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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 아픈 레미콘 대신 PC로 바꿔봐? ]

작성일 : 2022.06.03 03:28 수정일 : 2022.06.29 05:47 작성자 : 관리자

 

최대 호황 맞은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시장
탈현장 건설 기조에 PC시장 20%↑ 
 
 
PC 시장 폭등세에 건설업계 각축장
중견건설·레미콘사까지 눈독
 
PC(Precast Concrete, 사전제작 콘크리트) 시장의 상승세가 무섭다.
폭등이라고 표현할 만큼 거침없는 PC 시장 성장세에 건설사를 비롯한 관련업계의 진출 움직임이 빨라지는 모양새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은 범건설 분야로 확산되는 추세로 현대건설 외에도 중견건설사, 레미콘업체 등 범건설업 차원의 PC 시장 진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중견건설사 H사는 최근 기업 인수합병을 통한 PC 사업 추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매물로 나온 T사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 
T사는 충북과 전북 지역에 각각 1개 공장을 둔 업체로 연간 6만㎥의 PC 부재를 생산하고 있다.
레미콘업체인 A사도 PC 업체 K사에 대한 인수합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사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연평균 900만㎥(전체 6.5%)를 공급하는 중견 레미콘업체다.
A사가 관심을 보이는 K사는 충북 충주에 위치한 공장을 통해 연평균 4만㎥의 PC 부재를 제작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 기업은 연간 약 350억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종합건설업체에 이어 레미콘 업체까지 잇따라 PC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PC 시장의 두드러진 성장세 때문이다. 
PC 시장 규모는 연평균 10~20%씩 급성장하며 올해 2조원 진입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공장 제작, 현장 조립’의 탈현장 건설(OSC) 기조가 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공기(工期) 단축 효과가 큰 PC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건설사들은 물류센터뿐 아니라 반도체 공장, 지식산업센터 등으로 PC 공법의 활용 분야를 늘려가고 있지만, 기존 제작사들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직접 PC 제작 시장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레미콘 업계 역시 원자재·운반비 인상, 레미콘 운반사업자들의 잦은 파업 등으로 레미콘 사업 부문이 악화하면서 이를 대체할 사업으로 PC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PC 사업은 레미콘과 연관성은 높아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다.
 
 
PC시장 年 10~20% 고속성장세
유진레미콘 PC 시장 진출여부 ‘촉각’
 
사실 레미콘 업계의 PC 사업 검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레미콘업체가 콘크리트의 핵심 원재료로 사용하는 PC를 취급할 경우 품질적인 우위를 앞세운 시장 공략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레미콘업체 삼표산업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삼표는 그룹 계열사 삼표피앤씨를 통해 PC 시장에 진출한 이후 10여년만에 업계 ‘톱3’ PC 업체로 성장했다. 
업계 1위인 유진기업 역시 지난해 PC사업 진출을 검토한 바 있다.
유진기업이 PC 사업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다. 
주력 사업인 레미콘 사업이 원자재·운반비 인상 요인에 더해 레미콘 운반사업자들의 잦은 파업에 따른 출하량 감소 여파로 부진을 겪자, 여러 대안 중 하나로 PC 사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PC업계는 콘크리트 전문기업인 유진의 PC 시장 진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내부에선 유진이 PC 업계 전문인력을 영입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유진기업은 1984년 설립된 후 콘크리트 품질 확보를 위한 기술력은 물론 원자재 수급망까지 두루 갖췄다. 이런 유진이 콘크리트를 핵심 원재료로 사용하는 PC를 취급할 경우 품질적인 우위를 앞세운 시장 공략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PC 업계 관계자는 “콘크리트에 대한 기술과 경험이 많은 유진이 PC 시장에 진출한다면 까다로운 경쟁사가 될 것은 분명하다. 다만, PC는 단순 건자재로 분류되는 레미콘과 달리 PC 설계에 대한 이해도와 시공 능력까지 요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충분한 사전 준비가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PC 사업 진출설에 대해 유진기업 관계자는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안용한 한양대 ERICA 건축학부 교수는 “노조 리스크에 공기 단축 수요, 중대재해처벌법 등 각종 요인들에 의해 PC 공법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레미콘 업체의 경우 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PC 사업이 가능하고, 건설사의 경우 자재비는 다소 늘더라도 인건비 감축, 공기 단축이 가능해 참여가 활발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30년만에 최대 호황 PC 시장
‘전통 vs 신흥’ 강자 맞붙었다
 
이처럼 30여년만에 최대 호황기를 맞은 PC(사전제작 콘크리트) 시장을 두고 관련업계의 각축전이 치열한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커지는 PC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신·구(新舊) 경쟁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한성피씨건설·까뮤이앤씨·삼표피앤씨 등 전통적인 PC 강자에 맞서 지피씨(GS건설)·반도건설·대우에스티(대우건설) 등 신흥 세력들의 맹추격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현재 국내 PC 시장은 역대급 호황기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국한되던 PC 공법이 물류창고, 지식산업센터, 반도체공장 등 지상 건축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연간 1조원대 PC 시장이 2025년을 기점으로 2조원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점쳐질만큼 상승세가 가파르다.
업계 1위인 한성의 강점은 생산량이다. 
물류창고 현장을 중심으로 PC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에서 연간 28만㎥를 생산할 수 있는 한성의 입지는 더욱 견고해지는 분위기다. 
한성은 지난해 물류창고 현장만 9곳을 수주하며 15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한성은 ‘PC+RC 원스톱 서비스’를 최근 도입하면서 공기 지연 최소화와 같은 차별화된 시스템을 구축했다.
삼표는 물류창고 건설에 특화된 더블월(Double Wall) 공법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더블월은 복수의 벽체를 연결한 후 내부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공법이다. 유사 공법과 달리 별도의 접합부에 틈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방화벽 용도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물류창고, 반도체공장 등 화재에 민감한 현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약 20만㎥다.
까뮤는 양보다 질에 주력하고 있다. 생산능력은 한성, 삼표 등 경쟁사와 비교하면 다소 떨어지지만, 가장 까다로운 반도체 시공 능력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해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M15, M16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현장의 P4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종합건설사 레미콘사 PC 시장 공략 본격화
인재영입, 신기술 개발 박차
 
이에 맞서는 신흥 세력은 종합건설사들과 레미콘사들이다.
가장 공격적으로 PC 시장을 공략하는 회사는 GS건설 계열사인 지피씨다. 
2020년 설립된 지피씨는 지난해 10월 충북 음성 공장을 가동하며 양산에 돌입한지 불과 6개월여 만에 ‘빅3’를 위협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피씨의 강점은 출하량의 60% 가량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제작하는 선진화된 설비에 있다. 업계 4위의 생산량(연간 18만㎥)과 정밀한 부재 생산이 가능한 이유다.
지피씨는 아파트, 초고층빌딩 등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동주택 건설에 활용되는 자동화 벽체 생산 설비(베터리 몰드)를 이미 확보했고, PC 주택 분야의 기술투자도 늘리고 있다. 지피씨에 이어 반도건설도 오는 4월부터 PC 양산 체제에 돌입한다. 
최근 리모델링 공사가 끝난 여주 PC 공장을 기반으로 연간 3만㎥의 할로우코어 슬래브(Hollowcore Slab)를 제작, 생산할 예정이다. 
사업 초기에는 자체 아파트 현장에 공급하고, 시스템이 안착되면 외부 영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대우건설 계열사인 대우에스티도 충북 진천에 연간 8만5000여㎥ 규모의 ‘MIR 슬래브’ 생산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현재 공장 가동을 위한 지자체 인허가를 준비 중이며, 이르면 오는 5월 PC부재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진기업은 계열사 ㈜동양의 플랜트 공장이 있는 충남 예산 부지를 PC 공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PC 업계 영업담당자는 “유진이 PC 영업 인력 영입을 본격화하면서 일부 면접까지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유진이 PC 공장을 직접 만드는 대신 기존 PC회사를 인수하거나 협업하는 방향으로 PC 사업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