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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실리카 규사 생산 대표기업 일표광업 방문기...

작성일 : 2025.11.06 10:27

지난해 11월, 중국 옥룡설산(玉龍雪山)을 오르며 고산증(高山症)이라는 단어를 직접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건강에 자신이 있다고 믿어왔지만, 고산지대에서 산소 농도가 감소하면서 예상치 못한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해발 4,680m를 목표로 올라가면서 고산증 예방약과 휴대용 산소통을 준비했습니다. 덕분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전날 머물렀던 해발 3,200m 숙소에서 약간의 고산증 증상을 느꼈습니다. 고산증은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산소 농도가 부족해지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생리반응으로, 두통, 현기증, 호흡곤란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금번 경험을 통해 해발 3,000m까지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했으나, 그 이상의 고도에서는 산소통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건강하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오히려 자신의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각설하고, 이번 호에서는 일본 지인의 도움을 받아 일본 실리카 규사 공장을 방문(2024. 11.5∼7)한 경험을 전하려고 합니다. 한국의 유저 대표와 함께한 이 방문은 매우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일본에서 규사는 중부 지역보다는 본토 북쪽에서 생산되는 것이 품질이 더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일본 북부, 도치기현 가누마시(栃木県 佐野市)에 위치한 일표광업(日瓢鉱業)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일본에서 규사 실리카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중요한 지역으로, 산업 역사와 전통적인 일본의 매력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장소였습니다.

1. 일표광업 : 규사 실리카의 고장
일표광업 지역은 일본에서 중요한 실리카 규사 생산지이고, 교통의 요지입니다. 실리카 규사는 유리, 전자기기,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이 지역에서 채굴된 실리카 규사는 일본의 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습니다. 일표광업은 1961년 ㈜표옥(瓢屋)이 자동차용 주물 규사의 수요 증가에 따라 설립한 회사로, 이후 항공 부품, 건축 자재, 토목 자재 등의 규사 공급 전문 메이커로 성장해왔습니다. 일표광업은 생산회사로 공장에 도착한 순간, 평원에 공장이 있고, 저 멀리 산악지대의 고즈넉한 풍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곳의 규석광산은 해발 2,000m에 위치하며, 방문 당시 짙은 안개가 자욱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매우 친절하신 우치코시(打越)공장장의 안내를 받으며 우리는 짚차를 타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규석광산으로 약 30분간 이동했습니다. 공장장은 직접 차를 몰고 가며 지역 산업 역사와 광산 운영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었습니다. 광산에 도달했을 때, 그 규모와 웅장함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광산 내부는 벤치컷 방식으로 채굴되었으며, 조크러셔와 자이라토리크러셔를 거쳐 나온 원료는 다시 소성로를 통과하여 분쇄되고, 세파레타 분급과정을 거쳐 질 좋은 규사 실리카로 가공된다고 합니다. 특히, 미분이 거의 없다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이를 통해 생산된 규사 실리카는 뛰어난 품질을 자랑합니다. 일표광업의 연간 생산량은 약 10만 톤에 달하며, 이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공급처가 됩니다. 고산지대에서 생산된 우수한 품질 규사 실리카는 일본의 다양한 산업에 필수적인 자원입니다.

2. 일표광업의 주변 : 일본 전통 소바의 맛
일표광업 견학 후, 이 지역에서 또 하나의 매력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소바입니다. 소바는 일본의 전통 음식으로, 특히, 고산지대에서 자주 재배되는 메밀로 만든 소바는 그 지역의 자부심이자 중요한 음식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일표광업 근처에는 여러 소바 집들이 있으며, 그 중 가장 오래된 이즈류(出流)에서 모밀소바를 시식해보았습니다. 이즈류의 모밀소바는 신선한 메밀을 사용해 특별한 맛을 자랑하는데, 국물의 깊고 진한 맛과 쫄깃한 면발이 인상적입니다. 또한, 이곳의 소바는 100% 메밀로 만든 차가운 소바로, 탱탱한 면발과 깔끔하면서도 깊은 국물이 어우러져 입 안에서 조화로운 맛을 선사합니다. 특히, 겨울의 차가운 날씨에 따뜻한 소바를 먹으니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소바와 함께 나온 지역 특산물들은 또 다른 매력을 더해주었으며, 일본 전통의 맛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3. 니코 : 일본의 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진 관광지
일표광업을 둘러본 후,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니코(日光)였습니다. 20년 만에 다시 방문한 니코는 일본의 문화유산과 자연 경관이 어우러진 특별한 곳입니다. 니코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는 바로 니코도쇼구(東照宮)로, 그 화려한 건축과 섬세한 조각들에서 일본 전통 문화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니코도쇼구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고,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그 가치는 매우 큽니다. 또한, 니코 국립공원은 마치 수채화처럼 아름다웠습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청명한 공기와 시원한 물소리가 어우러져 모든 피로가 사라졌고,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힐링할 수 있는 이곳은 여행의 마지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또한, 일본 엔카 가사에 등장하는 호우젠지절(法善寺)을 방문했고, 해발 1,558m의 주젠지전망대(中禅寺展望台), 용머리 폭포, 주젠지호수(中禅寺湖), 난타이산(男体山), 자연보호구역인 센소가하라, 계곤폭포(華厳滝), 구불구불한 산길 등 니코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저물어가는 가을의 향수를 달랠 수 있었습니다.

4. 여행의 여운
일표광업에서의 실리카 규사 생산 현장 견학, 일본 전통 소바의 맛, 그리고 자연이 선사한 니코에서의 문화와 자연을 경험한 것은 정말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닌 일본의 산업, 역사, 문화, 자연을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여정이었습니다. 그동안 여러 번 일본을 방문했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숨은 매력을 새롭게 발견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일표광업에서의 광산 견학은 일본 산업의 숨은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소바의 맛은 일본 전통 음식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니코에서의 자연의 아름다움은 마음에 깊이 새겨져 오랫동안 간직될 것입니다.(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