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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골재 잡아야 건설이 산다

구멍뚫린 골재 관리 시스템 불량골재 유통 허점 메꿔야

작성일 : 2024.03.04 09:53

 

정기검사에선 ‘정상’ 나왔는데 정밀진단하자 ‘부실’ 판정

‘부실 골재’를 걸러내기 위한 정부의 품질 검사 시스템에 상당한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4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에도 관리‧감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LH가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검단 붕괴 사고 당시 현장에 골재를 납품한 9개 업체 모두 지난해 국토부 품질 정기 검사에서 ‘정상’ 판정을 받았다. 
9곳 중 4곳은 사고 전인 2022년 12월, 5곳은 사고 뒤인 지난해 7∼8월 검사를 받았다.
검단 사고에 대한 조사보고서와 정밀안전진단에서는 주차장 붕괴 원인으로 철근 누락, 콘크리트 강도 이상과 함께 골재 품질 이상(순환골재 사용 의심)이 지목됐다. 
불량골재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지난해 연말 국토교통부의 불시 골재 품질 검사를 실시하자 레미콘 제조사의 42%가 불합격 판정을 받는 충격적 결과가 나왔다.

골재채취업체도 25%가 불합격 통지를 받아들었다.
레미콘 제조사는 골재 품질시험 미실시, 골재 저장설비 관리 미흡 등의 문제가 나타났고 골재채취업체는 생산과정에서 이물질을 모두 제거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골재관련업계 전문가들은 그동안 알면서도 쉬쉬했던 결과가 나온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적지 않았다.

수도권 레미콘업체 품질관리실장 A씨는 “자연골재 채취 허가가 안나오는 상황에서 부순골재와 파쇄골재를 이용해야 하는 레미콘업계로서는 골재업체로부터 제공받는 품질검사성적서를 신뢰하기가 힘든 게 현실”이라며 “규모가 작은 레미콘업체들은 골재품질을 필터링할 인력을 별도로 두기가 쉽지 않다보니 불량골재 투입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  “알면서 쉬쉬했던 문제가 드러난 것”

 국토부  골재이력관리 시스템 구축 나서

골재는 시멘트와 더불어 콘크리트의 가장 중요한 원료다. 
콘크리트 용적에서 골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70%가량이다. 

나머지 비중인 시멘트는 공산품인 관계로 어느 정도 품질이 안정돼 있다. 따라서 골재 품질은 콘크리트 품질로 직결된다. 
골재 품질 관리가 부실시공 방지의 기본 중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청주대 건축공학부 한천구 명예교수는 “기본이 망가지면 시공과정에서 아무리 품질관리를 잘해도 양질의 시공물이 나올 수 없는 것은 불문의 진리”라며 “콘크리트는 양생이 이뤄지면 철거 외에는 부실을 되돌릴 수도 없는 만큼 애초부터 제대로 된 골재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재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량골재의 유통을 사전에 막는 수밖에 없다. 
국토부는 정기검사와 수시검사를 통해 골재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그동안은 검사 1주일 전에 미리 공지하는 정기검사를 해왔는데 올해부터 불시 점검하는 수시검사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정기검사는 사전에 불량을 감출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이같은 조치에 나선 것이다.
수시검사를 강화하자 예상대로 불량골재의 유통사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현실에서 전문가들은 국토부가 정기검사보다 수시검사 횟수를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검사의 효과를 높이고 불량골재 근절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기 위해 정부는 골재 품질 검사 때 예산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골재채취법을 개정하고 골재의 유통과정을 파악하는 이력관리제 도입을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골재는 콘크리트 강도를 좌우하는 중요자재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생산 유통과정에 대한 제대로된 관리 시스템이 없었다”며 “골재 이력관리 시스템 구축을 통해 골재 품질관리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골재의 품질과 건설현장 안전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