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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시멘트 ‘스마트 혁신’으로 불황 넘는다]

작성일 : 2020.12.01 02:56 수정일 : 2022.06.29 06:36 작성자 : 관리자 (c)

 

 

드론 날려 30분만에 골재 재고파악하고

감마선 쪼여 실시간 최적 배합비 찾아내 

 

유진기업, 업계 최초 드론 활용…레이저센서로 차량 적재 자동화

쌍용양회, 빅데이터로 석회석 분석…GPS 깔린 트럭 동선 죄적화

 

레미콘·시멘트업계가 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한 제조 혁신에 나섰다. 첨단 과학 기술을 활용해 반복적인 노동자의 작업을 자동화하는 등 공정 스마트화가 본궤도에 올라섰다는 분석이다. 

레미콘업계 전문가들은 주택 보급 증가와 건설 경기 하락으로 레미콘·시멘트 수요가 수년째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몸부림의 결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드론으로 재고 측정, 레이저로 공급 조절

유진 53개 연구과제 진행, 생산효율 높이고 비용은 낮추고

 

경기 북부에 있는 축구 경기장 면적 두세 배 규모의 유진기업 골재 야적장에는 레미콘 배합에 필요한 모래, 자갈 등 골재 더미가 산처럼 쌓여 있다. 

그동안 골재 재고량을 확인하기 위해 세 명의 작업자가 네 시간에 걸쳐 골재 더미를 샅샅이 조사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드론 한 대로 30분 만에 파악하고 있다. 드론이 골재 재고를 360도로 입체 촬영한 뒤 이를 3차원(3D)으로 자동 구현해 재고량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된 덕이다.

레미콘·시멘트업계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공정 스마트화에 속속 나서고 있다. 건설경기 하락으로 레미콘·시멘트 수요가 수년째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시장점유율 국내 1위 업체인 유진기업은 ‘드론을 이용한 골재 재고 측정’ ‘거리 측정 레이저 센서를 이용한 차량 적재 자동화’ 등을 도입해 생산 현장에 적용했다. 국내 업계 최초 시도다. 유진기업은 2022년 스마트공장 가동을 목표로 자동 배차 등 53개 자체 연구 과제를 선정했다. 레미콘 공정에서 중요한 작업 중 하나는 공장에서 막 생산된 레미콘을 콘크리트믹서트럭 호퍼(깔대기처럼 생긴 투입구)에 정확히 맞춰 주입하는 것이다. 

새거나 넘치지 않도록 방송실에서 원격으로 확인해가며 트럭 운전기사에게 전진과 후진 명령을 반복해야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레이저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트럭 위치를 조정해 상당한 노동력과 시간을 아끼게 됐다. 

가장 알맞은 위치에 트럭이 서면 빨간색 경광등이 파란색으로 바뀌어 레미콘 주입이 시작된다.

레미콘 강도와 품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골재내 수분함량이다. 유진기업은 방사선 동위원소를 이용한 측정 기술로 수분함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엔 샘플채취로 파악해서 실시간 파악이 어려웠다. 

유진기업은 올해 완료를 목표로 ‘적외선 레이더를 이용한 3D 골재 입고 측정 시스템’을 비롯해 ‘QR코드를 이용한 입고 자동화 시스템’ 등도 개발하고 있다.

 

아주산업, 모바일 입고 서비스 도입

카톡 챗봇으로 실시간 출하상황 파악

 

레미콘업계 2위인 아주산업은 모래, 자갈 같은 원자재 납품 차량의 입출고 관리를 모바일로 할 수 있는 ‘모바일 골재 입고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해 7개 사업소에서 활용 중이다. 레미콘 업계는 전통적으로 다른 산업군에 비해 ICT를 많이 활용하지 않지만, 아주그룹은 실제 적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아주그룹은 자회사 아주큐엠에스를 통해 주력 사업인 레미콘 사업에 적용 가능한 ICT를 개발하고 있는데 최근 IT계열사인 아주큐엠에스를 통해 모래, 자갈 같은 원자재 납품 차량의 입출고 관리를 모바일로 편리하게 해결해 스마트 팩토리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주큐엠에스가 대표적으로 개발한 ICT는 머신러닝, 챗봇,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등이다. 이 기술을 레미콘 산업에 적용 가능한 서비스 모델로 가공해 ICT 기반의 레미콘 사업 구축을 이끌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 원자재 단가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레미콘 업계가 ICT를 도입하면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레미콘 업계에 특화된 스마트팩토리 구축에도 성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주큐엠에스가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모바일 골재입고 서비스`는 레미콘 생산에 필요한 모래, 자갈 등 원자재 납품 차량의 입출고 관리를 모바일로 간편하게 운영이 가능하다. 모바일 골재입고 서비스는 사업장 출입구 카메라를 통해 촬영된 영상을 기반으로 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이 사용자에게 입출고 현황을 알려주는 기술이다. 아주산업은 특히 기존 출하실과 전화통화로 확인해야했던 출하 정보를 메신저에서 일상 대화하듯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도 상용화했다. 아주산업의 레미콘 7개 사업소가 활용 중인 이 서비스는 카카오톡 메신저를 활용한 챗봇을 통해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실시간으로 출하 내역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챗봇 기술은 소통 오류를 줄이고, 담당자가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출하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현재 아주그룹 계열사 아주산업의 7개 레미콘 사업소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 아주큐엠에스는 반복적인 레미콘 품질관리 서류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는 RPA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품질시험 결과 입력, 출하생산 투입량 확인, 운반거리 비교 등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는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데이터 추출 및 분석, 검증, 서류 출력까지 자동으로 진행할 수 있다.

아주그룹은 현재 주력 사업인 레미콘 사업 외에도 다양한 방향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고민하고 있다. 아주그룹 관계자는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은 경제발전에 따라 시멘트 수요가 최고치 대비 40~50%수준으로 감소했다”며 “시장에서 살아남기위해선 제조 혁신이 전 사업 영역에서 더 활발하게 진행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쌍용양회, 빅데이터로 채석단계부터 트럭 동선 조정

GPS와 감마선 기술 이용 실시간 성분분석과 최적의 배합

 

시멘트업계 1위 쌍용양회는 위성항법장치(GPS)와 감마선 기술을 제조업 혁신에 활용하고 있다. 

쌍용양회는 석회석 등 시멘트 원료를 채석 단계에서부터 최적으로 배합하도록 트럭의 운반 동선을 조정하는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쌍용의 이 기술은 이미 지난 9월부터 강원도 동해공장에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산 채석장에서 석회석을 실어나르는 트럭의 GPS신호를 감지해, 감마선 분석으로 실시간 파악된 채석장별 석회석 품질에 따라 트럭 동선을 조정하는 시스템이다. 보통 시멘트 채석장은 작업 구간별로 석회석 함유량이 미세하게 다르기 때문에 시멘트 품질을 높이기 위해선 여러 작업 구간별 석회석을 최적의 배합으로 섞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채석장별로 석회석을 분리해 운반하고, 성분을 분석한 뒤 그 결과에 따라 다시 배합하느라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했다. 쌍용양회는 이 난제를 광산 내 ICT 시스템과 ‘온벨트 시스템’을 도입해 해결했다. 

조쇄작업을 통해 잘게 쪼개진 석회석은 샘플을 추출한 후 시편으로 제작돼 X선 분석을 거친다. 시편으로 제작하는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보통 한 시간에 한 번씩만 성분 분석이 가능하다. 여기서 나온 석회석 성분에 따라 어느 채석장 석회석을 더 생산할 지, 어느 채석장 석회석과 섞어야할 지 등이 결정된다. 

하지만 작업장별 석회석 분석 속도가 느려 뒤늦게 운반 지시가 내려지거나 운반 차량내 석회석이 작업장별로 섞이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쌍용양회는 광산내 ICT시스템과 ‘온벨트시스템’을 적용하면서 감마선 분석으로 실시간 석회석 성분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감마선이 컨베이어벨트에 올라온 석회석 조각 표면을 쐬면, 빅데이터로 축적된 통계에 따라 자동으로 석회석 함유량을 실시간 예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채광 단계에서부터 석회석 성분 조합이 가능해졌다. 즉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석회석 운반 트럭에 심어진 GPS 신호를 감지해 운반 단계부터 석회석이 최적의 배합으로 섞이도록 트럭의 동선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것이다.

또 GPS로 실시간 트럭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위험구역 접근 및 장비간 근접시 경보를 울려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으로 매년 이익을 내기 어려워지고 있어 살아남기 위한 제조업 혁신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