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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시작되는 레미콘 단위수량 품질검사 의무화 논란 “레미콘업계 발등의 불”

비상 걸린 레미콘 업계-단위수량(水量) 품질검사, 12월 1일부터 시행

작성일 : 2022.12.02 03:07

콘크리트 단위수량 현장검사 의무화

 

대형 레미콘사 '측정기' 확보 발등의 불  VS  중소 레미콘사 '측정기' 없어도 문제없어

지난 1월 광주광역시 서구 아파트 붕괴 사고의 원인은 물의 양을 많이 탄 불량 레미콘이었다. 원가 절감과 작업 용이성 등을 위해 섞는 물의 양을 늘린 탓에 콘크리트 강도가 떨어졌고, 건물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붕괴 아파트에서 채취한 콘크리트 대다수가 설계 기준 강도 85%에 미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물 탄 콘크리트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자 정부가 이를 근절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이 ‘단위수량(水量) 품질검사’다. 
‘단위수량’이란 아직 굳지 않은 콘크리트 1m³ 중 포함된 물의 양(골재 중의 수량 제외)으로, 콘크리트의 강도, 내구성 등 콘크리트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9월 1일 ‘단위수량 품질검사 기준’을 마련하고, 이 기준에 따른 ‘콘크리트공사 표준시방서’(KCS 14 20 00)를 고시했다. 
다만, 국토부는 건설현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장비 수급과 테스트 기간 등을 고려해 시행 시기를 12월 1일로 늦춰줬다.
이 기준에 따라 이달 1일부터는 건설현장에 반입되는 콘크리트 120㎥ 마다, 또는 배합이 바뀔 때마다 수분 함량을 측정해야 한다. 
단위수량 허용치는 185㎏/㎥ 이하로, 콘크리트 1㎥ 중 포함된 물의 양이 185㎏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관련 업체 상당수가 아직 수분 함량을 측정할 장비조차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는 등 실제 현장에서는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형 레미콘사도 측정기 확보 비상
"내년 5월 돼야 제품 받을 수 있어"

단위수량 품질검사 시행일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레미콘 업계는 단위수량 측정기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를 인수하는 건설사가 시험방법을 결정하고, 측정기도 준비해야 하는 검사 시행의 주체다. 
콘크리트 제조업체인 레미콘사는 콘크리트 표준시방서가 아닌 ‘KS(한국산업표준)’를 따르기 때문에 단위수량 검사에 대한 의무가 없다. 
그러나 실제 검사 대상은 레미콘사가 납품하는 콘크리트이기 때문에 현장 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 폐기할 수밖에 없어 선검사는 불가피하다.

레미콘 업계는 사업장별로 측정기 확보에 나섰지만, 검사 시행일을 앞두고 주문이 몰려 시행 전 측정기 확보가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대형 레미콘사 한 관계자는 “단위수량 품질검사를 위해 사업장별로 측정 장비 구매 절차를 밟고 있는데 실제 제품을 확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단위수량을 측정하는 방법은 고주파가열법, 에어미터법(고정밀법), 정전용량법, 마이크로파법 등 4가지다. 
기존의 고주파가열법과 에어미터법(고정밀법), 정전용량법 외에 마이크로파법이라는 방법이 새롭게 등장했다. 
물분자에 의한 파의 감쇄 원리로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물 분자에 의한 파의 감쇄 원리로 수량을 측정하는 마이크로파법을 건설사와 레미콘사들이 가장 선호한다. 
단위 용적 질량의 차이를 이용하는 에어미터법과 정전용량과 수분율의 관계로 측정하는 정전용량법 등이 실제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측정법이다.
특히 마이크로파법으로 단위수량을 측정하는 독일 I사의 측정기는 부피가 작고 가벼우며, 가격도 다른 제품에 비해 저렴해 주문이 120여대 이상 밀려 내년 5월이나 돼야 제품을 받을 수 있다. 
에어미터법으로 측정하는 국산 D사의 제품도 20여대가량 주문이 밀려 12월 중순은 지나야 제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측정기 업계 관계자는 ”평소 거의 없던 측정기 주문이 지난 9월부터 밀려들고 있다”면서 “업계에서 선호하는 측정기의 경우 시행일 이전에 수령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정 측정법 임의 조작 가능성 논란
사전에 조작가능성 원천 차단해야 

문제는 측정기기 작동방법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데이터를 임의적으로 입력할 수 있어 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측정기의 경우 기본데이터는 배합표나 골재밀도 등 콘크리트의 납품서에 명시돼 있는 공식적인 데이터 입력으로 측정 완료 시, 기본데이터 및 측정값이 표시돼 사실상 조작이 불가하거나 조작 시 확인이 가능하지만, 이 역시 마음만 먹으면 임의 조작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심과 불신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업계관계자 A씨는 “대기업도 측정업체와 짜고 대기오염물질 수치를 조작하는 마당에 건설현장에서의 원가 절감이나 시공편의를 위해 사전에 절저하게 임의적 조작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후관리가 아닌 사전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을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A씨는 마이크로파법은 보정계수에 의한 임의조작 가능성이 농후하고 골재 수분 흡수로 인한 보정값이 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1월 시행에 앞서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 청와대나 국토부, 국가건설기준센터, 콘크리트학회 등에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국토부는 회신을 통해 “다른 기기도 마찬가지다.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마이크로파법 측정기기는 이번에 새로 추가됐다.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지금 단위수량 측정기기(4개)는 모두 조작 가능성 있다. 기본데이터 입력을 잘못하면(문제가 된다) 그 기기만 문제가 아니다. 
현장에서 고의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 “그런 이유로 인해 사후관리를 위해 검교정을 받게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들 측정기기들은 기존에 검증된 게 아니다. 
(전에는) 의무화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에 급하게 결정한 것으로 아직 완벽하게 준비한게 아니므로 조만간 공인검교정 기관(KOLAS)과 협의를 통해 보완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 추가된 마이크로타법 측정기기는 국토부가 선정한게 아니고 단위수령 의무화 도입을 위한 용역에 따라 콘크리트학회에서 현장에서 쉽고 간편한 방법이라고 얘기를 해서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실제 마이크로파법은 원래 단일품목인 곡물이나 수분, 모래수분 측정용으로 개발해 사용돼 왔다. 
복합재료인 콘크리트에 마이크로파법을 사용하는 것은 보정값 개념으로 추가적인 조작으로 인해 다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전문가들은 마이크로파법을 적용할 경우 같은 주파수 대역에서도 같은 제품들이 각각 단위수량값 오차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존의 고주파가열법과 에어미터법, 정전용량법 외에 마이크로파법은 모두 2020년 당시 한국콘크리트학회가 규격으로 제시한 측정기기들이다. 

국토부의 지난 8월 발표 훨씬 이전부터 제안됐던 것으로 사실 새로울 것도 없는 방법이다. 
단지 마이크로파법은 단위수량 측정기기에서 제외돼 있었지만 모대학 교수의 추천에 의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로부터 용역과제를 의뢰받은 국가건설기준센터 관계자는 “구체적인 것은 언급할 수 없지만 추가된 마이크로파법은 이 분야 전문 학자의 추천으로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콘크리트 품질 제고를 위한 단위수량 측정기기의 오차범위가 정도관리 차원을 넘어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직접적인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찾은 한국콘크리트학회 기술사들이 밝힌 콘크리트의 단위수량 측정기술 등에 따르면 기기별로 오차가 31.3%에서 최대 51.0%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가 애초 선정한 측정기기도 이럴진대 새롭게 추가된 마이크로파법에 대해서는 아예 시험조차 없었기에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그만큼 기본적인 데이터가 빈약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단위수량 측정 의무화를 밀어붙이는데 따른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좀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건설현장의 시공 관계자들의 자의적 판단에 따른 측정값 오류와 입도 선택에 따른 측정값 곡선이 다를 수 있다는 근원적 문제점을 되짚어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밀도나 시험방법 차이나면 판정결과 달라질 수 있어
검사방법이나 기기보다 종사자들의 품질의식이 더 중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의 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정보원(KISTI)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콘크리트에 대한 단위수량 시험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 중 에어미터법은 57%로 가장 많고 고주파 가열법이 21%, 정전용량법은 14%이며 나머지는 가열로 건조법, 감압건조법, 염분 농도차법 등으로 이중 국토부가 추가로 선정한 마이크로파법은 아예 없다.

모니터링 분석을 통해 KISTI 측은 유의할 점으로 “시공자가 반입검사에 이용하는 방법과 콘크리트 공장에서의 이용 방법이 다를 경우 양쪽 시험의 정밀도에 차이가 있게 되면 판정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측정기기를 보유하지 않는 시공자는 이를 대행하는 경우 시험결과에 대해서는 투명성이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레미콘은 반제품으로 품질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하게 된다. 
시간상 거리제한을 두는 이유다. 
현장에서의 품질검사가 중요하며, 특히 타설 시, 레미콘 품질의 판정이 중요한데도 시험 검사방법에 따라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측정방식과 기기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동시에 신축아파트 붕괴같은 재발을 막기 위한 필수적 절차인 셈이다.
콘크리트학회 역시 콘크리트의 단위수량에 대해서는 장비보다는 경영자/업무책임자/현장 담당자의 확고한 품질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점차 초고층화하는 건설추세에 맞춰 초고강도 콘크리트의 수요가 커지는 반면 정부는 기존 방법을 재구현하는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학회에 따르면 콘크리트 단위수량 측정방법으로 가열건조법과 에어미터법, 정전용량법, 염분농도법, 그리고 마이크로파법을 나열하고 있다. 

A건설사 기술연구소 건축연구지원팀으로 구성된 5명의 연구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알려진 가열건조법과 에어메타법 및 정전용량법을 검토한 결과, 에어미터법은 단위수량 추정 오차가 다른 기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가열건조법(전자레인지법)과 정전용량법은 다소 편차는 있지만 시방배합상의 단위 수량을 추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국토부가 선정한 마이크로파법은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시행 초기 측정기 수급 문제 있을 수 있어
건설·레미콘사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또다른 문제로 꼽히는 것은 실제 레미콘사들의 준비는 미흡하다는 점이다.
전국 20여곳에 대형사업장을 운영 중인 A사의 경우 본사와 지역사업장 3~4곳 정도만 측정기를 확보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15개 사업장을 운영 중인 B사는 본사 외  단 한 곳도 측정기가 없다. 
대형 레미콘 업체 중 유일하게 수도권에서 7개 사업장을 운영 중인 C사만 각 사업장에 단위수량 측정기를 완비, 주기적으로 단위수량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형 레미콘들의 준비상황은 더욱 부실하다. 
충청권 한 레미콘사 관계자는 “건설사가 준비하면 된다. 레미콘사까지 준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측정기를 갖추지 않아도 문제 될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콘크리트 단위수량 품질검사 도입의 산파 역할을 해온 이한승 한양대학교 스마트융합공학부 교수는 “레미콘사가 제조한 콘크리트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았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오래전부터 정부와 콘크리트학회가 제도적 개선을 추진해왔다”면서 “시행 초기에는 (측정기) 수급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건설사와 레미콘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건설현장 단위수량 품질검사가 콘크리트에 대한 불신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