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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째 발묶인 믹서트럭 수급제한 손본다

레미콘 믹서트럭 증차 이뤄지나… 국토부 발표 연기에 ‘촉각’

작성일 : 2023.07.03 09:56

제도 변화에 레미콘 업계 믹서트럭 증차 기대감↑
레미콘 공장 수·출하량 늘었는데 믹서트럭은 14년째 묶여 공급 차질

레미콘 업계가 14년 숙원인 ‘믹서트럭 증차’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레미콘 믹서트럭은 지난 14년간 수급조절 제도로 인해 신규 등록이 제한돼 왔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 수급조절 제도를 손질하고 있는 만큼 증차에 대한 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로 예정됐던 건설기계 수급조절 결정이 오는 12월로 미뤄졌다. 
건설기계 수급조절 제도는 건설기계 운송사업자를 보호하고 시장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건설 현장 장비의 총 대수를 정해둔 것을 말한다.
국토부는 2009년부터 격년 7월에 건설기계수급조절위원회를 열어 레미콘 믹서트럭, 덤프트럭 등 건설기계 장비 수급량을 결정해 왔다. 
올해도 7월에 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7월에 열리는 위원회 회의 결과는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말에 발표되는 수순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급조절위는 심의이기 때문에 그동안 규제 심사를 받지 않으나 최근 관계기관 감사 과정에서 규제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규제 심사를 받게 되면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기존 고시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수급조절위 구성도 바뀌었다. 
2년 전만 해도 위촉직 위원 9명 중 사측은 1명뿐이고 노조 측 3명, 학계 공익위원 5명 등으로 위원회가 구성됐다. 
하지만 올해는 사측 3명, 노측 3명, 공익위원 3명으로 비율을 조정했다.
수급조절 제도 관련 변화가 감지되면서 레미콘 업계는 믹서트럭 증차에 대한 기대감을 품는 분위기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최근 건설기계 수급조절과 관련해 “담합을 위한 카르텔은 깬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믹서트럭 신규 등록을 허용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원희룡 장관, 믹서트럭 증차에 힘 싣는다? 
“관행적 카르텔 깬다는 윤석열 정부 법과 원칙 지킬 것”

원 장관은 지난 5월 26일(현지시각) 독일 라이프치피에서 진행된 출장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건설기계 수급조절 결론을 내기까지 몇 달은 더 걸릴 것”이라며 이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위해 협의과정이 길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원 장관은 “정확한 데이터를 놓고 논의해야 감정싸움을 줄이고 의견을 좁힐 수 있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저희(정부)는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담합 카르텔을 깬다는 게 원칙 아래 기득권을 유지해주기 위한 접근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7월로 예정된 수급조절위를 연기하는 한이 있어도 노조의 ‘공급과잉과 저임금, 덤핑’ 주장에 반박할 수 있을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하고 국토부가 이에 대한 꼼꼼한 대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원 장관은 “정부가 파악한 사실을 체크한 뒤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려 한다”며 “기존의 관행적 카르텔을 깨면서 저항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려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레미콘업계를 비롯해 건설업계는 이번 수급조절위원회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고조된 분위기다.
‘법과 원칙’을 내건 윤석열 정부가 믹서트럭 운송노조와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법과 원칙’대로의 시그널이 시장에 확신을 준 것은 화물연대 파업이 신호탄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화물차 기사에서 수천만원을 받고 번호판을 빌려주는 지입전문회사를 퇴출하는 내용을 담은 대책을 내놨다. 
카르텔을 통해 원칙에 어긋나는 수익을 챙기고 시장을 혼탁하게 하는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타워크레인 역시 마찬가지다. 
건설현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타워크레인을 볼모로 건설노조는 건설현장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왔다. 결국 정부는 ‘법과 원칙’을 적용 타워크레인에 대한 불법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고자 법제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러한 기준은 건설기계에도 똑같이 적용 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레미콘 믹서트럭을 포함한 건설기계 운송차주들은 화물기사처럼 법적으로 근로자가 아닌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이다. 노조 가입도, 결성도 불법이다. 
하지만 레미콘 운송차주들만 해도 전국 조직을 갖추고 노조를 자처하며 건설현장 레미콘 공급을 좌지우지해왔다. 신규 진입을 막자 형성된 카르텔 탓이다.
그러나 수급조절위원회는 2009년 7월 믹서트럭과 덤프트럭의 신규진입 제한을 2년간 시범적용한 후 위원회 회의 때마다 예외 없이 2년씩 연장됐다.
2015년 7월에는 콘크리트펌프카가, 2021년 7월에는 3t 미만 타워크레인이 새롭게 포함됐다. 시장의 건설기계 수급상황에 대한 객관적 조사연구와 공정한 심의에 의한 결정이라면 레미콘을 비롯한 건설업계도 수용할 수 있지만 기득권화된 장비 소유자들의 반발과 떼법이 무서워 조절기능을 상실했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원희룡 장관은 “법 앞에 예외 없고 우리나라가 떼법 아닌 ‘민주공화국’”이라고 말한바 있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해 결정하기로 한 만큼 이번 수급조절위원회의 판단은 달랐으면 하는게 건설업계의 바램이다.


14년간 묶였던 믹서트럭 수급조절 드디어 풀릴까
7월 수급조절위 12월 연기는 신규등록 허용 신호탄?

이 같은 원희룡 장관의 입장이 전해지면서 레미콘업계와 믹서트럭 운송노조는 희비가 엇갈렸다.
레미콘업계로서는 드디어 14년만에 숙원이었던 믹서트럭 수급제한이 풀린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졌고 운송노조측은 수급제한이 사라진다는 위기감에 휩싸인 것.
정부는 2009년부터 건설기계 사업자들의 생계 보장을 위해 수급조절위원회를 운영해왔다. 
2년에 한 번씩 불도저, 굴삭기, 덤프트럭, 롤러, 레미콘 믹서트럭 등 건설기계 7종에 대한 신규 등록을 검토하고 그 수를 조절해왔다.
그 결과 믹서트럭 수는 14년 동안 제자리걸음 하면서 레미콘 업체들의 불만을 키웠다. 
신규 유입이 막히다보니 자연스럽게 운송사업자들의 협상력이 높아졌고, 레미콘 업체들은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을’의 입장에 놓이게 됐다.
지난해만 해도 한국노동총연맹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 등 레미콘 노조는 5만6000원이던 수도권 1회 운송료를 7만1000원으로 인상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요구에 레미콘 업체들은 오는 2024년까지 6만9700원으로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기존에 비해 1만3700원(24.5%) 증액한 것이다. 
원 장관의 카르텔을 깨겠다는 발언도 이러한 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한 움직임은 수급조절위원회 구성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올해 수급조절위원회 위원이 바뀌었다. 
지금까지 수급조절위원회는 국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소속 당연직위원 6명, 위촉직 위원 9명으로 구성됐다. 
실제 2년 전 위촉직은 현장 전문가 4명, 학계 공익위원 5명으로 구성됐다. 
현장 전문가는 사측이 한명, 노조 측이 세명이었다. 
이 때문에 위원회 구성이 노조 측으로 기울었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여기서 위촉직에 포함되는 현장전문가 4명 중 3명이 노조 인사, 1명만 사측 인사라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가 있었다. 올해는 공익위원이 세명으로 줄고 사측 위원 2명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위원 한명, 중소기업계 위원 한명이다. 
위촉직 9명은 사측 3명, 노조 측 3명, 공익위원 3명이 된다. 
수급조절위원회는 신임 위원들과 지난 5월 중순 첫 회의를 했다.
업계는 이 같은 변화를 믹서트럭 증차를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감사원은 올초 국토부를 상대로 감사에 착수했다. 
아직 공식 의견을 내지는 않았지만 택시, 전세버스 수급량 조절은 규개위 심의를 받는데 건설기계가 받지 않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원 장관의 이 같은 태도는 윤석열 정부가 노조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일관해온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관행처럼 굳어진 월례비에 대해 건폭(건설노조의 폭력)으로 규정하는 등 노조를 강하게 압박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믹서트럭 운송료 협상은 매년 큰 이슈였다. 운송료를 두고 기사들이 파업을 할 경우 레미콘 업체 뿐만 아니라 건설현장 자체가 멈추기 때문에 노조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안을 면밀히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이라며 “수급조절위원회까지 연기한 것은 신규 등록을 허용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레미콘업계, “믹서트럭 부족심화 수급조절제 폐지해야”
레미콘운송노조, 지난달 집회열고 믹서트럭 수급조절 연장 촉구

레미콘 믹서트럭은 수급조절 제도 시행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신규 등록이 허용되지 않았다. 
업계는 공급차질을 이유로 현재 2만6000대 수준인 믹서트럭 수를 2만9000대까지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제품인 레미콘은 생산 후 90분 내 운반과 타설이 완료돼야 하는데 믹서트럭 수가 제한돼 건설 현장에 적기 공급이 어렵기 때문이다. 산업 성장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와 한국레미콘공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레미콘 공장 수는 2009년 893곳에서 지난해 1085곳으로 21.5% 늘었다. 
출하량은 같은 기간 1억2376만㎡에서 1억4082만㎡으로 13.8% 증가했다. 
하지만 공장당 평균 차량 계약 수는 23.5대에서 20.0대로 15%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콘크리트 믹서트럭은 대체 운송 수단이 없으며 도로교통법상 적재용량 확대도 불가하다”며 “레미콘은 믹서트럭이 부족할 경우 출하 자체가 불가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건설기계 수급 제도는 2009년 첫 시행 이후 시장 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레미콘 산업이 성장한 만큼 수급조절 대상 기종에서 믹서트럭을 제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수급조절 대상에 포함돼 신규 등록이 금지된 건설기계는 레미콘 믹서트럭과 덤프트럭, 벌크 콘크리트 트레일러(BCT) 등이다. 
믹서트럭과 덤프트럭은 14년째 금지됐다.
업계에서는 건설기계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레미콘 업계의 경우 공장을 100% 가동하지 않는데도 믹서트럭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레미콘 출하량을 토대로 자체 계산하면 필요한 믹서트럭은 2만6670대인데 지난해 전국에 등록된 믹서트럭은 2만6326대, 이중 1316대는 휴무인 트럭으로 추정해 결과적으로 1661대가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운송사업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는 등 반발이 계속되고 있어 국토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는 미지수다. 믹서트럭 차주들 측은 가뜩이나 건설 경기 침체로 생계유지가 어렵다며 증차를 반대하고 있다. 
차주들은 한달 평균 100회전 이상 운행해야 기본 생계를 유지하지만 지난해 한달 평균 운행 횟수는 90여회였다고 주장했다. 
믹서트럭은 대형차량이라 타이어 등 부품비, 유지비가 많이 들고 자차보험 가입이 불가능해 사고가 나면 본인 부담도 크다. 
차주들은 레미콘 회사가 차주들을 직접 고용한다면 수급 제한 완화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레미콘 차량 수급조절 해제 논의를 중단하라”며 제도 연장을 촉구했다.
이날 레미콘운송노동조합원들은 레미콘운송노동자의 권익신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과 콘크리트믹서트럭 수급조절연장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대회사에서 임영택 레미콘운송노동조합 위원장은 “올해 믹서트럭 수급조절 연장문제는 레미콘차량 한 대를 가지고 생계형으로 먹고사는 우리에게는 생존권과 직결된 매우 중대한 사안으로 수급조절제도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임 위원장은 “건설기계관리법에서는 건설기계임대차에 관한 계약을 체결할 때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거침 표준약관을 사용토록 규정하고 있다”며 믹서트럭도 다른 기종의 건설기계처럼 표준계약서 작성제도가 전면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