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 수준, 생산량 2억㎥ 이하로 추락
작성일 : 2025.11.0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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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사 일방적인 가격 인하 요구에
영세골재업체들 울며 겨자먹기 납품
건설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건설기초재의 원천 공급 자재인 골재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착공면적과 건설수요가 급감하면서 연관 산업이 도미노 침체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골재 관련 기관이 밝힌 수치로 파악된 골재업계 침체 상황은 심각하다.
한국골재협회(회장 윤기석)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골재 생산량은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억7745만㎥와 큰 차이가 없는 1억8762만㎥로 집계됐다.
생산량이 2억㎥ 이하로 떨어진 것은 IMF 이후 처음이다.
골재수요 감소는 결국 골재가격 인하로 직결됐다.
최근 ㎥당 골재가격은 산림 및 선별‧파쇄사 기준으로 자갈(25㎜ 기준)이 1만2000∼1만2500원, 모래가 1만5000∼1만6000원에 형성되어 있다.
2023년 말과 비교하면 15% 가량 떨어졌다.
골재 수요감소에 따른 레미콘업계의 저가수주 경쟁 압박도 한층 가중된 결과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윤기석 한국골재협회 회장은 “건설 물량이 감소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치명타를 맞았고, 올 하반기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골재가격이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7월 말 기준 연도별 수도권 골재가격(25㎜ 자갈‧㎥당)은 △2020년 1만4000원 △2021년 1만4500원 △2022년 1만6100원 △2023년 1만9000원 △2024년 1만9600원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다 올해 7월 말 기준 가격은 1만8200원으로 떨어졌다.
일부 업체는 지난해 대비 3000원가량 낮춘 1만6000원대에 거래한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건설사압박 -> 레미콘값 인하 -> 골재값 인하 도미노
업계간 가격 낮추기 압박에 저품질 골재 유통 우려
골재업계는 가격 하락의 원인을 레미콘업계로 돌리고 있다. 레미콘업계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원자재인 골재 구매가격 인하에 나섰다는 게 골재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수도권 레미콘 납품단가는 2020년 ㎥당 6만6700원에서 2024년 9만3700원까지 가파르게 상승한 뒤 올해는 건설경기 침체를 고려해 9만1400원으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레미콘 운반비용은 1회전당 2020년 5만500원에서 올 7월 이후부터 7만5000원 수준까지 치솟은 상태다.
경기지역 골재업체 관계자는 “레미콘 업체들이 기존 계약 조건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영세한 골재 업체들은 거래 중단을 우려해 어쩔 수 없이 요구를 받아들이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골재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레미콘사의 골재가격 인하 압박은 크게 2가지 방식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먼저 레미콘 제조사가 기존 거래 중인 골재업체 이외에 납품단가를 낮춘 별도 업체와의 신규 거래를 진행한 뒤 높은 단가를 유지해온 기존 업체의 거래량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방식이다. 또 골재가격 인하 사례를 통해 기존 거래 중인 골재업체에도 가격을 낮추길 권유하고, 이후 거래가격이 낮아지지 않으면 거래 물량을 점진적으로 줄여 골재가격을 전반적으로 끌어내리는 방식이다.
골재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골재가격에 대한 경쟁은 있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에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며 “레미콘 납품가격 하락과 함께 운반비용이 증가하면서 원가를 낮추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전문가들은 골재가격 하락이 지속될 경우 품질 저하와 공급 차질이 우려하고 있다.
골재업체들의 경영난이 심화하면 품질관리 비용 문제로 저품질 골재가 유통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한천구 청주대 건축공학과 명예교수는 “콘크리트 품질과 직결되는 골재에 대해 시장논리로만 접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하면서 “골재업계가 시장 상황따라 어떤 품질이든 만들기면 하면 팔린다는 인식을 고치지 않는 한, 수요자가 가격 인하 압박을 가할수록 저품질의 골재 유통을 막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과거 골재업계는 가격을 낮추면 더 잘 팔렸고, 저품질도 문제될 게 없었다”고 꼬집으면서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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