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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레미콘 가격 인상 전격 타결

레미콘 가격 이달부터 오른다

작성일 : 2024.02.05 10:29 수정일 : 2024.02.05 12:52

 

 

 수도권 레미콘 가격협상 두 달 만에 극적 합의 

 1루베 당 8만8천700원→9만3천700원 

전국 레미콘 가격의 ‘바로미터’가 되는 수도권 지역의 레미콘 가격 인상을 위한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 간 협상이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

레미콘 가격 인상시기와 인상폭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다가 두 달 만에 힘겹게 접점을 찾은 것인데, 수도권 지역이 어렵사리 돌파구를 마련하면서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다른 권역의 협상도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월 28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는 지난달 25일 오후 레미콘 가격 인상을 위한 최종 협상을 갖고, 이달부터 레미콘 가격을 ㎥당 9만3700원으로, 종전(8만8700원)보다 5000원(5.6%)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수도권 레미콘 가격 인상 협상은 지난해 11월 첫 테이프를 끊었다. 
시멘트 가격 인상에 따른 후속조치로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그러나 양측은 처음부터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극한 대립을 예고했다.
레미콘업계는 올 1월부터 ㎥당 8600원 인상안을 들고 나왔고, 건설업계는 오는 4월부터 ㎥당 2200원 인상을 제시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레미콘업계는 이미 작년 11월부터 시멘트 가격이 t당 7% 가까이 오른 데다, 올 1월부터 골재 가격이 10% 이상 인상 통보가 이뤄지며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레미콘 가격을 당장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건설업계는 지난해 1월과 5월에 걸쳐 레미콘 가격을 ㎥당 각각 4200원 인상한 가운데 1년도 지나지 않아 ㎥당 8600원 인상 요청은 지나치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 레미콘업계는 인상시기를 올 1월로 유지하되, 당초보다 인상폭을 7500원으로 축소하는 안을 제시했고, 건설업계는 오는 3월부터 ㎥당 3200원을 올리는 안을 내놨다.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 간 격차를 다소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레미콘 가격 인상 시기는 2개월, 인상폭은 무려 2배 이상 차이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치며 큰 소득은 없었다.

 

 레미콘사 “원재료값도 못건져” 불만 

 건설업계 “양측이 고통 분담해야”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했던 협상은 이달 지난달 중순부터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레미콘업계는 인상 시기를 지난 22일로 다소 늦추고, 인상폭을 6200원으로, 추가 하향조정했고, 건설업계는 오는 3월부터 오름폭을 다소 올린 4300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당 4000원 넘게 났던 인상폭의 격차를 2000원 이내로 좁히면서 해법을 찾아가는 분위기가 감지됐고, 이번에 양측이 한 발씩 더 물러서면서 이달부터 5000원 올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시멘트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레미콘 가격 인상 협상이 늦어질수록 레미콘업계의 원가 부담은 더 커진다”며, “레미콘 가격 인상안에 합의는 했지만, 인상폭이 원가 수준에 그쳐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잿값 인상으로 인해 원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서 이번 레미콘 가격 인상은 추가적인 원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 양측이 서로 양보하면서 합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수도권 레미콘 가격 인상 협상이 출구전략을 찾으면서 다른 권역의 레미콘 가격 협상도 속속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광주권에서 레미콘 공급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가 긴급 진화되는 등 권역별로 여건이 다소 달라 변수가 남아 있긴 하지만, 수도권을 기준으로 레미콘 가격 협상이 실마리를 찾아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1월부터 8600원 올려야’ VS ‘4월부터 2200원 인상’ 

 ‘이대로는 공멸’ 팽팽하던 입장차 서로 한발 물러나  

이번 가격협상 전격 타결에 대해 전문가들은 새해 초부터 레미콘 가격 인상을 놓고 레미콘사들과 건설사 간 갈등이 커지며 건설 현장 셧다운까지 예고된 상황에 이러다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양쪽이 자신들의 주장에서 한발 물러나게 만든 주요 원인이 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공사비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현장이 연초부터 ‘레미콘 가격 인상’이란 복병을 만나면서 공사 중단 및 지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어 왔다.
실제 새해벽두인 지난 1월 4, 5일 광주, 전남 나주시, 화순·장성·담양군에서는 골조 공사중인 모든 건설 현장이 멈춰 섰다. 
지역 31개 레미콘 회사가 제시한 레미콘 단가 인상안을 건설사가 거절하자 레미콘 생산을 중단한 것. 
레미콘사들은 1루베(㎥)당 가격을 9만5000원에서 10만7200원으로 12.5%(1만2200원) 인상하는 안을 내놓았는데, 건설사들은 인상 폭이 높다며 반대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광주전남 지역 건설사와 레미콘사는 6일부터 8일까지 이어진 릴레이 협상 끝에 7200원(6.25%) 인상하는 것으로 가까스로 합의했다.
또 1월 10일에는 강원 원주시 건설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이 전면 중단됐다. 
레미콘사들이 ‘레미콘 단가 인상’을 요구하며 레미콘 공급을 중단한 것. 
건설사들은 다음 날인 11일 1루베당 가격을 9만3000원에서 10만6800원으로 14.8% 인상하는 요구안을 받아들였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레미콘 공급이 중단되면 공사 현장이 멈추니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가격 인상 요구가 거세 현장이 또 멈출까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곳곳에서 레미콘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놓고 좀처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실력행사까지 불사하는 국면속에 레미콘 품질 확보를 위한 배합비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면서 협상이 점점 꼬이는 분위기까지 감지됐다.

 

 협상결렬 되면 레미콘 공급중단 사태 재연 

 건설현장 셧다운 위기감 고조에 양보안 합의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는 지난해 11월부터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지난해 말부터 레미콘 가격 인상을 위한 협상을 이어왔다.
레미콘업계는 이미 작년 11월부터 시멘트 가격이 t당 7% 가까이 오른 데다, 올 1월부터 골재 가격이 10% 이상 인상 통보가 이뤄지며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레미콘 가격을 당장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원가 인상분을 일부 감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이 지속해서 인상되고 있어 레미콘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안전한 주거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레미콘 제조·납품에 대한 정당한 대가 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 간 레미콘 가격 인상 협상은 배합비라는 새 변수가 작용하면서 진통을 겪어왔다.
지난해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등으로 인해 레미콘 품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배합비가 레미콘 가격 인상 협상의 돌출변수로 등장했던 것.
레미콘업계는 건설사가 레미콘 품질 강화를 이유로 시멘트 투입량 증가를 요구하고 있는 탓에 부가적인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건설업계는 각 건설현장의 시멘트 투입량 증가 요구를 레미콘 가격 협상에 끌어들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건설현장의 시멘트 투입량 증가 요구가 레미콘 가격 인상 요구의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필요할 경우 최소한의 기준을 두고선 시멘트 투입량 초과분에 대해선 현장별 협상이 필요하다는 게 건설업계의 한 목소리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레미콘 품질 확보를 이유로 증가하는 시멘트 투입량을 가격 협상에 반영하면 레미콘 가격 인상은 사실상 마지노선이 없어지게 된다”며, “일정 기준을 갖고선 레미콘 가격 인상을 협상한 후 초과분은 현장별로 대응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말 주요 시멘트사가 일제히 시멘트 가격을 올렸는데도 바로 올리지 않고 기다려 준 것”이라며 “건설사의 요구대로 시멘트 투입량을 올려야 하는데 이 부분 반영을 하지 못한다면 레미콘사는 시멘트업계와 건설업계 사이에 껴서 숨을 쉴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시멘트 가격은 최근 3년 새 42% 올랐다. 
레미콘 주원료인 골재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레미콘업계는 차후 운송단가협상이 남아있는데다 건설 현장이 본격적으로 돌아가는 3월부터 시멘트 가격이 또다시 오를 수 있어 레미콘업계는 단가 인상을 해도 사실상 손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