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6.06.02 09:04 수정일 : 2026.06.0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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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수’ 왜 다시 주목받나
고강도화로 품질 편차 설비고착 기준미비 논란
고강도 콘크리트 적용이 확대되면서 현행 회수수 관리 기준이 실제 생산 현장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레미콘업계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일반 콘크리트 대비 시멘트 사용량이 많고 점성이 높은 고강도 콘크리트의 특성상 세척 및 생산 과정에서 회수수 발생량과 슬러지 고형분 농도가 함께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레미콘을 비롯한 콘크리트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강도 콘크리트는 배합 과정에서 단위 결합재량이 증가하고 미분말 사용 비율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잔여 콘크리트와 세척수에서 발생하는 고형분 함량 역시 일반 제품보다 높게 나타나며, 현행 일률적 회수수 품질 기준을 적용할 경우 실제 공장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현재 회수수 기준이 콘크리트 강도나 배합 특성, 생산 방식의 차이를 세밀하게 구분하지 않은 채 동일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고강도·고유동 제품 생산 비중이 높은 사업장일수록 회수수 내 슬러지 농도 관리가 까다로워지고, 이에 따른 품질 및 생산성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레미콘 고강도화가 부른 역설
“더 탁해진 회수수, 처리비용 급증”
레미콘을 타설한 뒤 남는 회수수(세척수).
이 물이 요즘 골칫거리다.
회수수는 레미콘 운반차 드럼 내외부 잔여물이나 공장 세척배수에서 골재를 제거한 물을 뜻한다.
여기에는 시멘트에서 용출된 수산화칼슘을 포함한 상징수와 슬러지수가 포함되며, 강알칼리성 환경오염물질 성격을 띠기 때문에 적절한 처리와 관리가 필수다.
동시에 상당량의 미수화 물질이 남아 있어, 적절히 관리하면 자원순환 측면에서 재활용 가치도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수수 이슈가 새롭게 부각되는 배경에는 레미콘의 고강도화가 있다.
강도가 높아질수록 콘크리트 안에는 미세한 시멘트 입자가 더 많이 남는다.
그 결과, 회수수는 점점 탁해지고 농도는 짙어진다.
최근 국내에서는 내구성을 중시하는 국제 흐름과 아파트 붕괴사고 이후의 안전 대책 등으로 압축강도 수준이 높아졌고, 2022년 개정된 KCS 14 20 10의 배합강도 결정 규정 역시 설계기준강도뿐 아니라 내구성기준강도와 기온보정강도까지 반영하도록 바뀌었다.
그 결과 과거 24MPa 중심이던 출하 구조가 30·33·35·40MPa 등으로 올라가면서 시멘트 사용량이 증가했고, 회수수 농도와 세척 난이도도 함께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콘크리트 실무현장의 전문가들은 “그냥 두면 안 됩니다. 계속 씻어내야 합니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은다.
하지만 씻어낼수록 비용은 증가하고, 처리 부담도 커진다.
환경 규제까지 겹치면서 문제는 더 복잡해졌다.
레미콘업계가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품질 변동성과 설비 유지비다.
회수수를 그대로 재사용하면 유동성 저하, 응결시간 단축 등 콘크리트 품질의 불안정을 유발할 수 있고, 이송 라인과 재처리 설비 내부에 시멘트 성분이 고착되면서 세척·보수 비용도 커진다.
특히 고강도 레미콘 생산이 늘어나는 환경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 빈번하고 더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회수수는 더 이상 부수적 관리항목이 아니라 생산성·품질·환경을 동시에 좌우하는 변수로 인식되고 있다.
기준은 엄격한데, 현실은 이미 재사용 중
무조건적인 사용 금지보다 품질관리 대안 필요
가장 큰 문제는 제도와 현장 사이의 간극이다.
정부 건축공사표준시방서에는 품질관리의 어려움을 이유로 고내구성 콘크리트에 회수수 사용을 제한하는 취지의 규정이 있으며, 일본 JASS도 고강도 콘크리트에 회수수 사용 금지를 규정하는 것으로 소개된다.
하지만 국내 레미콘 업계에서는 이미 70% 이상이 회수수를 전량 재사용하고 있는 현실이 언급되며, 단순 금지 규정만으로는 현장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고 품질을 담보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고강도 콘크리트에 대한 별도 기준 또는 차등 적용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강도 등급별 특성, 배합 설계 조건, 공장별 처리 시스템 등을 종합 반영한 현실적 기준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단순히 일반 콘크리트 기준을 동일 적용하는 방식으로는 고성능 제품 생산 확대 추세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회수수 기준 조정이 곧바로 완화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회수수는 단순 재활용수 개념을 넘어 콘크리트의 유동성, 응결 특성, 압축강도, 내구성 등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품질 안정성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기준 개선 논의는 허용 범위 확대 여부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실제 성능 검증과 현장 적용성 평가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결국 고강도 콘크리트 시대에 맞는 회수수 관리체계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생산 현실과 품질 확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 논의가 보다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해법으로 떠오른 ‘안정화 회수수’
콘크리트 품질 안정화와 향상까지 기대
본지 편집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한천구 교수는 “레미콘 공정에서 발생하는 회수수를 적절히 안정화해 사용할 경우, 단순히 폐기물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콘크리트 품질 안정화와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회수수에 아무 조치 없이 사용할 경우 유동성 저하, 공기량 감소, 응결시간 단축, 건조수축 균열 증가 등 품질 문제가 나타날 수 있지만, 안정화제를 적절히 적용하면 슬럼프 손실 감소, 공기량 안정화, 강도 발현 안정화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또 “기존에 수화열 방지용으로 개발된 초지연제가 회수수 안정화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히며, 당시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안정화제의 국산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교수는 회수수 활용을 단순한 비용 절감 문제가 아니라, 품질·환경·산업 경쟁력을 함께 묶는 기술 과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회수수는 레미콘 생산 및 운반 장비 세척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과 미세 고형분이 섞인 물로, 재활용 필요성은 크지만 품질 변동성 때문에 늘 논란이 있어왔다.
즉, 별도의 안정화 처리 없이 회수수를 사용할 경우 유동성 저하, 공기량 감소, 응결시간 단축, 블리딩량 감소, 건조수축 균열 증가, 압축강도 소폭 저하 경향 등이 보고됐다.
반면 안정화제를 일정량 혼입하면 믹서트럭 및 설비 내 시멘트 고착 방지, 배합 변경 없이 배합수처럼 사용 가능, 슬럼프 손실 감소, 공기량 안정화, 강도 발현 안정화 등의 이점이 있다는 것이 한교수를 비롯한 콘크리트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회수수는 폐기물 아닌 자원”
한천구 교수, 안정화 기술과 국산화 필요성 강조
순환기술로 품질·환경·원가 절감 동시에 겨냥, 초지연제 활용 가능성
사실 레미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회수수를 둘러싼 산업계의 고민은 오래됐다.
처리 비용은 늘고 환경 부담은 커지지만, 품질 문제 때문에 재활용은 제한적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천구 교수를 비롯한 국내 콘크리트 전문가들은 회수수를 적절히 안정화해 활용할 경우 오히려 콘크리트의 품질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본지 편집자문위원인 한천구 교수는 “안정화 처리 없이 회수수를 콘크리트 생산에 투입하면 유동성 저하, 공기량 감소, 응결시간 단축, 건조수축 균열 증가 등 여러 품질 리스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안정화제를 적용하면 슬럼프 손실을 줄이고 공기량과 강도 발현을 안정화하는 등 배합수 대체 활용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교수는 본지에 기고중인 한천구의 실무교실(기술강좌 제341회 게재)을 통해 이 같은 회수수 문제를 집중 조명한 바 있다.
그는 회수수 재활용은 단순한 환경 규제 대응을 넘어 생산성과 품질관리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국내에서 수화열 제어 목적으로 개발된 초지연제가 회수수 안정화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한 만큼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안정화제의 국산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교수의 주장대로 현재 레미콘 회수수 재활용 기술은 환경성과 경제성, 그리고 자재·첨가제 산업의 자립화까지 연결될 수 있어 이에 대한 공감대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레미콘 공정의 친환경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제가 됐고, 원자재 가격 변동과 폐기물 처리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회수수의 안정적 재활용은 생산성과 환경 대응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현실적 수단”이라는 한교수의 지적이 주목받는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