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재 품질검사, 정부 지정 품질기관이 한다
작성일 : 2022.07.04 10:39 수정일 : 2022.07.04 04:36
![]()
자체 품질관리 방식에서 전문기관 통한 품질검사제도 시행
점토덩어리 품질기준 산림골재, 선별·파쇄골재에도 적용추진
정부가 골재품질 관리에 칼을 빼 들었다.
앞으로는 골재업체가 자체적으로 품질관리를 하던 방식에서 전문기관 지정 후 관리하는 방식으로 품질관리가 강화된다.
또 산림·선별·파쇄골재의 점토덩어리 품질기준 적용 및 토분에 대한 품질기준 적용 여부도 검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품질관리 방법 및 절차, 품질관리 전문기관의 지정요건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골재채취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지난달 8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골재수급 및 품질개선방안(′21.6)’의 품질검사제도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골재채취법’이 지난해 12월 7일 개정됨에 따라 개정법률의 시행(′22.6.8)을 위한 후속 입법 조치다.
그동안 골재품질관리는 업체가 검사하고 제출한 시험성적서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쳐 불량골재 유통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번 시행규칙 개정으로 매년 품질확인을 위해 그간 업체 자체적으로 시료를 채취해 시험성적서를 제출하던 방식에서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품질관리전문기관이 현장을 방문해 채취한 시료를 통해 품질검사하는 방식으로 개선된다.
골재 품질검사는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정기검사 외에도 골재로 인한 사고예방이나 국민안전을 위해 필요한 경우 수시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품질검사 결과는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매년 말까지 국토부 홈페이지에 공표하며,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검사를 받지 않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 경우에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품질관리 전문기관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시험실·사무실, 기구 및 장비, 기술인력 등 시행규칙에서 정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
한편, 국토부에서는 이외에도 골재의 품질기준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 하천, 바다 등 자연골재에만 적용되던 점토덩어리 품질기준을 산림골재, 선별·파쇄골재에도 적용하도록 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골재채취법 시행령’ 개정도 추진 중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 아직 토분(골재 주변에 붙어있는 미세한 입자)에 대한 품질기준은 잡지 못해 추후 연구용역 등이 요구된다는 주장도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국토부는 “콘크리트 강도에 영향을 미치는 토분의 품질기준 및 시험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용역도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우정훈 국토부 건설산업과장은 “품질검사제도 도입을 통해 골재의 품질이 개선돼 건설공사의 안전 및 품질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늘어나는 파쇄골재 토분기준 없어 기준마련 시급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로 불량골재 문제 도마에 올라
현재 골재업계는 광주 화정 아파트·양주 채석장 등 붕괴사고가 건설기초자재 품질문제로 불거지며 골재 품질기준 마련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광주 화정 아파트 붕괴사고의 경우 콘크리트 강도저하 등 품질관리 불량이 지적된 바 있다.
콘크리트 배합에 약 70%가 쓰이는 골재에 대한 품질이 당연히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환경훼손 이유로 천연골재 수급이 어려워짐에 따라 불량골재들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골재 품질 이슈는 또 최근 양주 채석장 붕괴사고까지 이어진다.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가 건설현장에 납품하는 레미콘 생산공장 품질관리 실태점검을 실시한 결과, 무려 90%가 부적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레미콘 배합에 사용되는 골재 품질이 시방기준에 부적합해 공급 중지 명령까지 벌어진 업체들도 발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삼표산업같은 대형업체에 수요가 몰려 작업량이 초과한 것이 사고발생 원인에도 한 몫 했다는 중론이다.
실제로 대형 레미콘업체에서 골재사업 업무를 담당했던 관계자는 “골재 업체 대부분이 영세한데 품질 좋은 자재를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며 “그렇다 보니 자체적으로 품질관리에 좀 더 신경쓰는 대형 골재업체를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골재 품질관리를 위한 전문기관의 필요성 및 KS인증 기준을 강화하는 등 안전관리 매뉴얼을 도입하는 것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환경 문제로 바다골재 및 수중(하천)골재 등 천연골재 채취가 제한됨에 따라 국토부는 골재수급안정화 정책 일환으로 파쇄골재 생산 확대 방안을 내놓았지만 양(量)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다 보니 질(質)적 문제가 항상 도마에 오르곤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교흥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조사한 연도별 골재채취실적에 따르면 하천·바다·산림·육상·선별파쇄골재 중 선별파쇄골재는 2016년 46.7%를 차지하며 2020년엔 51.6%까지 그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다.
다만 파쇄골재는 공사 현장 등 암석과 토사로 생산되는 특성상 토분(흙, 이물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토분이 과다 함유된 골재는 강도나 수명을 저하시키고 크게는 균열까지 유발시킬 위험이 산재한다.
품질기준이 없다보니 불량골재를 양산할 우려가 있기에 골재 토분 시험에 대한 제도화 및 골재 품질관리 강화 필요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천구 청주대 교수는 “이전까지 골재 품질문제는 크게 논하지 않아도 됐지만 골재원 부족으로 산림, 바다, 육상, 하천 등 허가받은 골재량에 비해 선별파쇄골재, 순환골재, 슬래그 골재 등 신고에 의해 공급되는 부수적 골재가 45% 이상 차지하는 현실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골재 연구기관 등에서 능동적으로 품질관리와 품질향상 대책에 대해 노력을 경주해야 할 시점이다”고 전했다.
비용부담에 일부업체 토분 세척없이 그대로 유통
국토부, “올해안에 꼭 토분품질기준 연구용역 할 것”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교흥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토부 국감에서 노형욱 장관에게 수 년 간 파쇄골재 비중이 높아졌음에도 이에 대한 시험기준이 없다는 것에 대한 무관심을 지적한 바 있다.
골재채취법 시행령에 따라 하천, 바다 및 육상골재는 점토덩어리 1.0% 이하, 자갈은 0.25% 이하로 규정돼있지만 산림과 선별·파쇄골재는 어떠한 기준도 있지 않다는 것이다.
광주 화정 아파트 붕괴사고에서 보듯 건축물이나 구조물 안전에서 가장 중요한 콘크리트 강도는 주재료인 골재 품질에 의해 결정된다.
다만 골재 구성 요소 중 토분에 대한 시험이 없다 보니 일부 업체는 비용 부담이나 관리상 어려움을 이유로 토분을 세척하지 않고 그대로 유통시키는게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이 청주대에 용역을 주고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토분이 많은 골재를 사용할 경우 콘크리트의 유동성, 강도, 내구성 등 안전 성능에 악영향을 주고, 이는 즉 콘크리트 압축강도를 최대 37%까지 저하시킨다.
참고로 토분이 ‘없는’ 모래와 자갈을 사용한 콘크리트와 대비할 때, 토분이 ‘없는 자갈’과 토분이 ‘있는 모래’는 약 25% 품질 저하, 토분이 ‘있는 자갈’과 토분이 ‘있는 모래’는 약 37% 품질 저하 결과가 도출됐다.
2021년 국감 당시 김교흥 의원은 “광주 건축물 붕괴사고(당시 학동 해체공사 붕괴) 등 건축물 안전에 대한 경각이 필요한 시점에서 좋은 품질의 원료를 써야 좋은 품질의 콘크리트가 제조된다”며 “앞으로도 파쇄골재 비율이 더 높아질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한 기준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국토부측은 “그동안 골재를 바다, 하천 등에서 채취하다가 환경문제로 힘들어짐에 따라 파쇄골재 공급이 많아진 것에 대해 알고 있다”며 “파쇄골재에 대한 품질기준 마련 등 전체적으로 자재 품질에 대한 기준 보완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답변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3월 ‘레미콘 품질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적합한 콘크리트용 골재 채취·판매를 위해 산림, 선별파쇄 골재 점토덩어리 기준을 추가하는 등 골재 품질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기존 골재사업자의 자체시험이 인정된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공인시험기관이 연 1회 이상 직접 품질검사를 실시토록 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및 한국골재산업연구원 등 품질관리전문기관이 지정되면 곧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국토부는 파쇄골재 토분관련 품질기준 마련에 대해 올해 안에 연구용역을 수행할 예정이나 예산배정 문제부터 입찰경쟁, 수의계약 등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토분에 대한 품질시험방법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토분 품질기준 마련에 대한 추진 의사는 확실히 있기에 올해 안엔 꼭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금주의 핫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