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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20% 예외조항 취소해달라”

대기업 중견기업 참여로 중소사업자 고사위기 주장

작성일 : 2023.01.03 02:57

 

중기부, ‘담합 근절’ 행정 고시
아스콘연합회, 고시 취소 소송 1월 19일 판결

올 1월 19일 아스콘 연합회가 중소벤처기업부를 상대로 제기한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고시 취소’ 행정 소송 판결에 아스콘업계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업계는 이번 판결에 따라 오랜 세월 아스콘업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입찰 담합 논란이 근절되는 계기가 마련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의 공공조달 품목인 아스콘의 경우 지금까지 21건의 담합이 적발돼, 2021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3개 행정 기관은 아스콘 산업의 고질적인 병폐인 담합을 근거로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지정을 반대하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소벤처기업부는 시간적(3년 고시) 한계를 두고 담합 발생이 잦은 수도권과 충남 지역의 아스콘 제품 연간 수요 예측량의 20% 이내에서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지정 예외 조항 신설을 고시했다.
이 조항에 대해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고시에 대한 집행정지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아스콘업계는 지난 2007년부터 아스콘이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됨에 따라 관련 업체들은 공공조달 입찰에서 중기간 경쟁제도를 통해 조합을 통해 물량을 배정받아왔다. 
중기간 경쟁제도는 단체수의계약제도가 폐지된 이후 2007년부터 시행된 것으로 중소기업 시장개척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낙찰가격을 예정가격의 85% 이상 보장하는 계약이행능력심사제를 실시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은 납품단가 하락 등의 우려도 덜게 된다.
조달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공공기관의 아스콘 총 구매 물량 2389만 839톤 중 약 2207만 6042톤(92.4%)을 아스콘 조합이 납품했다.
문제는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제도’를 악용해온 일부 아스콘업체들로 인해 아스콘이 담합종목이라는 오명을 면치 못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오명속에 아스콘의 공공조달은 공급업체들간 담합 등 입찰비리와 납품차질 등을 이유로 제도개선 요구가 계속돼 왔고 제도손질이 잇따랐다.
그동안 정부는 대부분이 공공재로 공급되는 아스콘 공공조달에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편해왔다.

 

관건은 제도 악용해 공정경쟁 막았나 여부
10년간 담합 과징금만 100억, 아스콘은 담합종목 오명

레미콘·아스콘 공공조달방식은 1986년부터 2006년까지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조합과 수의계약 형태의 단체수의계약 방식이 운영돼 왔다.
이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제한경쟁입찰 방식인 희망수량경쟁입찰 제도를 도입했지만 여러 문제점들로 인해 다시 다수공급자 계약방식으로 전환됐다.


중기간 경쟁제도는 정부가 지정한 제품을 공공기관이 구매할 때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제한경쟁이나 지명경쟁 입찰을 하는 제도로 중소기업의 판로 지원을 위해 지난 2007년 도입되었는데 단체수의계약제도가 수혜업체 편중과 조합 운용 부조리 등의 문제를 일으키자 이를 대신해 도입된 제도다. 
도입당시에 아스콘업계는 단체수의계약제도 폐지에 대한 반발이 상당했다.
아스콘업체들의 반발이 극심했던 탓에 2007년 전면폐지 이전부터 단체수의 계약제도는 폐지를 유예해왔지만 결국 단체수의계약제도를 대신해 중기간 경쟁제도가 도입됐다.
그러나 중기간 경쟁품목으로 지정되어 시행 10년이 넘도록 아스콘업계는 단체수의계약시절의 입찰 담합 관행을 못 벗어났고 부작용이 끊이지 않는데도 조달청과 중기부는 적절한 대응을 못해왔다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실제로 그동안 공정위가 적발한 아스콘 공공 조달시장의 입찰 담합은 매년 감사원의 단골 지적사항이었다. 
끝내 중소기업벤처부가 담합 주범으로 꼽힌 아스콘업계의 나쁜 관행의 시정을 위해 중소기업 경쟁제품인 아스팔트콘크리트(이하 아스콘)에 대해 대기업·중견기업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고 이에대해 지역 중소기업들은 ‘고사 위기’라며 거세게 반발, 아스콘연합회가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 것이다.
실제 2016년 10월 감사원의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제도 운영 실태’에 관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 공공조달 품목인 아스콘의 구매계약 중 95.6% 규모가 담합인 것으로 보고됐다. 
아스콘이 중기간 경쟁품목으로 지정된 이래 지난 15년간 아스콘업계 전체에 총 21건의 담합 사례가 적발돼 과징금을 받은 데다 행정기관들로부터 소송이 제기돼왔음에도 이러한 불공정 행위는 근절되지 않았던 것.
세부적으로 2021년까지 10년간을 살펴보면 2013년 충북지역 아스콘 제조업자들에 8억원 과징금 조치, 2017년 11월 대전·세종·충남지역 아스콘 조합에 54억원 과징금, 2021년 10월 아스콘 조합에 42억원 과징금 조처가 내려졌다. 
과징금 합산액만 100억원이 넘는다. 
2021년의 경우 42억원의 과징금과 함께 해당 4개 조합들 모두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특히 2021년 11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 등 3개 행정 기관들이 해당 사례들과 같이 유사한 업체들로부터 담합이 이어지는 아스콘 산업의 고질적인 병폐를 근거로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지정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고 이 같은 논란에 중기부는 그 다음 달인 12월에 3년 고시 한계를 두고 담합이 잦은 수도권과 충남지역의 아스콘 제품 연간 수요 예측량의 20% 내에서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지정 예외 조항 신설’을 고시한 바 있다.
이에 반발해 아스콘연합회는 “아스콘은 그동안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으로 보호돼 중소기업들만 납품이 가능했다”면서 “신설된 고시로 인해 아스콘물량 20%에 대해 대기업·중견기업과 경쟁을 벌여야 해 중소 아스콘사들은 거대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중견기업에게 ‘맥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학계전문가들 “담합 단골업종 오명 벗어야”
중기간경쟁품목 장기간 지정이 기술개발 저해

사실 원칙론에 입각해서 본다면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제도’란 제품을 구매하려는 공공기관은 본래 중소기업자만을 대상으로 경쟁입찰을 통해 계약을 맺고, 해당 중소기업은 계약 대상 제품을 직접 생산·납품해야 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 제도는 자유시장 경제의 기본 원리에서 벗어나 경쟁제품 등으로 지정된 물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자에게 큰 이익과 혜택을 부여하면서 오히려 공정한 경쟁을 막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아스콘 관련 학계전문가들은 아스콘업계가 제도 혜택을 받기 위해 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성장보다는 ‘무늬만 중소기업’으로 안주해온 측면이 있다면서, 실제 지금까지 업체들이 상호 기술경쟁보단 담합 단골업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품질 노력을 게을리하게 되면서 제도내에 안주하게 만들어 아스콘 품질 저하의 주원인이 된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한국아스팔트 학회 박태순 회장은 “아스콘 제조업체들이 신기술 도입 및 설비 투자에 대한 노력보단, 공공조달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가격 담함의 굴레속에서 오랜 세월 안주해 온 측면이 적지 않다”면서 “해외의 좋은 신기술과 제품을 국내현장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아스콘업체 종사자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과감한 수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수도권 아스콘업체 품질관리실장은 “시중에 알려진 좋은 아스콘 제조 신기술을 배워서 활용하고 싶어도 경쟁이 제한되어 있는 업종 특성상 가격에만 치중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담합 여지가 있는 제도상 허점, 그리고 그틈을 파고드는 우리 업계의 오랜 고질병을 고치려면 이번 판결결과가 좀 더 진보적일 필요가 있다”면서 “담합논란이 끊이지 않는 아스콘 업계 상황은 과거 유리와 콘크리트 파일에서 단 1건의 담합 적발로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에서 완전히 지정 제외된 사례와 비교하면 크게 차이가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정부 구매기관과 중앙행정기관들이 지난 2021년 11월 담합 문제를 제기해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지정 제외 의견서’를 제출했음에도 아스콘은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아스팔트 학회 박태순 회장은 “현행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도는 동일 품목이 장기간 반복 지정되면서 제도에 안주해 오히려 중소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폐해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다른 무엇보다 아스콘이라는 품목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필수재이기 때문에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지 않은 친환경 소재의 품질 좋은 재료 개발에 업계가 나서기 위해서라도 아스콘이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이 맞는지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