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공급 뚝... 시멘트 부족 현실화
작성일 : 2023.04.0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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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친환경 설비공사로
국내 7사 모두 ‘출하제한’
건설사와 레미콘 업계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성수기인 3월 이후 시멘트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멘트 업계의 친환경 설비 투자 확대로 시멘트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게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장에선 건설사와 레미콘 업체들이 공사용 시멘트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와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시멘트 공장 개조 작업이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생긴 일이다.
본격적인 성수기인 4월부터는 시멘트 공급 부족 사태가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연안의 동해공장과 내륙의 영월공장에서 시멘트를 생산하는 쌍용C&E는 3월 들어 생산량보다 주문량이 많아 ‘제한 출하’를 시작했다.
이로써 국내 시멘트 7개사가 모두 제한 출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단양에 공장을 둔 한일시멘트와 성신양회, 충북 제천에 공장을 둔 아세아시멘트 등 내륙 시멘트업체들은 지난 2월말부터 시멘트 출하를 제한하고 있다.
이는 예상보다 시멘트 수요가 많은데도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누적 시멘트 출하량은 700만t에 달했다.
전년 대비 15% 이상 늘어난 것으로 2000년 이후 같은 기간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화물연대 운송거부 여파로 인한 이월물량과 함께 건설현장에서 조기 착공 기조로 올해 초부터 가수요가 늘면서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10.8%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광주 화정아파트 붕괴 사태 이후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 품질관리 기준이 강화되면서 레미콘에 투입되는 시멘트 단위 수요량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시멘트사들은 내년부터 대기관리권역 오염물질 배출총량제를 적용받아 질소산화물(NOx) 배출량 기준농도를 135ppm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현재는 150~160ppm으로 과징금 대상이다. 기준농도를 맞추기 위해 주로 비수기인 겨울에 친환경 설비투자를 집중해왔다.
주문 물량이 예년보다 늘어난 것도 시멘트 재고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수요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중단된 공사현장이 속도전에 돌입해서다.
공사기한이 늘어날수록 손실이 커지는 건설공사 특성상 지난해 파업으로 늦어진 공기를 단축시켜야 하는 형편이다.
게다가 올해 겨울이 예년보다 따뜻해 겨울 공사 일수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킬른보수 파업 등 공정지연 물량 겹쳐
비수기 1~2월 출하량 '폭증'
반면 생산량은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시멘트 업계가 1년 이내로 가동하는 시멘트 생산라인(킬른)의 부하를 해소하기 위한 동절기 정기 대보수 외에도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필요한 환경투자(설비 개조)를 병행하면서 생산 부족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1~2월 시멘트 업계 전체 34개 킬른 중 탄소중립을 위한 설비 개조와 정기보수로 가동이 중단된 킬른은 총 15기로, 전년 동기 대비 4~5기가량 증가했다. 시멘트 대체제로 사용되는 슬래그와 플라이애시 공급량이 부족한 것도 시멘트 공급 부족을 심화시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멘트 재고가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각 시멘트사들은 건설 성수기와 킬른 대보수에 대비해 3월까지 생산량을 끌어올려 재고를 150만t까지 비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폭증한 수요로 인해 현재 재고량은 사장 재고분(Dead Stock)을 제외하면 60만t으로 평년(120만t) 대비 반토막났다.
이에 국내 1위 시멘트 제조사인 쌍용C&E는 당초 지난 2월말부터 진행 예정이던 국내 최대 규모 킬른(동해공장 1호) 정기 대보수를 하반기로 미루고 가동을 이어가고 있다.
쌍용C&E 관계자는 “통상 대보수는 킬른 1기당 30~40일이 소요되는 만큼 생산 차질을 우려해 최소한의 보수만 진행했다”며 “수출물량 일부를 내수로 전환하는 등 안정적인 공급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설비보수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1개월 걸리는 연간 정기보수와 달리 친환경 개조공사는 3개월에서 7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 시멘트업계는 아직 설비보수를 진행하지 않은 소성로의 개조공사를 분산한다는 계획이지만 가을 성수기를 앞두고 재고를 쌓을 여유가 없다는 한계가 있다.
통상 시멘트사는 겨울철 재고를 쌓아뒀다가 수요가 많은 3월부터 6월, 9월부터 11월 생산량에 재고량을 더해 공급을 조절해왔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성수기엔 출하량엔 재고량을 더해 시멘트를 공급해 왔는데 설비보수에 수요까지 늘면서 재고를 쌓을 여력이 없었다”며 “재고 부족으로 성수기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적정 재고량 절반도 못채우고
건설 성수기 맞아... 대책 절실
이처럼 시멘트 수요는 폭증하는데 당장 시멘트 비축분과 재고량이 바닥나면서 성수기 공사현장에는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4월 공장 대보수를 앞두고 재고량 비축에 들어갔던 시멘트사들은 적정 재고량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건설 성수기를 맞이할 판이다.
이미 수도권 공공주택 현장에는 시멘트 수급 불안에 따른 레미콘 공급 중단 사태가 빚어지며 작년에 버금가는 대란이 예고됐다.
실제 국내 7개 시멘트 제조사들의 1∼2월 누적 출하실적이 약 700만t에 육박하며, 전년 대비 15%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주요 시멘트 제조 4개사의 2월 누적 출하량을 비교한 결과, 모든 시멘트업체들이 각각 10% 이상씩 출하량이 증가했다.
이 중 쌍용의 경우 설비 보수로 생산량의 24%를 차지하는 킬른이 가동 중단 상태였음에도 출하량이 10%나 늘어나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모 시멘트사 임원은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17년보다도 출하량이 7.3%가 늘었다”며, “수출로 배정한 생산량의 25%를 내수로 전환해도 폭증하는 수요를 쫓아가지 못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건설현장에서는 레미콘 공급 중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경기 파주신도시 공공주택 현장 관계자는 “지역 레미콘사들이 하루 15대씩 들어오던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가 현재 10대에도 못 미쳐 충분한 양의 레미콘을 생산하지 못한다면서 공공현장의 레미콘 공급 후순위로 미뤘다. 올 상반기 내 주요 공정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 시멘트 쇼티지(shortage)가 본격화되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호소했다.
4월부터 건설현장 셧다운 사태 올 수도
레미콘 · 건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촉구
이처럼 시멘트 수급은 예상보다 심각하게 흘러가고 있다.
당초 레미콘 업계는 올해 시멘트 수요량을 지난해(약 4920만t)와 비슷한 4900만∼4950만t으로 추정했다. 건설경기가 침체이긴 하지만, 광주 화정동 붕괴사고 이후 콘크리트 품질관리 기준이 강화되며 레미콘사들의 시멘트 단위 수요량 증가분을 감안한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 시멘트 수요량이 예상보다 확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는 콘크리트 제조에 혼합재로 사용되는 슬래그 및 플라이애시 공급 부족, 화물연대 총파업에 따른 공정 지연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형 레미콘사 임원은 “우리 회사만 해도 혼합재 공급 부족으로 시멘트 사용량이 10%까지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말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건설사들의 지연 공정 물량이 겹치며 시멘트 수요가 폭발했다”면서, “3월 중순 수급불안이 본격화하고, 4월부터는 건설현장 셧다운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니 시멘트 재고분도 줄어 평년(120만t) 대비 반토막난 실정이다.
각 시멘트사들은 건설 성수기와 킬른 대보수에 대비해 3월까지 생산량을 끌어올려 재고를 150만t까지 비축할 작정이었지만, 폭증한 수요로 인해 현재 재고량은 사장 재고분(dead stock)을 제외, 60만t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수요업계인 레미콘·건설은 물론 공급자인 시멘트 업계 모두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작년 3월보다 더 심각한 쇼티지 사태 발생이 예고된 만큼 선제적인 수급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시멘트사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 킬른 보수 일정을 조정해줘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담합 문제로 업계 스스로 일정 조정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작년 시멘트 쇼티지때 공공현장 레미콘이 제일 먼저 끊겼다. 국토교통부와 조달청이 협의해 관급 레미콘의 민수 전환율을 높이는 등의 선제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시멘트사 총 35개 킬른 중 5개는 지난 3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보수에 들어갔다.
이 경우 연간 생산량은 작년 대비 110만t이 줄어들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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