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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째 발묶인 레미콘 믹서트럭, 족쇄 풀리나

국토부, 건설기계수급제한 손본다

작성일 : 2023.03.02 09:31 수정일 : 2023.03.03 11:11

2009년 이후 믹서트럭 공급 제한 한번도 풀린적 없어 
“새정부 반노조 기조에 레미콘 수급제한 해제 기대감”

“지난 14년간 레미콘 물량이 얼마나 늘었는데 신규등록을 한번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역대 정권 모두 취임할때마다 시장경제 원칙대로 수급제한 푼다고 했다가 매번 운송노조 눈치만 보다 우물쭈물 덮어놨던 게 이렇게 된거죠”

레미콘업계가 건설기계 수급조절로 인해 지난 14년간 막혀왔던 ‘믹서트럭’ 증차가 이번에는 이뤄질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7월 향후 2년간의 건설기계 공급량을 결정할 ‘건설기계 수급조절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어서다.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2년마다 증차 논의를 해 왔지만 지금까지 단 한번도 신규등록을 허용하지 않았다.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건설기계 수급조절 연구 용역 입찰공고를 냈다. 
건설기계수급조절위원회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수급 계획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열린 위원회에서는 건설기계 공급과잉 방지 위해 올해 7월까지 건설기계 4종의 신규등록을 제한했다. 
특히 믹서트럭의 경우 지난 2009년 건설기계 수급조절 제도를 시행한 이후 증차를 허용하지 않았다.
건설기계 수급조절 제도는 무분별한 난립에 따른 과잉공급을 해소하기 위해 레미콘을 운반하는 믹서트럭 등의 총 대수를 정해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레미콘 현장에서는 유일한 운반수단인 믹서트럭의 부족으로 인해 공급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실제로 현재 등록된 믹서트럭 수는 2만6000대 수준으로 전국 건설현장에서 필요하다고 추산한 2만9000여대보다 3000대 가량 부족한 수준이다. 
더욱이 운반비는 레미콘 가격에 비해 크게 올랐다.
지난해 1회 레미콘 운반비는 6만3700원으로 지난 2017년(4만2000원)과 비교하면 51.6% 올랐다. 
같은 기간 레미콘 단가(㎥)가 6만4200원에서 8만300원으로 25% 오른 것과 대조된다. 
법적으로 증차를 막아 두다보니 운반비 협상 과정 등에서 운송 기사들이 원하는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푸념이다.
시멘트값 상승과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영업 차질에 더해 독점적이고 우월적인 운송사업자들과의 운송비 협상이 부담인 셈이다. 
지난해에도 레미콘사들과 운송사업자들은 2년에 걸쳐 운송비를 24.5% 인상키로 합의했다.

건설기계 수급제한은 전례를 봤을 때 오는 5월부터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레미콘 운송사업자 측은 믹서트럭이 이미 과잉공급 상태라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차량 할부금액과 보험료, 감가상각을 제하면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금액이 적다는 것이다. 
반면 레미콘사들은 운송사업자들이 수급조절제도로 보호를 받으면서 정년도 없고, 타 운송업종 대비 소득도 높다고 맞서고 있다.
레미콘 업계에서는 그동안은 증차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새 정부의 기조를 봤을 때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기계 수급조절 고시가 오는 7월 만료되기 때문에 5월부터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윤석열 정권이 반(反)노조 기조를 앞세우고 있기 때문에 수급 제한을 풀어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년간 레미콘공장은 20% 이상 늘었는데
믹서트럭 2% 증가에 그쳐 수급 불균형 심화

건설기계 수급조절 제도는 영세한 건설기계 대여사업자 보호 및 대여시장 안정화를 위해 2009년 8월 도입됐다. 
국토부는 건설기계수급조절위원회를 통해 2년마다 전국 건설현장의 장비 수급량을 결정한다. 
대상은 레미콘 믹서트럭, 덤프트럭, 펌프가 등 기존 3종류에다, 지난해 일부 소형 타워크레인이 포함됐다. 
일종의 면허 허가제인 셈이다.
문제는 해당 건설기계에 대한 시장의 수요 확대에 비해 공급이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특히, 레미콘 믹서트럭의 수급 불균형이 심하다. 실제 제도 시행 이후 2019년까지 지난 10년간 레미콘 공장은 21.3% 늘어난 데에 반해, 믹서트럭은 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공장당 평균 계약 차량은 2009년 23.5대에서 2019년 19.8대로 줄었다. 믹서트럭의 수요는 확대됐지만, 공급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수급조절위원회를 앞두고 레미콘업계에선 레미콘 믹서트럭을 수급 조절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국토부는 2023년까지 연장을 의결했다.
수급조절에 묶인 전국의 믹서트럭은 약 2만6000여대. 이들은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200만명에 이르는 건설노동자를 결집하기보다, 소수의 차주를 가입시키면 건설현장을 손쉽게 장악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상대적으로 차량 수가 적은 지방은 집중 타깃이 됐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1850대 차주는 최근 3년 사이 전원 민주노총에 가입했고, 민주노총은 레미콘 공급을 무기로 건설현장을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2019년 1회당 4만원이었던 레미콘 운반비는 현재 6만7000원으로 67.5%나 인상됐다. 
노조의 불법행위로 공사를 중단한 사례는 부지기수다.
이러한 부작용을 없애려면 결국 수급조절 제도를 폐기해 면허 허가제를 등록제로 전환하든지, 최소한 시장의 수요에 맞게 공급을 풀어야 한다는 게 레미콘을 비롯한 건설관련 업계의 주장이다.
실제 레미콘업계처럼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닌 건설업계도 레미콘 믹서트럭의 증차를 요구하고 있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레미콘이 노조에 볼모로 잡힌 이후 정상적인 공정 진행이 불가능하다”며, “노조의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 시장 수요에 맞춘 증차로 자연스럽게 균형점을 맞춰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레미콘연합회 배조웅 회장은 “레미콘업계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십년넘게 수급제한에 발목잡혀 공사 성수기에 적기 납품을 못하는 것은 물론, 결국 이 수급조절제가 운송노조의 좋은 먹이감이 되어 레미콘 운반비 인상의 지렛대로 악용되고 있다”면서 “그동안 국회와 정부 등에 레미콘 믹서트럭 수급제한 완화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우리 입장을 전달해 온 바, 중기중앙회를 수급조절위원회에 참여시키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배조웅 회장은 또 “최근에는 국토부가 화물차 번호판 총량제에 대한 대대적 수술을 예고하는 등 건설노조들의 불법행위 근절 의지가 강력한 만큼 올해 레미콘 수급조절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 레미콘업계의 고충을 이미 잘 알고 있는 건설업계와 함께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건설기계 수급제한 폐기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14년째 묶인 2.2만대 레미콘트럭
셧다운에 이은 운반비 인상의 원인 

사실 지난해 전국 건설현장엔 유난히 ‘셧다운’(공사중단)이 많았다. 
봄에는 철근콘크리트연합회가 납품단가를 올려주지 않는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셧다운에 나섰고, 여름에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운송이 멈췄다. 
곧이어 레미콘믹서트럭운송노조가 운반비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고 가을에는 레미콘업체들이 시멘트값 추가 인상에 반발해 조업 중단에 나섰다. 
겨울엔 화물연대의 2차 파업으로 건설공사가 또 곳곳에서 중단됐다.
올해는 또다른 ‘셧다운’ 위기가 하나 예고돼 있다. 
7월로 예정된 건설기계 수급조절 문제다.
정부는 영세한 건설기계 사업자들이 과잉공급으로 생계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신규등록을 일정 기간 제한하는 수급조절 제도를 2009년부터 이어오고 있는데 2년 단위로 건설기계수급조절위원회를 열어 신규등록을 제한할 건설기계를 정한다. 
현재 덤프트럭, 레미콘믹서트럭, 콘크리트펌프, 소형타워크레인에 적용 중인 이 제도로 인해 레미콘믹서트럭은 덤프트럭과 함께 2009년 이후 14년째 신규등록이 금지된 상태다.
레미콘믹서트럭은 2만6000여대가 운행 중이다. 
이중 신규등록이 금지된 영업용이 2만2600여대로 86%를 차지한다. 
나머지 3600여대는 레미콘회사들이 자체 운영한다.
14년째 신규등록이 금지되면서 레미콘업체와 레미콘믹서트럭 기사들은 수급조절위원회가 열리는 2년마다 부딪힌다. 
레미콘제조사들은 공급이 부족하다고, 기사들은 지금도 넘친다고 주장한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주장이니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하지만 현장에선 석연치 않은 현상들이 보여지고 있다.
지난해 레미콘업계와 레미콘운송노조는 운송비 협상을 벌여 2년간 1만3700원 인상에 합의했다. 2년간 인상률은 24.5%다. 노조측 요구가 회당 1만5000원, 업계가 제시한 금액이 3000~400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운송노조의 완승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운송료가 동결됐다 한꺼번에 오른 것도 아니었다. 
레미콘 운송료는 2020년에 9.6%, 2021년에 8.7% 올랐다.
파업 며칠만에 레미콘업계를 완패시킨 운송노조의 힘은 대체불능에서 나온다. 

레미콘은 주문이 들어오면 곧바로 생산해 90분 내로 배송해야 한다. 재고를 쌓아둘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2만2600대가 운행을 멈추면 답이 없다. 
레미콘운송노조의 힘은 이제 최종 소비자인 건설사들까지 무릎 꿇리고 있다.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선 레미콘운송노조가 공급중단을 무기로 건설사들을 직접 압박해 추가 운송비를 받아내기도 했다.
14년의 면허 동결로 운동장만 기울어진게 아니다. 신규등록이 제한돼 있으니 차량은 노후화, 운전자는 고령화되고 있다. 
정년없는 월수입 500~600만원(비용을 빼면 순수입은 이보다 적다) 직업이란 입소문에 기존 면허는 수천만원의 권리금에 거래된다. 그것도 기존 운전자의 지인이나 친인척이 이어받는 경우가 많다. 
영세사업자를 보호하겠다는 제도가 협상의 무기, 거래의 대상이 된 셈이다.
정부는 수급조절 시기가 되면 공급과잉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한다. 올해도 진행 중이다. 
과거엔 공청회도 열었지만 언제부턴가 용역결과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다. 15명으로 구성된 수급조절위원회 내의 힘의 균형도 맞지 않는다. 노조측 의견을 반영하는 위원의 수가 제조사측 위원보다 많다. 
지역별로 공급과잉 여부가 다를 수 있는데 전국적으로 판단하는 것도 짚어봐야 한다. 건설공사가 별로 없는 지방에선 공급과잉일 수 있지만 신도시 건설이 진행 중인 수도권에선 공급부족일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기계 수급조절은 국토교통부 담당이다. 
국토부의 사령탑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취임 후 늘 현장에 있었다. 멋지게 폼 잡는 현장도 있었지만 멱살을 잡힐 수도 있는 자리, 허리를 90도 숙여야 하는 자리에도 늘 나타났다. 문제를 푸는 방식은 보류나 우회가 아니었다. 대부분 정면돌파였다. 
심야택시 승차난이 그랬고, 화물연대 파업이 그랬고, 건설현장의 불법행위도 마찬가지였다.
건설기계 수급조절도 건드리면 시끄러워질 수 있는 사안이다. 
‘건설경기도 좋지 않으니 2년 후 다시 보자’고 묶어두는게 가장 쉬운 해결책이다. 하지만 결론은 전과 같을지라도 과정은 전과 다르길 기대한다. 
현장의 문제를 세밀히 파헤치고, 근본적 개선방안을 찾아 보고, 결과는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법과 원칙’은 검찰 등 법조계 인사들이 포진한 윤석열 정부의 핵심 가치다. 
집권 초기 외교 등에서 논란이 일었지만 가장 잘할 수 있는 현안에서 국민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셈이다. 
반대로 문재인 정부 5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민노총으로선 정권이 바뀌었음을 뼈저리게 느낀 계기가 아니었을까.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는 매번 되풀이되는 불법파업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노조 대상의 행정처분 및 처벌, 손해배상도 엄정히 집행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운송노조_“믹서트럭 부족하지 않아”
레미콘업계_“부족하고 운송단가 높아” 

일단 국토교통부는 오는 7월 레미콘 믹서트럭 수급 조절 결정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나갈 모양새다.
먼저 지난 2월 9일 믹서트럭 덤프트럭, 콘크리트펌프, 소형타워크레인 차주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차주들은 믹서트럭이 부족하지 않으며 신규등록 금지가 풀리면 생계에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레미콘 회사들은 원자잿값 상승과 건설 경기 침체로 업황이 안좋은데 수급조절로 운송비 부담도 높다고 반박하고 있다.
국토부의 수급제한에도 레미콘 회사들이 믹서트럭을 추가 구매하는 것을 막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 레미콘 회사들은 믹서트럭 차주들과 특수고용노동 계약을 맺고 레미콘 운송을 맡긴다. 자체 트럭으로 대체하기엔 레미콘 회사들도 대부분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레미콘 믹서트럭 신규등록 금지가 계속되면서 믹서트럭 운송사업자들의 협상력이 높아졌다. 이들은 매년 평균 2차례 집단행동을 하며 운임료 인상, 하루 8시간 근무 등을 얻어 내왔다. 또 믹서트럭 운송사업에 진출하려면 기존 차주에게서 번호판을 사야 한다. 이달 기준 번호판은 3000여만원에 거래된다. 해당 판매금은 사실상 레미콘 회사에 종속됐지만 특수고용노동 관계인 믹서트럭 차주의 퇴직금이 된다.
믹서트럭 차주들은 운송 횟수에 따라 레미콘 회사에서 운송료를 받는다. 수도권은 회당 6만3000원, 비수도권은 5만6000원 수준이다.
믹서트럭 차주들은 가뜩이나 건설 경기 침체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증차를 반대하고 있다. 차주들은 한달 평균 100회전 이상 운행해야 기본 생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지난해 한달 평균 운행 횟수는 90여회였다고 밝혔다. 
또 믹서트럭은 대형차량이라 타이어 등 부품비, 유지비가 높고 자차보험 가입이 불가능해 사고가 나면 본인 부담도 크다고 강조했다. 
노조 관계자는 “겨울철에는 운행 횟수가 50여회로 떨어지기도 한다”며 “도저히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레미콘 회사가 차주들을 직접 고용한다면 수급제한 완화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레미콘 회사 측은 수급제한 완화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한국레미콘공업협회는 믹서트럭 등록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서를 조만간 국토부에 제출할 방침이다.
이들은 레미콘 공장을 100% 가동하지 않았는데도 믹서트럭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레미콘업계, 믹서트럭 늘려 운반비 낮춰야
차주들 집단행동 중소레미콘업체에 치명타 

레미콘연합회 및 레미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레미콘 출하량을 토대로 자체 계산한 결과 필요한 믹서트럭이 3만727대다. 지난해 전국에 등록된 믹서트럭은 2만6147대, 이중 1070대는 휴무인 트럭으로 추정해 결과적으로 5650대가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레미콘 차주들 측은 2015~2017년 건설경기가 활발해 레미콘 출하량이 가장 많았던 기간에 믹서트럭은 2만3785~2만6492대로 적거나 비슷했는데 레미콘 운송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한다. 이같은 주장에 레미콘 회사 측은 “당시 적지 않은 현장에서 공사가 지연됐고 건설사들이 문제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레미콘업계는 믹서트럭을 늘려서 운반비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레미콘 운반비는 1회당 2009년 3만313원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6만3049원으로 108% 올랐다. 같은 기간 레미콘 1㎥당 가격은 5만6200원에서 8만300원으로 42.88% 올랐다. 
레미콘 회사 관계자는 “14년째 수급 조절로 운반단가만 오르고 적기 공급 차질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레미콘 회사들은 또 차주들 집단행동에 중소업체들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레미콘 업체 954개 중 평균 한 해 평균 매출액이 120억원 이하인 소기업 496개, 소상공인 227개로 전체의 75.8%를 차지했다. 2020년에 부산, 이듬해는 경기도 양주에서 민주노총 소속 믹서트럭 차주들의 집단행동으로 경영난을 겪은 레미콘 업체들이 폐업한 일이 있었다. 건설현장도 다르지 않다. ‘건설노조 때문에 못 해먹겠다’는 하소연이 수년 전부터 쏟아졌지만 정부가 귀를 닫으면서 건설업계는 무방비로 당해왔다. 그 사이 건설현장 근로자는 물론 현장을 흔들 힘을 가진 타워크레인, 콘크리트믹서트럭, 콘크리트펌프카 등 건설기계 운전기사들도 노조에 가세했다. 레미콘 믹서트럭을 포함한 건설기계 운송차주들은 화물기사처럼 법적으로 근로자가 아닌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이다. 노조 가입도, 결성도 불법이다. 
하지만 레미콘 운송차주들만 해도 전국 조직을 갖추고 노조를 자처하며 건설현장 레미콘 공급을 좌지우지해왔다. 
파업 시 건설현장 영향도 화물연대 소속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치명적이다. 
공교롭게도 레미콘 운송차주들의 시위와 파업은 2년 간격으로 6∼7월에 기승을 떨친다. 영업용 기계의 등록 제한 여부를 결정하는 건설기계수급조절위원회의 회의가 격년 단위로 7월에 열리기 때문이다. 그들이 부르짖는 단골 구호는 ‘건설기계 수급조절제 연장과 조절대상 기계 확대’다. 안전운임제와 별 차이가 없다.
건설기계 수급조절제가 시장의 건설기계 수급상황에 대한 객관적 조사연구와 공정한 심의에 의한 결정이라면 토를 달 수 없다. 하지만 화물연대의 안전운임제 영구화 및 적용대상 확대 주장과 다를 바 없는 떼법의 또다른 산물이란 게 레미콘을 비롯한 건설관련업계의 지적이다. 실제 수급조절위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의뢰하는 외부 조사연구용역 담당자들 중에는 노조 협박 탓에 다시는 용역을 맡지 않겠다고 호소한 사례도 있었다. 
수급조절위원회 구성도 공정하지 않다. 찬성 측에선 건설기계 임대업단체, 양대 노조 등의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반면 반대 측 위원은 건설기계 제조업 단체 1명이 전부다. 수급조절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레미콘업계는 참관도 못하는 실정이다.
이제 건설기계 수급조절위원회 회의는 올해 7월 다시 열린다. 건설기계 노조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5월 춘투부터 7월 위원회 개최 때까지 시위하고, 파업도 불사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로선 불과 6개월여 만에 다시 노조와 일전을 벌여야 할지 모른다. 화물연대에 맞선 것처럼 건설기계수급조절제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하고 결정해달라는 게 레미콘업계의 간절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