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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기만 할 뿐, 내린적이 없다’

시멘트값 3년간 54.6% 올라

작성일 : 2024.03.04 09:16

 

 시멘트 레미콘 수요 늘었지만 공급 불안정 
 추후 생산량 감소로 가격 급등가능성 있어 

“시멘트 값은 오르기만 하는 거야?”

지난 3년간 시멘트를 비롯한 건설 자재가격이 역대급으로 올라 건설현장에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가시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자재값 상승은 분양가 상승, 건설사의 사업성 악화, 시공사와 조합간의 갈등과 공사중단 등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에따라 건설 자재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시장에서 적절한 가격이 유지돼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2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3년간 건설용중간재 물가지수는 35.6%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 22.4% 증가보다 더 높은 수준의 증가율이다.
건설산업 원가 명세 중에서 자재비 비중은 2022년 기준 31.2%를 차지하고 있다. 
총액으로는 2022년 134조9000억원이 추정되는데 이는 지난 2018년 113조9000억원보다 18%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자재비가 오르면 건설업 원가 상승은 필연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유래없는 건자재가격 폭등은 결국 건설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신규 착공 감소는 물론 기착공 현장에까지 파급효과가 일어나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시멘트 3년 누적 54.6% 상승 
 레미콘 3년 누적 34.7% 상승 

실제 대한건설정책연구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개별 건설자재 중 건설공사 투입비중이 가장 높은 레미콘 가격은 3년간 누적 34.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멘트 가격은 무려 54.6%가 상승했고, 철근 가격은 64.6%나 올랐다.
금속제품의 가격상승률은 이보다 높았다. 
같은 기간 건축용 금속공작물 가격은 99.5%, 건축용 판금제품 가격은 70.3% 올랐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건설 현장 곳곳에서 공정이 지연되거나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작년에는 2022년에 이어 시멘트 가격이 상승되자 시멘트와 레미콘 업계, 건설업계 간 갈등이 심화됐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1월까지는 레미콘 가격 인상 이슈로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중단 사태도 발생했다.
공사비를 더 올려달라는 시공사에 조합이 반발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 연도별 공사비 검증 의뢰 건수는 2019년 2건에서 2022년 32건으로 16배나 증가했다.
자재값 상승, 공사비 상승으로 주택공급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작년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 예상치는 약 28만가구로 전년(2022년) 대비 4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공급 위축은 주택시장 불안정 요소로 작용해 건설경기 하강국면을 장기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다시말해 레미콘 등의 건자재 가격의 인상이 건설현장의 원가 부담을 압박하면서 건설사의 수익성 악화와 주택공급 부족, 건설경기 하강에 이은 전체 경기 침체 등의 연쇄작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다행히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올 상반기 SOC(사회기반시설) 투자 확대에 나서기로 했지만, 건설사 입장에선 건자재 가격 특히 시멘트 레미콘 가격 인상분 등이 공공공사의 원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탓에 상당수 건설사들이 수주에 앞서 적자 시공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또한 공공주택 현장 등의 수익성 악화는 결국 주택공급을 초래해 국민주거 불안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 건설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 회복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확한 수요 예측 위한 노력 필요 
 자재업계와 건설사 간 협력이 기본 

이 때문에 건설관련 업계전문가들은 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부정효과를 막기 위해 업계간 협력을 기본으로 하면서 정확한 수요 예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5일 서울 건설회관에서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공동 개최한 ‘건설자재 수급 여건과 정책 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올해는 정부의 토목공사 물량으로 시멘트와 골재 수요 감소 폭이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고금리·고물가의 영향으로 건설수주, 건설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등 건설경기 부진이 예상됨에 따라 레미콘이나 철근은 수요 감소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도 기본적으로 안정적 자재수급이어서 수급 안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주요 건설자재 가운데서는 주택공사 물량 감소 영향으로 레미콘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전망했다. 
또 건설경기 부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자재 수급이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건설기업과 건자재업체 간 협력과 공생관계가 유지돼야 하고, 정부는 수급 안정화 목표하에 공정경쟁을 유도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건설자재 수요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안정적인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향후 수급 불균형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됐다.
실제 주요 건설자재(시멘트, 레미콘, 골재 및 석재, 철근 및 봉강) 수요와 공급 패턴을 살핀 결과, 건설 경기 회복 및 확장기에는 수요량보다 더 많은 생산이 이뤄지지만 건설 경기 하락국면에서는 실제 수요보다 더욱 급격히 생산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건설산업은 경기 변동성이 큰 산업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자재 생산업체들은 경기 하락기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재고 소진에 힘쓰는데 이후 ‘특정’ 구간에서 재고 부족과 맞물려 수급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정 구간’이란 경기 침체 후 회복기로 올라가는 바로 전 하락 시점부터 반등 이후 시기로 이때 자재 생산량이 수요량을 따라잡지 못해 수급 불일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시말해 현재는 진행 중인 공사 물량이 감소한 상황은 아니지만, 자재 생산자들은 원자재 비용 증가에 대비하고 향후 공사 물량 위축에 대비해 생산량을 늘리기보단 감축할 유인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시기라는 것이다.

 

 신규착공 감소로 자재 생산 줄어들 전망 
 생산감소 여파 2~3년후 수급난 재연우려 

업계전문가들은 올해 완공되는 공사가 늘어 전반적으로 건설자재 수요는 증가하지만, 지난해부터 신규 착공이 감소해 자재 생산자들은 재고 조정을 위해서 자재 생산을 감소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2021년 상반기 철근난과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시멘트와 레미콘 가격 급등과 같은 자재 문제를 향후 2~3년 내 다시 한번 겪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건산연은 수요량과 공급량의 불일치로 가격 변동성이 증가할 가능성을 고려, 적정 수준의 재고량 확보 및 가격 안정화를 위한 선제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지적했듯, 자재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시기는 건설 경기가 침체한 이후 반등하는 시점이다.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하는 공사가 있다면 좀 더 자재 수급 계획을 철저히 해야 하며, 증가한 자재비로 인하여 공사비가 상승할 수 있음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견 및 중소 건설사를 위해서는 적정 수요량을 자재 공급업자에게 알리는 채널을 마련해 적정 재고를 확보코자 하는 노력과 적정 수준의 자재가 생산될 수 있도록 정부의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건산연은 제언했다.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도 “건설자재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건설자재 예측시스템 개발과 고도화, 관급자재 수급 개선을 위한 사급전환 비율 조정, 갈등 해소를 위한 건설자재 수급협의체 구성과 운영, 시장 정기조사 도입의 4가지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자재값이 올라가는 것의 파급 효과는 큰데, 앞으로 공급 하는데 사업자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자재값 상승과 더불어 토지가격도 올라가고 있어 수요가 없는데 무분별한 개발을 하게 되면 자원이 낭비되는 상황이 올 수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자재비, 토지비, 금융비 이 3가지가 현재 상승으로 건설업을 어렵게 하고 있는데 금리 인하라도 되면 그나마 조금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박홍근 서울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김태환 ㈜산군 대표이사, 엄영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기술처 팀장, 우정훈 국토교통부 건설산업과장, 이현종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회장 등이 건설자재 수급 상황과 시장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김희수 건정연 원장은 “올해 건설경기는 선행지표 부진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크다”며 “자재수급 문제로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호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도 “건설업체와 자재업체가 어느 한쪽의 이익을 극대화하면 결국 국민 부담만 가중되고 중장기적으로 모두가 손해를 본다”며 “안정적인 자재 수급을 위해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