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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공식화한 쌍용C&E

M&A 매물 나올까? 새주인 누가 되나 ‘촉각’ 시멘트 1위 재매각 가능성에 따른 파장 분석

작성일 : 2024.03.04 09:42

 


국내 시멘트 업계, 5개 기업 과점시장
한앤코, '1위' 쌍용C&E 상장폐지 절차

시멘트 최강자의 운명은?
최근 시멘트 레미콘업계의 이목이 쌍용C&E의 매각 여부에 쏠리고 있다.
쌍용C&E를 보유하고 있는 PEF 한앤컴퍼니(한앤코)는 지난 2월 5일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서 쌍용C&E의 보통주 지분 20.1%(1억25만4756주)에 대해 공개 매수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대주주인 한앤코가 주식을 전량 사들인 후 상장폐지를 통해 몸값을 키워 매각하려는 수순으로 관측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에 따라 한앤코가 쌍용C&E에 대해 상장 폐지→가치 및 경쟁력 제고→엑시트(Exit·투자금회수) 절차를 순차적으로 밟아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시장 관계자는 “주식시장 상장은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쉽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상폐를 통해)자금 조달의 이점을 포기한다는 것은 회사가 충분한 유동성을 창출하고 또 대규모 투자가 필요없다는 의미”라면서 “대주주 입장에서 상폐는 결국 외부에 정보를 공개하는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여 온전히 경영에 집중, 기업 가치 제고를 꾀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대주주가 배당을 온전히 다 가져갈 수 있다는 포석도 있다”고 설명했다.
상폐가 현실화되면 쌍용C&E는 1975년 5월 3일 유가증권에 상장한 지 48년 10개월만에 주식시장을 떠나게 된다.
이에따라 국내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C&E가 향후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새 주인이 누구냐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IMF를 겪으며 주인이 바뀌는 부침을 이미 겪어온 쌍용C&E가 또다시 소유주가 바뀌는 운명을 맞이할 것인지 설왕설래와 다양한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쌍용그룹은 1998년 구조조정을 시작해 주요 계열사들을 매각하기 시작했고 2006년 4월 쌍용건설이 분리되면서 사실상 해체됐다.
일부 계열사가 여전히 ‘쌍용’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지만 주인은 모두 바뀐 상태다.
쌍용그룹의 모태였던 쌍용C&E(옛 쌍용양회)는 채권단이 최대 지분을 갖고, 2대 주주였던 일본 태평양시멘트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구조가 10년 넘게 이어지다 지난 2016년 국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매각됐다. 
주인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국내 시멘트 시장 점유율 1위다. 

 

거대한 몸집 선뜻 인수할 국내기업 있을까
또 다른 사모펀드나 해외로의 매각 불가피

건설관련업계 전문가들은 3조원을 훌쩍넘어 4조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거대한 몸집의 쌍용C&E를 선뜻 인수할 국내기업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시멘트산업의 성장이 과거와 같지 않고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한 전방산업의 변동성 등이 큰 것도 인수자가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결국 쌍용C&E가 향후 매물로 나온다면 현재 대주주인 사모펀드(PEF)에서 또다른 PEF로 넘어가거나 아니면 중국 등 해외로의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쌍용C&E가 향후 매물로 나온다고 해도 시멘트회사들 가운데 쌍용C&E와 같은 몸집 큰 기업을 사들일 곳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실제 쌍용C&E의 현 기업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해 3조5000억원에서 4조원 가량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국내 시멘트업계는 쌍용C&E 외에 한일그룹의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 아세아그룹의 아세아시멘트와 한라시멘트, 동양시멘트를 인수한 삼표시멘트 그리고 성신양회로 각각 재편한 상태다.
동해와 영월에 각각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쌍용C&E는 지난해 3·4분기 현재 연간 약 1476만t 규모의 클링커 생산 능력을 보유하며 24%의 시장 점유율로 국내 1위를 수성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처음 집계를 시작한 1958년부터 지난 2022년까지 국내 주요 시멘트 7개사 가운데 쌍용C&E는 누적으로 약 5억5000만t의 시멘트를 생산, 2위인 삼표시멘트(3억2000만t)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한앤코는 2016년 당시 8837억원을 투입해 쌍용C&E의 전신인 쌍용양회 지분 46.14%와 경영권을 사들였다. 
이후 2대 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의 보유 지분 인수(4548억원) 등 1조40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쌍용C&E 지분 약 79%를 확보한 바 있다.

 

한국 산업화와 함께 성장
'시멘트 부동의 1위' 쌍용C&E

우리나라의 시멘트 산업은 1960년대 압축 성장기에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고(故) 김성곤 쌍용그룹 선대 회장은 1962년 쌍용C&E의 전신인 쌍용양회공업을 설립했고, 회사는 정부의 공업화 정책에 따라 연간 1000만t가량의 시멘트를 생산하며 내수 시장을 이끌었다. 
이후 한국은 연간 6000여만t의 생산 규모를 갖춘 세계 12위의 시멘트 대국이 됐다.
한앤코가 경영권을 가져온 것은 2016년이다. 
당시 8837억원에 지분 46.14%를 확보했다. 
한앤코는 쌍용머티리얼 등 쌍용양회의 비주력사업을 팔고, 갖고 있던 대한시멘트·한남시멘트·대한슬래그 등과 합병시켰다. 
2021년엔 ‘종합환경사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로, 시멘트(Cement)와 환경(Environment)을 의미하는 이니셜을 넣어 지금의 쌍용C&E로 사명을 바꿨다.
현재 국내 시멘트 업계는 2015~2018년 치열한 가격경쟁과 구조조정을 거쳐 ▲쌍용C&E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삼표시멘트 ▲성신양회 등 5개사가 과점하는 시장으로 재편됐다. 
시멘트보다 값싸고 효율적인 건축자재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과점 구조는 시멘트 회사들의 가격협상력을 높인 측면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 시멘트 원가에서 30~40%를 차지하는 핵심 원료인 유연탄 가격이 급등하자, 시멘트 업계는 네 차례에 걸쳐 가격을 인상했다. 
이 기간 누적 인상 폭은 무려 40%에 달한다.
지난 7일 공시에 따르면 쌍용C&E의 지난해 매출은 1조8694억원, 영업이익은 184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9.6% 증가했는데, 시멘트 가격 인상 효과가 컸다. 
영업이익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4.1% 줄었다.

 

쌍용 매각후 시멘트업계 재편 가능성?
"어떻게 팔리든 시멘트업계에 긍정 영향"

한앤코가 쌍용C&E를 시장에 내놓는다면 관건은 3조~4조원대에 이를 몸값이다. 
쌍용C&E의 시가총액은 공개매수 시작일 종가(6940원) 기준으로 3조4610억원이다. 
국내 다른 시멘트 회사가 인수하기엔 덩치가 너무 크다. 
건설사들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를 관리하기 바쁜 상황이다 보니 인수가 수월하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쌍용C&E의 M&A는 어떤 식으로든 시멘트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시장 상황을 볼 때 쌍용C&E는 향후 분할매각으로 여러 회사에 인수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만약 이러한 분할매각을 통해 4개사로 업계가 재편될 경우, 가격협상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시멘트업체 임원 A씨는 “시멘트 회사들은 과거 외국자본이 들어와 업계 질서가 재편되면서 고비때마다 이런 저런 출혈과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 뼈를 깎는 노력과 업계 전체의 위기감 속에 지금과 같은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어낸 상황이므로, 과거처럼 과다 가격경쟁으로 인한 실수를 되풀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쌍용C&E 매각이 불러올 나비효과에 대해 수요자인 레미콘업계는 시멘트업계의 가격 주도권이 더 커지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눈치다.
경기북부 레미콘업체 대표 B씨는 “시멘트 업종자체가 내수 과점시장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지금까지 가격 협상에서 늘 강자일 수 밖에 없었는데 쌍용C&E가 매각되어 기존 시멘트사에 분할 흡수된다면 시멘트업계의 우월적 입지가 더 강화될 것 아니겠느냐”고 우려했다.
그는 “시멘트 가격의 향방이 전체 건설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라면서 “사실상 수입통로가 막혀있는 시멘트 자재의 특성을 고려해 정부가 시멘트업종 과점에 따른 가격 결정권에 대해 적극적 견제와 제어수단을 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