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1.09.30 10:09 수정일 : 2022.06.29 05:55 작성자 : 관리자 (c)
레미콘, 건설사 서로 한발씩 양보
레미콘價, 6만7700원 → 7만1000원 10월부터 내년 10월 말까지 13개월 적용 약속
이달부터 수도권 레미콘 가격이 7만원 시대에 진입한다. 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가 5차례 협상 끝에 도출한 결과물이다. 지난 4차 협상에서 레미콘 업계는 ▷신단가표 적용에 대한 부분은 양보 불가 ▷신단가표의 85% 적용 제안 ▷적용시기 9월 1일부를 주장했다. 건자회는 ▷신단가표의 규격별 인상폭에 대해 조정이 안되면 수용불가 ▷신단가표의 84% 제안(규격별 조정 조건하에서) ▷적용시기 12월 1일부 등을 주장했었다. 9월 건설성수기를 맞이해 레미콘 단가 협상 결렬시 건설현장 올스톱 될 수 있다는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양측 모두 상당한 피해를 가질 수 있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 건자회 관계자는 “대화를 통해 한 발짝씩 양보해서 다행히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시멘트와 골재 가격이 급증한 점이 인상안을 밀어붙이는데 크게 작용했다. 건설ㆍ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레미콘 가격은 10월부터 굵은골재(25㎜·24㎫·슬럼프 15㎝) 기준 ㎥당 7만1000원으로 올라간다. 현재 6만7700원에서 4.9% 인상된 금액이다. 협상이 타결되기까지 당초 수도권 레미콘 업계는 △7월 레미콘 업계가 자체 마련한 신단가표 적용 △신단가표 상에서의 가격 적용률 88%(가격 10% 인상 효과 발생) △9월부터 가격 인상안 적용 등을 요구했다. 그 외 모르타르 가격도 약 25% 인상을 요구해왔다. 레미콘 업계는 “레미콘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시멘트 가격이 5% 오르는 등 원가 상승폭이 워낙 높아 적정한 수준까지 가격 인상이 단행되지 않는다면 수도권 건설현장에 레미콘 정상 공급은 불가능하다”고 강수를 뒀다. 반면, 건설업계는 레미콘 가격 3% 인상안을 갖고 협상에 임했다. 레미콘 업계가 제시한 신규 단가표에 대해서는 전면 재검토, 인상된 가격도 10월부터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했다. 총 5차례 협상 테이블을 마주한 양측은 9월 건설현장 성수기를 앞두고 서로 한 발씩 양보했다. 대형 국책사업과 주택건설 현장이 몰린 수도권에서 자재 수급 불안이 심화될 경우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건설·레미콘 업계는 레미콘 가격 4.9% 인상에 합의하는 대신 인상된 가격은 다음달부터 내년 10월 말까지 13개월 적용하기로 협의했다. 신단가표 상에서도 180강도 레미콘 가격은 5% 인상하기로 했지만, 350강도 이상에서는 추가 인상을 단행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모르타르 가격은 시멘트 가격 인상분을 반영해 레미콘 업계가 제시한 가격 인상안을 수용했다. 협상은 타결됐지만, 양측 모두 못내 아쉽다는 표정이다. 레미콘업계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운반비에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협상은 양 측의 양보로 만들어졌다.
레미콘업계, 원자재값 인상에 수익성 악화 건설업계, 레미콘외 철근등 줄줄이 올라 부담
레미콘업계는 단가협상의 최초 제시가격으로 건설경기가 반등하는 점과 고정비 인상 등을 들어 최대 8%의 인상을 요구했다. 반면, 건설업계는 3% 내외의 인상을 추진했다. 단순 수치만 놓고 봤을 때 레미콘업계의 요구보다 건설업계의 협상안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 레미콘업계가 8% 인상안을 제출한 배경에는 원자재 가격 인상이 꼽힌다. 제품 원가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시멘트 가격은 7년 만에 5.1% 가량 인상됐다. 동시에 모래, 자갈, 석탄재의 일종인 플라이애시와 철 부산물인 슬래그파우더 등 기타 원·부자재도 평균 9% 이상 올랐다.
해당 자재들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에 달한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레미콘 외에 다른 자재들의 유통까지 신경써야 한다는 이유로 레미콘 단가의 급등을 반대했다. 건설업계 입장에선 철근이 건설현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데 레미콘 가격인상 수준이 올라가면 부담이 너무 커진다는 우려감이 팽배했다. 실제 레미콘과 철근은 전체 공사비용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철근의 가격은 수요 급증에 지난달 6일 기준 t당 122만원까지 증가한 바 있다. 전월 대비 17%나 증가한 셈이다. 레미콘업계는 4.9% 인상안에 합의했지만,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착공 소식이 이어져 레미콘업계에도 반등할 기회가 찾아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며 “최근 단가 협상으로 원자재 가격은 어느 정도 상쇄할 수단이 마련됐지만, 급증하는 운반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레미콘 믹서트럭 지입차주들의 운반비는 2년 연속 폭증했다. 운반비 인상은 지난 2019년 부산·울산 지역 지입차주들의 파업에서 시작됐다. 당시 지입차주들의 파업으로 건설현장에 수급이 중단되자 각 업체들은 운반비 인상에 합의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국으로 퍼졌고, 2년 연속 운반비 인상의 빌미를 제공했다. 기존 레미콘 시장 반등의 선행지표인 건축 인허가와 착공은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7만7354호로 지난해 동기 대비 2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착공한 주택은 31만937호로 전년 대비 11.8% 늘었다. 이러한 상황은 레미콘업계의 호황을 예고하고 있지만, 생산하는 만큼 늘어날 운반비가 더욱 오를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보다 경영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업계는 건설, 원자재, 운반 등 다양한 업종과 이해관계가 얽혀 주도권 없이 휘둘리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중소기업들의 비중이 큰 업종인 만큼 이러한 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줄폐업의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양측 "아쉬움 남지만, 수급 대란 피했다" 시장논리에 앞서 ‘상생’ 추구 의미 커
이번 인상결정을 두고 양업계는 아쉬움과 불만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건설업계는 자재 원가의 30% 상당을 차지하는 레미콘 가격의 인상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반면 레미콘 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고려하면 인상폭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입장이다. 중견 건설사 임원은 “작년 운송비가 12% 가까이 상승했을 때도 레미콘 가격 인상률은 2% 선에서 협의가 됐는데, 이번 인상폭이 전년의 3배에 달한다”며, “수도권처럼 물량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4.9% 인상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레미콘사 임원은 “최근 운송노조의 움직임을 보면 내년 초 상당한 수준의 운반비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4.9% 인상률로 내년 10월 말까지 영업이익을 내기가 상당히 빠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구처럼 갈등이 표출되지 않고 협상으로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대구지역의 경우 40여일간 건설현장이 올스톱됐는데 레미콘 운반비를 인상시키려는 레미콘 믹서트럭 운송거부에 따른 민주노총의 개입이 문제를 악화시켰다. 실제 민주노총측은 문재인 정부에 대놓고 민주노총의 세를 과시하면서 국토부 공정위 지자체 등 그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불법에 대해 말 한 마디 뻥긋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관급 건설현장 및 민수 건설현장의 공기연장에 따른 건설업체 및 하도급 협력업체들의 천문학적인 손실로 이어졌다. 지난 6월부터 한 달간 실시된 한국노총 레미콘운송노조 파업으로 대구의 1회당 레미콘 운송비는 기존 3만3천원에서 4만8천원으로 인상됐다. 시멘트 가격 역시 7월부터 t당 7만5000원에서 7만8800원으로 올랐다. 아울러 모래·자갈 등 원부자재들의 가격도 전년 대비 9%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구지역 건설업계는 레미콘 업계의 파업 조건인 9% 인상률에 동의하며 급한 불을 껐지만, 앞으로의 국면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대구레미콘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수용과 대구시의 중재로 올해 파업은 일단락됐으나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는 아니었다"라며 "레미콘 기사들의 복지향상과 원자재·유류 등의 가격 상승에 따라 벌써 내년도 4% 추가 인상안이 거론되고 있는만큼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측은 “수도권 레미콘 단가인상과 관련해 처음 협상이 시작될 때만 해도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컸지만 5차례 협상을 통해 어렵게 접점을 찾았다. 공급과 수요 업계가 시장 논리 속에서도 ‘상생’을 추구했기에 협상 타결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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