경우 파업까지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가능성이 남아 있다.
최근 수도권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15% 가량의 운반비 인상 관련 공문을 각 업체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업체들은 운송비 5% 인상을 제안할 계획이었지만, 차주들의 반대로 실패한 모양새다.
레미콘 믹서트럭 증차가 이슈로 부상하자 이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지입차주들은 노동자들의 수익성을 보존하기 위해 증차를 반대하고 있다.
지입차주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파업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건설경기가 기지개를 켜고 있는 가운데, 원재료 가격 인상도 레미콘업계의 회복을 방해하고 있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시멘트업계와 이달 1일부터 레미콘의 원재료인 시멘트의 1t당 가격을 7만5000원에서 7만8800원으로 5.1%(3800원)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오는 10월 열리는 정기인상 협의에서 레미콘 가격을 인상할 명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기인상 협의 시점까지 출하할 물량에 대해서는 대책 마련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장마 이후 8, 9월 신규 착공이 늘어나며, 출하량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장마기간에는 양생(건조과정)에 어려움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수요가 급감한다.
명분을 확보한 것에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인상될 운반비를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관련 업계에 따르면 레미콘 가격은 지난해 10월 기준 2009년 대비 10.5% 상승했지만, 레미콘 운반비는 68.64%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납품 가격 인상액이 운반비 인상폭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시장은 지난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반면,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시장이 호황을 누릴 때 인건비와 원재료 인상이 이뤄졌다면, 현재보다 갈등이 적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업계 전반적인 어려움이 산적한 상황에 고정비가 확대되는 점은 중소업체일수록 더욱 힘든 상황을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질적인 믹서트럭 운송문제
업체 늘었는데 차량은 그대로
레미콘업계는 시멘트 공급 부족과 가격 인상 압력에 노출된 것은 물론 고질적인 운송 문제까지 겹친 상황에서 타개책 마련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공급이 줄어드니 레미콘 생산도 빠듯해지는 상황”이라며 “그나마 철근 대란이 시멘트 대란보다 앞서 오면서 일부 건설 현장이 중단돼 레미콘 수요가 조금이라도 줄어든 것이 레미콘 업계로서는 다행이라는 농담 섞인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비용 인상 압력도 부담이다.
이 관계자는 “레미콘의 주원료는 시멘트와 골재”라면서 “시멘트의 경우 가격 인상이 추진되는 과정이라 올해 안에는 인상이 이뤄질 것 같고, 골재 값은 수도권 기준으로 이미 올해 초 대비 10%가량 상승했다. 일부 지역은 모래 수급에도 문제를 겪고 있어 모래 가격까지 오를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레미콘의 수요자인 건설업체들이 레미콘 가격을 올려줄 지는 미지수다.
레미콘 업계가 가격 인상 압력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다른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레미콘마저 가격이 오르면 결국 아파트나 상가 분양가에도 반영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여기에 레미콘 운송사업자들의 파업 조짐까지 가세하면서 이중고에 신음하고 있다.
지입차주들은 레미콘 차량공급이 과잉상태라면서 증차를 거세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의 한 관계자는 “레미콘 트럭이 건설기계 중 운송단가가 가장 낮다”면서 “제반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덤프트럭이 60만원을 받는다면, 레미콘 트럭은 30만~35만원밖에 못 받을 정도로 처우가 열악하다”고 했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3기 신도시 인근에 레미콘 업체는 계속 늘어나는데 운송 물량은 그대로 멈춰있다”면서 “그래도 이번 정부 임기 내에는 증차를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어 한숨이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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