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5.08.04 03:17
인연이 만든 기술 교류,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은 때로는 술자리에서, 때로는 기술을 논하는 회의실에서 시작되곤 합니다. 저는 학군장교로 전역 후, 국가기간산업인 쌍용C&E에 사원으로 입사해 임원까지 재직하면서 일본 태평양시멘트(주)와의 오랜 기술 교류와 친분을 통해 수많은 일본 내 전문가들과 깊은 인연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이 인연은 단순한 업무 관계를 넘어 퇴직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으며, 지금도 전화 한 통, 카카오톡, 라인 메시지, 짧은 이메일 한 줄로 안부를 주고받고 기술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전·충남·충북 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의 일본 선진 콘크리트 기술 견학 역시 이러한 인연(因緣)의 연장선에서 자연스럽게 성사되었습니다.
이번 견학은 총 26명의 참가자가 함께한 가운데, 2025년 6월 17∼20일까지 3박 4일간 진행되었습니다. 일본의 폐콘크리트 재활용 기술 및 저탄소 콘크리트 제품 생산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지속가능한 건설 산업의 미래를 체감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본 프로그램은 대전·충남 콘크리트공업 협동조합의 위탁을 받아 KCL 대전충남센터가 주관하였습니다.
폐기물을 자원으로 바꾸는 힘–㈜쿠로히메G 치바소재 광역환경개발
도쿄도 아다치구에 본사를 둔 ㈜쿠로히메는 1973년에 설립된 일본의 대표적인 산업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 전문 기업입니다. 자본금 9,800만 엔, 종업원 78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관동 전역에서 발생하는 건설계 산업 폐기물의 수집·운반, 중간 처리, 재생 쇄석 및 모래의 제조·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쿠로히메는 수도권에 4개의 중간처리장과 7개의 재생 쇄석 스톡야드를 운영하며, 하루 총 3,340톤의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들 중간처리장은 도쿄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60~70km 권역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덤프트럭 45대와 중장비 26대를 보유해 효율적인 운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처리 시설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폐기물을 선별하고 이물질 제거, 분쇄, 분급 등의 공정을 거쳐 고품질의 재생 골재를 생산합니다. 대표 제품인 RC-40 재생 쇄석과 주문형 RM-40 제품은 일본 건설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쿠로히메는 수도권 자원순환형 산업의 중추로, 건설폐기물 업계 최초로 2023년 SBT 인증을 획득하며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한편, 카라사와 대표는 일본 최고의 블록 전문가로, 이종열 고문과의 오랜 친분을 바탕으로 이번에 직접 나리타공항까지 마중 나와 따뜻한 환대와 배려로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현장–장강(長岡)레미콘 & Lumber 방문
이번 방문에서는 시즈오카에 위치한 장강레미콘을 찾았습니다. 1966년에 설립된 장강레미콘은 레미콘 업계에서 유일하게 CUCO (Carbon Utilized Concrete)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저탄소 콘크리트 생산을 선도하는 기업입니다. 특히, 이번 일정에서는 미야모토 대표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겸 실험실인 ‘Lumber’도 함께 방문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가 있었습니다. 8년 전 첫 만남 이후 다시 만난 미야모토 대표는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고, 유창해진 영어 실력과 향상된 글로벌 비즈니스 마인드는 매우 인상적이었으며, 회수된 레미콘을 활용한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에 대해서도 소개받았습니다. 이 기술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고, 관련 제조 설비와 공정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또한, ‘Lumber’에서 마련된 티타임은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미야모토 대표의 부인이 직접 구운 쿠키를 제공해 주셨고, 참석자들은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날 방문에는 츠치야건재의 츠치 전무도 함께해 주었습니다. 현재 장강레미콘은 일본 전역에 약 180여 개 거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저탄소 콘크리트 사업을 지역 산업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이 기술은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2차 제품에도 폭넓게 적용되고 있어, 향후 활용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탄소중립과 저탄소 신제품 개발에 도전하는 토옥(土屋)건재
장강레미콘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약 20분 거리의 츠치야(土屋)건재 대인공장에서 제품 생산 현장을 직접 견학했고, 심도 깊은 설명도 이어졌습니다. 이번 방문은 기술력과 비즈니스 비전 모두를 확인할 수 있었던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츠치야건재는 1954년 설립된 중소기업으로, 약 70년간 건설자재 분야에서 활동해왔습니다. 대표 제품은 도로용 측구 시스템, 경계블록, 맨홀, 수로제품 등입니다. 대인공장과 슈젠지 공장을 운영하며 물류와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탄소중립과 저탄소 신제품 개발에 도전하고 있으며, 지역 고용 창출 및 이주 지원 기업으로 등록되어 지역사회와도 긴밀히 연계되어 있습니다. 동일본시멘트 제품 공업조합 소속이며, 본사에는 21명(여성 5명, 주로 30~40대)이 근무 중입니다.
문화로 마무리된 힐링의 시간
여정의 첫날, 나리타산 신쇼지를 찾아 비즈니스의 성공을 기원했고, 이어 아타미에서는 전통 온천욕과 준비된 가이세키 요리를 즐기며 피로를 풀었고, 후지산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줏코쿠토게(十国峠) 정상에서는 탁 트인 풍경 속에서 후지산을 바라보았습니다. 하코네에서는 아시 호수 유람선 탑승, 하코네 신사, 오와쿠다니에서 탄소가루를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저탄소”의 개념을 재정립했고, 일본의 자연과 전통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도쿄 시내에서는 도쿄도청 전망대에서 도시 전경을 조망했고, 아사쿠사의 센소지와 오다이바를 둘러보며 일본의 다채로운 문화와 현대적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일본의 문화와 정취를 오롯이 경험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참가자 소감 및 기대효과
이번 일본 견학은 콘크리트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미래를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폐기물 자원화, 재생 골재, 저탄소 콘크리트 생산 현장을 직접 체험하며 국내 적용 아이디어를 얻었고, 국제 교류를 통한 기술 고도화와 친환경 전환의 필요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끝으로, 전 일정을 세심히 지원해주신 대전·세종·충남 한국콘크리트공업 협동조합 연합회 함재현 이사장님, 우승식 상무님과 KCL 이철승 수석연구원께 감사드립니다.(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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