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Home > 집중분석

[판커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

작성일 : 2020.11.02 12:15 수정일 : 2022.06.29 06:37 작성자 : 관리자 (c)

 

 

GS건설에 레미콘 1위 유진기업까지 가세

새 주인은 누구? 매수 열기 ‘후끈’
 

유력주자 현대중공업과 치열한 각축전 예상

도중하차없이 끝까지 완주할지 시선집중

 

유진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참여한다. 여기에 뒤늦게 GS건설까지 출사표를 던지면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로써 앞서 인수전 참여를 밝힌 현대중공업그룹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MBK파트너스, 글랜우드PE, 이스트브릿지 등 재무적 투자자(FI) 3곳과 현대공업지주, 유진기업, GS건설 등 전략적투자자(SI) 세 곳이다.

이 가운데 현대중공업지주는 건설기계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를 통해 KDB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KDBI)와 손을 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했고 GS건설은 사모펀드(PEF)인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 중 유진그룹의 인수전 참여에 레미콘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레미콘 제조 및 판매를 주로 영위하는 만큼 주력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건설기계로의 사업 확장으로 건설업 전반으로의 사업 다각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는) 현재 건설소재 중심 사업영역에서 건설기계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동시에 성장의 한계인 내수 중심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넓힐 수도 있어 입찰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진기업의 유동성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가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는 점에서 인수자금 마련 방안에 이목이 쏠린다. 유진그룹은 그간 M&A 시장에서 소리없는 강자로 여겨졌다. 2016년 레미콘과 건설업을 영위하는 동양을 인수한 후 2017년에는 현대저축은행을 인수하며 금융업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특히 2007년에는 로젠택배와 하이마트를 연이어 품으며 재계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3년만에 M&A 시장에 등판한 유진그룹의 유동성에 주목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영권을 포함한 매각가에 비해 그룹 내 현금성 자산 등이 다소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 36.07%의 시가는 6,500억원 가량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할 경우 매각가는 1조원 가량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유진기업 부족한 매입자금조달 방안은?

그룹내 금율계열사 활용 가능성 높아

 

유진기업의 올 상반기 별도 기준 유동자산은 3,032억원이다. 이 중 현금성 자산은 550억원, 금융 자산은 428억원 수준이다. 알짜 계열사인 동양의 상반기 별도 기준 유동자산은 2,406억원, 현금성 자산은 251억원 가량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가에 비해 다소 부족한 수치다.

이에 업계에서는 유진기업의 계열사인 유진자산운용의 자금 지원과 골프장 등 일부 비주력 자산의 매각을 통해 실탄을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여기에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와 관련해 아직까지 구제척으로 결정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에 대한 실사가 진행된 후 재무적투자자(FI) 유치 등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기업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MBK파트너스, 글렌우드PE 등 경쟁자들을 따돌려야 한다. 유진기업은 두산그룹이 요청한 구체적인 인수 비전과 베팅금액 등을 정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업계의 관심은 유진기업이 FI로 누구와파트너를 맺을 것인에 쏠리고 있다. 유진기업 현금성자산 규모는 단독으로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기에 크게 부족하다. 업계에서는 유진기업이 금융 계열사를 활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17년 유진저축은행(옛 현대저축은행)을 인수할 당시에도 금융 계열사 유진에스비홀딩스 출자를 통한 자금마련이 이뤄진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당시 유진프라이빗에쿼티(유진PE)가 1855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 현대저축은행 인수금액(2101억 원)의 88%를 담당하고 나머지는 유진기업이 부담한 바 있다.

특히 자체 현금이 부족한 상황에 예비입찰에 FI 파트너 없이 참여한 것도 그룹 내 계열사 활용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유진 계열 금융회사들의 그룹 관련 딜에 참여한 사례로 미뤄봤을 때 이번에도 그룹 내 계열사가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룹 내 계열사 역량만으로는 8000억원가량의 자금을 모두 모집하기 어려운 만큼 대규모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한 대형 FI 등과 컨소시엄을 맺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큰 딜인 만큼 유진그룹 내 금융계열사만으로는 자금 확보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차입금 증가에 따른 부담이 존재하지만 외부 대형 FI 초청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내다봤다.

 

 

GS건설 참여에 현대중공업 긴장

현대중공업이 인수하면 건설기계시장 독점적 지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을 더욱 뜨겁게 달군 것은 GS건설의 참전이 결정되면서 부터다. 당초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주목받던 곳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건설기계가 두산인프라코어와 굴삭기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어 인수시 시너지 효과가 기대돼서다.

현재 국내 건설기계시장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약 40%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현대건설기계와 볼보건설기계가 각각 약 30% 가까운 점유율로 바짝 뒤를 쫓는 형국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면 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와 더해져 국내 건설기계 시장점유율은 70% 수준까지 올라가게 된다. 

사실상 국내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시너지와 재무적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의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점쳐져 왔다”면서 “양사가 한 그룹 안에 소속되면 규모의 경제뿐만 아니라 소재 구매와 연구개발 측면에서도 큰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금여력을 갖춘 GS건설의 참여로 이번 인수전의 결과를 예상하긴 어렵게 됐다. GS건설의 올 상반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1조9500억원으로 인수전에 참여한 후보 중 자금력을 가장 풍부하게 갖췄다는 평가다.

이번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인프라코어의 지분 36.27% 전량이며 인프라코어가 보유 중인 밥캣 지분 51.05%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분가치는 대략 6000억원으로 프리미엄 등을 더해 매각가가 8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예상과 달리 다수의 원매자들이 예비입찰에 뛰어들면서 앞으로 인수전은 한층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본입찰은 이르면 10월말에서 11월초쯤 진행되고 우선협상대상자는 연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업계에서는 GS건설의 참여로 이번 인수전의 판세가 바뀔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GS의 가장 큰 장점은 자금력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1조9440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별도의 재무적 투자자(FI) 없이도 자력으로 두산인프라코어를 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그동안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히던 현중컨소시엄의 셈법이 복잡해지게 됐다. 당초 인수전에 나설 생각이 없던 현대중공업지주를 어렵게 설득해 컨소시엄에 포함시킨 KDB인베스트먼트(KDB인베)의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결국 인수전 마지막까지 완주할지도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현중컨소시엄이 과연 인수자금을 얼마나 조달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시너지는 상당하겠지만 자금이 급한 두산으로선 FI를 가장 중요한 판단 근거로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GS건설 역시 이번 인수전에 끝까지 임할지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재무 여력은 충분하지만 지주회사인 ㈜GS의 지분을 오너일가가 쪼개기식으로 보유하고 있어, 최종 의사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GS건설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전 참여도 검토했지만 결국 포기한 바 있다.

양 컨소시엄 모두 두산인프라코어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의 소송 문제를 가장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다. DICC는 현재 FI와 7000억원 규모의 소송을 벌이고 있다. 그나마 두산그룹이 DICC 소송 우발채무를 책임지기로 했지만, 추후 재매각을 고려할 때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굴착기 사업 외에 두산인프라코어는 방산 사업도 영위하고 있어 향후 재매각에서 해외 원매자를 제외하는 등 운신의 폭이 좁다”며 “GS건설의 참여로 판은 커졌지만 FI들은 신중하게 입찰금액을 써낼 것이고, 여차하면 중도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