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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계업계, 하반기도 중국에 실적 발목 잡힐 듯

작성일 : 2022.10.04 01:26

 

현대건설기계, 3분기 영업익 전년비 10% 감소 전망
中 내수 시장 회복 아직, "중동 동남아 등 신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야"

건설기계업계가 하반기에도 중국 매출 부진으로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부터 중국 시장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이익이 주는 것을 막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3분기 현대건설기계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773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10% 줄어든 387억원으로 추정된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수요 침체가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해 현대건설기계 매출의 21%,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매출의 29%를 차지했다.
올해도 중국 건설기계 시장은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 
중국 건설기계공업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굴착기 중국 내수 판매량은 9만112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9% 급감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고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도시 봉쇄가 이어지면서 굴착기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하반기부터 굴착기 수요가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이는 중국에서 수출하는 경우를 말한다. 중타이증권은 3분기부터 굴착기 판매량 증가세가 뚜렷하고 건설기계 수요가 지속적으로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건설기계 생산공장의 해외 진출 확대에 따라 중국 브랜드의 해외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수출 호조를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다.
업계에서도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부진 등으로 인해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기계 3사인 현대제뉴인, 현대건설기계,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최고경영자(CEO) 4인은 지난달 초 공동 담화문을 발표했다.

건설기계 3사 "비상계획 가동해 선제적 위기 대응"
담화문 발표 비상경영 선포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기계 3사 경영진은 지난 9월 1일 공동담화문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비상경영’을 주문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 시장 침체 등으로 높아진 최근의 경영 불확실성에 민첩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들 CEO는 담화문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발언으로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단기와 장기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우리에게는 ‘골든아워’가 얼마 남지 않은 느낌”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3사 최고 경영진이 담화문을 발표하게 된 것은 이 같은 긴박함 때문”이라며 “비상경영 실시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들 CEO는 담화문에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가동 등 위기 극복을 위한 세부 실행방안을 제시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세계 최대 건설기계 시장인 중국에서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음을 거론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조직 효율화와 수출용 제품의 중국 생산 확대, 장기적으로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한 체력 강화를 주문했다. 
실제 지난 2년간 연평균 28만대의 건설기계가 판매됐던 중국 시장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9만대에 그치는 등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담화문에는 현금 확보 우선 전략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이들 CEO는 “최대 수익을 창출해 현금을 우선으로 확보하는 선제 노력이 필요하다”며 “과도한 비용 지출을 억제하고 채권과 재고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회사가 비용 절감에만 매몰돼 미래 기술투자를 줄이거나 인력 채용을 등한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또한 이들 3사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공동 구성해 공급선 다변화, 자체 부품 조달 능력 강화 등을 추진하고 현대건설기계와 현대두산인프라코어 간 교차판매 등을 통해 전체 판매 확대를 이끌어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신속한 의사결정체계 구축을 위해 불필요한 회의와 보고문화를 지양하고 상향식 의사소통 채널을 추진하는 ‘뉴 조직문화’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 3사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단기와 장기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우리에게는 ‘골든아워’가 얼마 남지 않은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긴박함 때문에 비상경영 실시가 불가피하다”며 “최대 수익을 창출해 현금을 우선 확보하는 선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경제계 오피니언이나 전문가들은 건설기계 업종이 수출 위주 산업이고 경기와 업황 변동에 민감한 만큼 수익성 방어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선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현대건설기계의 주력 제품인 중대형 굴삭기의 수익성은 글로벌 건설 경기에 중요한 영향을 받는 구조”라며 “중국 시장의 위축 및 부품 공급 차질로 올 1분기 수익성은 약화된 모습으로 지속적인 원재료 가격 상승이 수익성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주력 시장에서의 판가 인상 등을 통해 비교적 양호한 수익성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경기부양책에 기대감 “수혜엔 시간 걸릴 것"
실적개선 위해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신시장 공략 고삐

한편 최근 중국의 경기부양책 발표로 국내 건설 관련업계가 수혜를 보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일면서 건설기계업계가 이런 분위기에 편승할 수 있을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고속철도와 수로, 에너지 분야에 6조8000억위안(약 1324조원)을 투입하는 내용을 포함한 경기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부양책에는 정책, 금융 지원 확대 및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19개 항목의 경제안정 대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앞서 주요 도시의 봉쇄 조치로 악화한 경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5월 33개 패키지 정책을 발표했는데, 하반기 들어서도 경기둔화 흐름이 나타나자 추가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는 경제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만,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건설기계 판매 증가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2018년 이후 약 96만대 이상의 굴삭기가 판매됐지만 일감이 충분하지 않아 장비들의 월평균 가동시간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이유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신규수요 증가는 기존 장비들의 가동률이 충분히 상승해야만 가능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장비 신규구입보다는 기존 장비들의 활용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상반기에 판매가 집중되는 중국 건설기계 업종의 계절성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중국의 굴삭기 판매는 상반기와 하반기 판매량 비중이 약 6대4로, 상반기 비중이 월등히 높다. 이는 할부구매가 많아 땅이 얼어 일감이 감소하는 동절기를 앞두고 구매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결국 이번 부양책이 건설기계 판매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하더라도 그 효과는 2023년 춘절 이후에나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에따라 건설기계업계는 신흥시장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강화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중국 봉쇄 장기화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인프라 투자가 활발한 동남아, 아프리카, 중동 등 신흥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겠다는 것.
매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시장이 코로나19 봉쇄 조치 영향으로 침체한 상황에서 신흥시장 공략으로 위기를 넘겠다는 각오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2분기 중국 건설기계 매출은 150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3122억원 대비 절반으로 축소된 가운데 한국 및 신흥시장의 2분기 매출은 503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7.9% 증가하며 성과를 냈다. 원자재 가격상승과 정부 주도의 경기 부양 정책에 힘입은 결과다. 
북미와 유럽시장은 일시적 물류 차질로 인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해 2862억원을 기록했다. 한국 및 신흥시장에서의 건기 매출 비중은 2020년 31.4%에서 2021년 42.9%, 올 상반기 50.6% 등으로 확대 추세다. 
동남아, 중동과 라틴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수주 물량을 확보하면서 중국 공장 활용을 통해 신흥시장 수요에 대처한 결과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신흥시장에서 대규모 수주 계약을 확보했고 판가 인상과 대형기종 판매 확대 등으로 수익성 향상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선진시장은 불도저 등 시장 특성에 맞는 신제품 출시와 대형기종 판매 확대, 추가 가격 인상 등을 통해 견고한 수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