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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괴석과 아찔한 절벽 둘레길이 콘크리트로 시공된 무릉도원 중국 장가계를 둘러보고...

작성일 : 2024.10.07 09:54

“인생은 태어날 때는 순서가 있지만, 돌아갈 때는 순서가 없다고들 한다.” 이 말은 우리 삶의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잘 나타내는 표현이다. 인생은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는 여정이지만, 그 사이의 과정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나는 오늘 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값지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 S사 장교 입사 동기 단톡방에 아래와 같은 글이 올라와, 감명을 받은 부분이 있어서 인용해 본다. 내용은 이렇게 전개된다. 『그는 결국 오늘 떠났다. 8년여의 힘든 투병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처음엔 1달에 한 번에서, 2주에 한 번꼴로 단축됐고, 매번 안동에서 운전하고 올라와 치료를 받는 힘든 나날들이었지만 그런대로 잘 견뎌냈었다. 불행하게도 작년 하반기에 암이 뇌에까지 전이가 되어 또다시 새로운 항암 치료를 받게 됐으며,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체력적 문제로 오리역 부근 원룸에 거처를 마련하고, 통원 치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8년 동안, 총 방사선치료 80회, 항암 주사 80회, 뇌수술 6회 등 초인적인 강한 의지로 병마를 벗어날 수 있다고 버텨냈지만 결국 인간의 한계에 다다르게 되었다. 올해 초에는 항암 주사의 후유증으로 식음을 전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러 결국 의사와 상의하여 항암 주사를 중단하니 복수가 차고 붓기가 심각했다. 아침이면 눈이 떠지질 않을 정도로 붓고 오후가 되면 약간 빠지는 현상이 지속되었다. 얼마 전부터는 버티는 의지력도 많이 약해진 것 같았다. 그러던 중, 5월 2일에 연락이 왔다. 유언장을 작성하려는데 증인이 필요하단다. 고향 친구와 나 2명이 공증인 사무실에서 만났다. 얼굴이 부어서 한쪽 눈이 떠지질 않고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으며 너무 심각해 보였다. 유언장이 작성됐고 헤어지려는데, 몸도 가누기 힘든 상태인데도 굳이 식사하고 가란다. 고마워서 본인이 꼭 음식을 대접해야겠다는 강한 요망에 하는 수 없이 식사하고 헤어졌다. 식사를 하면서 조심스럽게 “아주 가까운 사람들을 만나겠느냐”고 물었더니 “자신의 험악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며 한사코 거절한다. 그래도 천만다행인 것은 말기 암 환자들이 겪는 통증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정말 불행 중 다행이었다. “마음 편히 먹고 건강 잘 챙기라”하고 헤어졌는데 그게 나와 그와의 마지막이 되었다. 그가 오늘 분당 OO 병원 응급실에서 마지막을 아주 편한 상태로 고통 없이 떠났다고 전한다. 빈소는 가족들이 고향 안동을 희망하여 구급차에 실려 떠나는 마지막 작별을 고하고 돌아섰다. OO이, 오랫동안 고생하셨네, 이제 정말 편히 쉬시게나..... (24. 05. 13. 21시)』 글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장가계 출국 날 이런 소식을 듣고, 빈소도 못 가보고, 눈시울만 뜨거워지고, 46년 전 입사시 보병 장교처럼 펄펄 날아다니던 동기가 아니였던가, 인생은 정말 잠시 인 것 같다. 

각설하고, 금번 호에서는 산수(山水)가 빼어난 장가계를 약 25년 만에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당시는 안개와 우천으로 제대로 보지를 못했는데, 금번은 날씨가 좋아 절벽 사이를 걷는 산책로, 협곡 둘레길, 케이블카 기초대, 산책길 양옆 펜스 등에 초점을 두어 장가계에서 사용된 콘크리트의 우수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방문(5/15∼19)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장가계(张家界)는 정말 놀라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명승지이다. 1년에 200일 이상 비가 내리는 지역으로, 등소평이 30년 전 이곳에서 휴양하던 중 개발하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여행지마다 선착순 원칙이고, 몸이 불편하면 걷기가 어려운 환경이어서 기초체력이 매우 중요하다. 다음은 장가계 여행의 주요 특징과 이번 여행에서 특별히 주목할 만한 점들을 정리한 내용이다. 장가계의 주요 특징은 (1) 기암괴석과 협곡: 장가계는 독특한 기암괴석으로 유명하다. 수백만 년에 걸쳐 형성된 석봉들은 마치 하늘로 뻗은 기둥처럼 솟아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천문산(天门山), 천자산(天子山), 칠성산, 황석채(黄石寨) 그리고 영화 ‘아바타’의 배경이 된 할레루야 산(阿凡达山)이 있다. 절벽 사이에 아찔하게 건설된 여러 코스의 산책로는 안전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대부분 콘크리트로 시공되었다. (2) 협곡 둘레길: 금편계(金鞭溪), 십리화랑(十里画廊)과 같은 협곡 둘레길은 장가계의 또 다른 매력이다. 이러한 길들은 장가계의 아름다운 경관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3) 케이블카: 장가계는 험준한 지형 때문에 케이블카가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천문산 케이블카는 세계에서 가장 길고 높은 케이블카 중 하나로, 28분 동안 스릴과 장엄한 풍경을 제공한다. 이를 타고 장가계의 독특한 지형과 규모를 보는 경치는 신비로움의 극치다. 그런데 이를 건설하면서 민원해결, 환경문제 등을 어떻게 해결하였는지 정말 궁금하다. (4) 유리 다리: 천문산 유리 다리(天门山玻璃栈道)는 투명한 바닥을 통해 아찔한 높이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앞만 보고 가야된다. 그렇지 않으면 머리가 빙빙 돈다. 이는 장가계의 자연경관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기도 한 것 같다. (5) 천문호선쇼: 중국 3대 쇼 중 하나, 여우와 마을 청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야외 공연을 천문동(天门洞)을 눈앞에 두고 보게 되어 너무나 좋았다. (6) 무릉도원: 무릉도원(武陵源) 지구는 장가계의 핵심 명소로, 세계자연유산에 지정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이곳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보여주는 곳으로, 자연의 신비와 인간의 노력이 결합한 장소다. (7) 기타: 애기고기가 살고 있고, 인공호수로 만들어진 보봉호, 배를 타고, 신비한 종유석, 술 저장고가 있는 황룡 동굴, 그리고 시내에 있는 72기루의 야경도 장관이다. 특히, 명승지를 올라갈 때마다 체크하는 안면 인식 기술은 정말 대단하다. 어디를 가든 얼굴을 대면 내 이름이 영문으로 나온다. 이젠 정말 꼼작 마 세상이다. 사람 통제가 이렇게 쉬워진다. 

끝으로, 이번 여행에서는 비가 오지 않아 장가계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나에게 큰 행운이었다. 험준한 지형에 설치된 케이블카와 콘크리트 산책로, 협곡 둘레길을 통해 장가계의 기암괴석과 협곡을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 장가계의 자연경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우며, 한 번쯤 꼭 방문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중국의 10대 명승지 중 하나로서, 그 명성에 걸맞은 놀라운 풍경에 까무러칠 지경이다. 장가계는 그 독특한 자연미와 인공 시설의 조화로 인해 우리 방문객 6인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제공해 주는 것 같다. 특히, 몸살 속에서도 장가계에서 무한공항까지 안전하게 안내해 준 노랑풍선 장가계 현지 가이드 이동호 님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