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슬래그 아스콘 개발 ‘봇물’
작성일 : 2023.04.03 09:50 수정일 : 2023.04.0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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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강슬래그 친환경 아스콘재료로 변신
에이징 처리와 품질관리는 사각지대
아스콘업계에 친환경 신소재 기술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제강슬래그를 활용한 아스콘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친환경, 그리고 재활용이라는 슬로건에 맞고 내구성능 향상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통해 아스콘 전문기업과 제철사들이 협업을 통해 제강슬래그 아스콘을 속속 출시하고 있는 것.
천연골재 대신 제강슬래그 골재를 쓰면 연간 여의도 면적의 4.5배에 달하는 산림보호 효과가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사회적 가치로 환산하면 1800억원에 달하며, 온실가스 배출도 연간 2만336t가량 저감될 것으로 추산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제강슬래그를 아스콘 혼합물에 사용할 때 에이징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품질은 물론, 안전에도 문제가 있어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시스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강슬래그는 철에서 강을 만들기 위해 쇳물에 녹아있는 탄소와 규소 등의 성분을 제거하는 공정에서 발생하는데, 1톤(t) 조강 시 약 170㎏의 슬래그가 발생한다.
제강슬래그는 냉각 및 파쇄·선별 등의 과정을 거치는데, 아스콘 혼합물용 골재로 쓰려면 13㎜ 이하 크기로 잘게 쪼개야 한다.
원석파괴 기계인 조크러셔로 13㎜로 파쇄하고, 분쇄기인 로드밀로 둥근 형태로 만든다.
이같은 제강슬래그 아스콘제품 개발 분위기속에 아스콘 전문기업 A사는 제강슬래그 아스콘을 개발, 친환경 프리미엄 스틸아스콘 출시에 따른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바 있다.
A사에 따르면 신제품 제강슬래그 아스콘은 기존 일반도로 대비 도로포장 시공 시간을 줄이고 포장공사 후 도로 개방 시간을 앞당겨 민원을 최소화 할 뿐 아니라, 제강 슬래그를 사용해 도로의 내구성을 높이고 포트홀 발생 가능성도 크게 줄여주며, 수명도 2배 이상 증가시키는 다양한 장점을 가진 제품이라고 밝혔다.
또한 제강슬래그 아스콘이 소음 감소와 미세먼지 저감, 친환경, 우수한 경제성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중차량이 많은 광로와 대로, 버스전용차로, 버스정류장 등에 적합하다며 천연골재를 대체한 제강 슬래그 골재를 사용한 친환경 제품으로 기존 도로포장 공사 대비 16% 이상의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어 경제성이 높은 아스콘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와 손잡고 제철소에서 나오는 산화슬래그로 아스팔트 콘크리트를 만들어 판매하는 현대제철은 이미 2012년부터 슬래그 아스콘을 개발하기 시작해 2016년 관련 특허를 취득한 바 있다.
2015년 7월에는 충남지역 생태산업단지 구축을 위해 당진 등의 지방도 2km 구간에서 시험 포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제철에서 공급받는 제강슬래그가 에이징처리 된 상태가 어느 수준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경기북부 아스콘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품질관리실장 A씨는 “최근들어 제강슬래그를 골재를 사용한 아스콘을 친환경이라는 이름으로 마케팅하는 것이 유행처럼 되는 분위기인데 업체 입장에서는 공사비를 절감한다는 부분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지긴 한다”고 전제하면서 “다만 제강슬래그가 갖고 있는 유해성분을 얼마나 제거해서 활용하는지에 대한 부분은 우리에게 알려진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무턱대고 사용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의 경우에도 제강슬래그의 도로자재 활용은 전체 골재 사용량의 2~3% 정도이며, 주로 시멘트, 건축자재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우리나라에 비해 순환골재와 순환아스콘 사용비율이 훨씬 높을 정도로 건설폐기물 재활용이 보편화되어 있는 일본조차 제강슬래그의 아스콘 혼입은 매우 조심스럽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슬래그의 에이징 방법에 따라 아스팔트 혼합물의 성능·수명이 명확하지 않은 점, 또한, 도로 자재로서의 사용 실적에 대해서는 오랜 역사가 있지만 시공 예가 적기 때문에 이용 방법이 확립되지 않은 점, 슬래그 안에 포함된 유해 물질의 반응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학계의 분석이다.
제강슬래그속 유황성분 물과 접촉시 변색 악취
에이징처리 안정성 확보안되면 품질저하로 이어져
일반적으로 제강슬래그 아스콘은 일반 제품에 비해 강도가 1.5배 높아 도로의 수명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여기에 교체비용 절감과 석회석 부산물의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친환경 골재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제강슬래그를 활용한 아스콘 제품은 기존 골재와 비교해 강도, 내구성 등이 모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주로 건설토목용으로만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이에 비해 미국·EU 등은 제강슬래그를 도로포장 골재로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
미국은 도로포장재의 51%, EU는 46%가 쓰이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제강슬래그를 사용하면 천연골재와 달리 재료공급에 한계가 없고, 안정성과 내구성이 높다는 강점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수분 저항성이 높은 제강슬래그 아스팔트 혼합물은 포트홀 발생 가능성도 적어 교통사고 저감효과도 기대된다.
지난 2012년부터 2018년 6월까지 전국 도로에서 발견된 포트홀은 10만6239건이며, 이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는 1197건에 달한다.
기존 아스콘 혼합물과 비교해 비용절감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제품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략 일반 아스콘 혼합물 대비 제강아스콘의 경우 5%~10% 수준의 원가가 절감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에이징 처리에 대한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는 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아스콘업계 대표적인 탄소경영 리딩기업으로 손꼽히는 윤성아스콘의 최유승 대표는 “제강슬래그를 아스콘 혼합물에 활용하는데는 에이징 처리가 관건”이라고 지적하면서 “현재로선 제철사에서 에이징처리를 어떻게 해서 아스콘사에 공급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제대로 에이징이 되지못해 남게 되는 유황성분을 비롯해 제련과정에서 슬래그속에 잔존하는 생석회가 팽창해 골재 탈리를 비롯해 아스콘 혼합물의 손상을 일으킬 개연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제강슬래그 포함 모든 철강 슬래그에는 유황분이 함유되어 있다. 유황은 물과 접촉하면 노란색으로 변색되거나 악취가 발생한다. 이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파쇄 후 공기와 황을 반응시켜 안정된 황산 이온으로 산화시키는 공정이나 탄산가스로 중성화해 황색수의 색깔과 취기를 소멸시키는 에이징을 해야 한다.
즉, 제철소에서 철을 원석에서 추출 가공하는 과정에서 제강 원료(선철 스크랩)의 정련에는 생석회가 사용되는데 충분히 용해되지 않으면 불안정한 채로 슬래그 속에 잔존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용해 불충분한 생석회는 유리석회라 불린다.
이 유리석회가 물과 반응하면 부피가 2배로 팽창하기 때문에 아스팔트가 아래에서 밀려서 파괴되는 꽃피는 현상(팝아웃)을 일으킨다.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유리석회를 수분과 반응시켜 소석회로 바꾸고 부피를 안정 시키는데 이 공정은 파쇄 후 안정화될 때까지 야드에 쌓는 방법이나 증기 또는 고압증기의 고온과 물을 이용하여 반응을 촉진하는 방법 등이 동원된다.
일본, 품질우려에 제한적으로 사용
제강 슬래그 에이징 처리 신뢰성 높여야
과거 일본의 나고야시 상,하수도국의 발주로 2009~2012년도에 수도관 교체공사를 실시한 도로에서 포장에 총 220군데의 균열이나 돌기가 발생한 적이 있는데 이때 원인으로 지적된 것이 바로 제강슬래그 사용이었다.
노면이 융기하는 등, 균열이 현저한 구간에 대해서, 나고야시가 공적 기관에 의뢰해 성분을 분석했는데, 철강 슬래그가 9할 정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
또 일본 치바시는, 자원·소재 회사 「JFE 미네랄」(철강회사)제의 노반재를 사용한 포장 도로에서, 노면이 최대 약 5센치 융기하고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고 발표했다.
도로 보수 등에 사용된 아스팔트 및 콘크리트 폐재와 제강의 부산물인 슬래그(광재)를 섞어 만든 아스콘 혼합물에서 팽창이 일어난 것에 대해 모회사 JF는 스테인리스 제조 때 생긴 슬래그를 평소보다 2배 섞던 시기의 제품으로 이 슬래그가 물과 화학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분석했다.
공주대 김진만 교수는 “일반적으로 연소 후 슬래그에는 용융 슬래그에는 납, 카드뮴, 6가크롬, 수은과 다양한 중금속류가 함유되어 있다”면서 “함유기준이나 용출기준이 있으나 그것들도 분명 몇 년 지나면 산성비의 영향 등으로 인한 2차 재해가 가능하기 때문에 에이징 처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철강산업의 발달과 함께 철강(제강)슬래그는 매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발생량이 증가하지만, 재활용 용도는 저부가가치 분야에 집중되어 있어 새로운 용도의 창출을 위한 연구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철강슬래그 중 제강슬래그는 화학적 반응에 의한 팽창 붕괴성으로 인하여 에이징 처리가 필요하지만, 기존의 서냉 방법은 환경적 문제점과 골재의 안정성에 대한 확실한 신뢰를 주기에는 부족하므로 보다 신뢰성 있는 에이징 처리 방법의 개발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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