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3.08.07 09:26 수정일 : 2023.08.0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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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압박에 시멘트인상 제동 걸릴까
시멘트 수요감소 정부개입 등 변수 많아
시멘트 업계가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선제적으로 일부사가 가격인상을 단행하면서 시멘트업계를 둘러싼 건설업계 그리고 정부의 압박이 팽팽한 줄다리기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선 시멘트가격 인상이 시멘트업체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가격 인상은 분명 외형 성장을 위한 전제조건이지만 하반기 전력요금이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시멘트 수요 감소 등 다양한 변수가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어서다.
실제 시멘트 수요와 직결되는 주택 착공물량은 올해 들어 지난 5월 말까지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이같은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가격 인상을 둘러싼 정부의 개입으로 자칫 인상 시도자체가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도 시멘트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꺾는 요인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달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7차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일자리 전담반(TF) 7차회의’에 앞서 시멘트 가격 분쟁을 언급했다.
그는 “그간 시멘트 가격상승의 주요 원인인 유연탄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유가도 안정세를 보이는 등 시멘트 가격 인상요인이 점차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는데 시멘트 가격 변동에 대해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7월부터 시멘트 가격 인상을 단행한 쌍용C&E, 성신양회는 수요업계의 대금 납부 시점인 9월까지 가격 인상 관련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쌍용C&E와 성신양회는 7월부터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톤당 각각 14.1%, 14.3% 인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기요금 인상과 강화하는 환경 규제에 따른 설비 투자를 이유로 들었다.
두 업체는 1분기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시멘트 업계가 지난 2년간 네 차례 가격을 올린 데 이어 다시 인상에 나서자 건설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레미콘·건설 업계는 시멘트 주재료인 유연탄 가격 인하를 이유로 시멘트값 인상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공급가가 t당 14% 오르면 공사비가 총 9억1000만원이 더 들어간다는 추정치가 나왔다”며 “시멘트 업계가 원가 분석 근거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시멘트 단가 인상으로 공사비 부담이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7월부터 인상된 시멘트 가격으로 인해 아파트 평당 공사비가 1만7000~1만7300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는 84㎡ 1082세대 규모의 아파트 공사 현장을 예로 들어, 시멘트 가격 인상으로 레미콘 가격 7억8300만원, 드라이몰탈 7300만원, 시멘트 5400만원 등 총 9억1000만원의 공사비가 오른다고 추정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업계에서는 공사비 인상 금액이 작다고 하지만 현재 원자재 동향상 시멘트 단가는 오히려 인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멘트업계, 정부의 압박은 큰 부담
“친환경설비 구축위해 가격인상 불가피”
이처럼 레미콘 및 건설업계 반대와 함께 정부가 가격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원만한 가격 협상’을 요구하며 시멘트 업계를 압박하고 있는 점은 시멘트업계로선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시멘트가격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시멘트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유연탄, 전기료 등 각종 비용의 변동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향후 원만한 가격협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따라 쌍용C&E와 성신양회의 가격 인상 이후 다른 시멘트업체들은 나머지 업체들은 가격인상 명분을 내세우면서도 정부의 강력한 억제요구에 가격을 올리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가격인상 이유로 시멘트 업계는 강화한 환경규제로 인해 향후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환경부가 ‘환경오염시설의 통합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통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규제 대상에 시멘트 업계를 포함하면서 선택적촉매환원설비(SCR) 구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시행령에 따라 시멘트 업계의 질소산화물(NOx) 배출 기준은 기존 270ppm에서 118~168ppm으로 강화된다.
시멘트 업계는 오는 2027년 6월까지 모든 소성로의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을 맞춰야 한다.
시멘트 업계는 가동 중인 35개 소성로에 SCR을 운영하는데 매년 약 70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 설치비까지 합치면 1조8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업계가 사용 중인 SNCR(선택적비촉매 환원설비) 설치·운영비가 총 3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60배의 비용이 필요하다.
다만 정부가 SCR 설치·운영을 위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 만큼 업계는 수요업계, 정부와의 협의 결과에 따라 가격 인상 폭 조정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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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압박에도 쌍용·성신 인상 단행
“더 이상 원가부담 감당 어려워”
일단 정부의 압박과 수요자와 공급자간 첨예한 입장차이에도 불구, 쌍용C&E와 성신양회는 예고한 대로 지난 7월 출하 시멘트부터 14% 인상된 가격을 적용했다.
정부의 중재와 수요업계의 반발에도 작년부터 누적된 원가인상 부담을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나머지 5개 시멘트사들도 지난달 초 원가분석을 마치고, 이변이 없는 한 조만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태세다.
가격인상을 단행한 쌍용C&E와 성신양회는 추후 수요 업계와 가격 협의체가 구성되어, 단가 인상폭이 조정된다 하더라도 7월 출하분부터 인상분을 소급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수요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공사비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국토교통부도 원희룡 장관이 직접 나서 중재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인상안은 관철된 셈이다.
각 시멘트사가 짊어진 수익악화의 무거운 짐을 이기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쌍용C&E와 성신양회는 올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쌍용C& 관계자는 “수요업계의 의견을 여러모로 청취했지만, 회사 경영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시멘트 사업부문만 따지면 경영혁신만으로 가능한 원가절감의 한계점에 도달했다”며,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폭을 낮추거나, 인상을 연기하는 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신양회 관계자 역시 “작년 유연탄 시세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도 상쇄하지 못한 가운데, 2027년까지 시멘트 소성로에 선택적촉매환원설비(SCR)를 갖춰야 해 설비 보수를 또 시작해야 한다.
시멘트 회사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1000억원대를 넘어선다”며, “가격 인상을 철회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멘트 업계 내에선 공사비 인플레이션 초점이 시멘트에 맞춰진 것에 대한 불만도 제기된다. 시멘트가 아닌 레미콘 단가 인상분의 적정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시멘트사 임원은 “작년 시멘트 가격 인상분이 레미콘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한데, 같은 기간 레미콘 판매단가는 13.9%나 올랐고 올해 또 11%를 올렸다.
건설 및 수분양자에게 비용 부담을 안기는 주체가 누구인지 면밀히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 했다.
건설·레미콘업계, 정부 억제 의지에 기대감
‘시장가격 통제 어려울 것’ 부정적 시각도
한편, 건설·레미콘 등 수요업계는 하반기 시멘트 가격 줄인상 가능성을 다소 부정적으로 낮게 보는 분위기다.
“설마 정부의 중재에 반해 연쇄적으로 올리겠느냐”는 기대감이 여전하다.
중견 레미콘사 임원은 “국토부장관까지 나섰으니 어떤 방식으로든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만약 예정대로 줄인상이 강행된다면, 인상분이 적용되는 시점에 맞춰 건설업계와 하반기 추가 단가 인상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형 건설사 자재구매 담당 임원은 “일단 7월 출하분에 대한 세금계산서 발행까지 약 한 달이 소요되는 만큼 그 사이 정부와 업계의 가격 조정 협의가 나오길 기대한다”며, “만약 SCR 설비 비용까지 감안해 추가 시멘트 가격 인상까지 얘기가 나온다면, 수요업계 차원에서 새로운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정부가 시멘트 가격 인상 분쟁 해결을 위해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지만, 사실상 시장 통제는 불가능할 것이란 업계 관측이 지배적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사와 건설·레미콘업계의 가격 인상 분쟁이 계속해서 고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가 갈등 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진전은 없는 실정이다.
쌍용C&E와 성신양회가 선제적으로 가격을 올린 만큼, 타 업체들도 정부의 결정을 지켜보는 추세지만 빠른 시일 내에 중재가 이뤄지긴 힘들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7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7차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일자리 전담반(TF) 7차회의’에 앞서 시멘트 가격 분쟁을 언급했다.
방 차관은 “시멘트의 경우, 최근 일부 시멘트사를 중심으로 올 하반기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라면서 “그간 시멘트 가격상승의 주요 원인인 유연탄 가격이 큰 폭 하락했고, 유가도 안정세를 보이는 등 시멘트 가격 인상요인이 점차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시멘트 가격 분쟁 중재에 나선 것은 처음이 아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지난 6월 16일 경기도에 위치한 시멘트 유통기지 현장을 방문해 각 업계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각자의 입장만 전달한 채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기재부의 발표 내용으로 봤을 때 정부의 강제 개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레미콘업계, ‘시멘트 환경설비 비용전가는 부당’
“폐기물 연료로 이익 본 시멘트업계가 부담해야”
중소레미콘업계 관계자는 “그간 시멘트사의 가격 인상에 속도조절을 해달라고 요구했을 뿐, 가격 인하를 주장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라며 “시멘트 유통 문제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아닌 친환경설비 구축 비용을 거래처에게 전가하는 것은 최소한의 파트너십까지 결여된 행동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시멘트업계는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 인상을 이유로 단기간에 여러번 단가를 올렸고, 수요 업체들은 해당 주장에 어느정도 수긍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인상안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경설비 개선 비용을 명분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제조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절반 이상 하락했다는 점에서 손익을 다시 계산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 국내 시멘트업체가 주로 수입하는 호주 유연탄 t당 가격은 5월 말 기준 135달러로 작년 9월 말(436달러)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시멘트사는 환경설비 개선에 대한 원인 언급은 피하고 있다.
당초 환경규제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진 시기는 시멘트사가 폐기물을 대체연료로 활용했을 때부터다.
시멘트사는 유연탄 등의 연료를 구매하는 것이 아닌 돈을 받고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폐기물을 소각한다는 점에서 기존 환경기초시설업계의 반발을 불러왔고, 결국 환경 관련 규제 강화를 야기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정부의 스탠스를 살피고 있다.
환경부뿐 아니라 국토부, 기재부의 개입이 본격화될 경우 시멘트사는 전략을 전면 재수정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시멘트 가격 인하를 강제로 지시할 가능성을 대비해 눈치를 본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중재에 나섰지만, 업계 전반적인 분위기는 인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비추고 있다”면서 “다만 강제력을 가진 지시가 내려올 경우 아직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업체들은 현재의 가격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건설-시멘트-레미콘 업계는 처해진 입장에 따라 수급과 관련한 갈등을 연례행사처럼 되풀이 해왔다.
시멘트와 레미콘은 별개의 자재가 아니기에 서로 도미노처럼 영향을 미친다.
시멘트업체의 가격 인상은 레미콘 업체들이 건설사에 단가 인상을 요구하게 만든다.
건설업체가 레미콘 업체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다른 업체의 자재공급가도 일괄적으로 인상해야 하고 이는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공사비 인상으로 조합원과 시공사 간 갈등이 심화되는 문제로도 번진다.
만일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레미콘업계가 또 파업을 강행한다면 건설현장은 다시 셧다운에 들어가야 할 수 있다.
올 상반기 시멘트수급난이 벌어져 건설공사가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시멘트와 레미콘업계가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레미콘 업체는 원재료인 시멘트가 정상적으로 출하되지 않아 레미콘 생산이 불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멘트 업계는 올 1분기 늘어난 생산량 수치를 제시하며, 시장수요를 상회하는 수준에서 시멘트를 생산했으나 오히려 수요가 급증해 이를 맞추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시멘트 레미콘 어느 하나의 고리에 문제가 생길 때 전체 건설공사는 지연되고 현장에는 차질이 빚어진다.
건설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재인 시멘트와 레미콘 그리고 최종소비자인 건설사의 협력이다.
공생이 아니면 모두가 피해를 보는 구조이다 보니 공생관계를 설정을 위한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
산업 전반에 걸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고, 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생의 반대말에 대해서는 모두 해석하는 바가 다르다.
각자도생과 경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파멸이나 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각자도생이 불가능한 영역에서 모두가 피해를 보는 구조라면 공생관계 설정을 위한 각사의 노력으로 현장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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