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올리고 출하량은 내리고
작성일 : 2023.12.04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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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올렸는데도 웃을 수 없는 시멘트업계
건설경기 부진에 시멘트값 인상 효과 기대 ‘난망’
시멘트업계가 잇따라 가격 인상에 성공했지만 웃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전기요금 추가인상과 출하량 감소에 따라 수익성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연탄 가격이 반등하고 있는 데다 친환경 설비투자도 예정돼 있어 가격 인상 효과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업체들은 지난 11월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하고 있다.
회사별로 보면 제일 먼저 쌍용C&E가 지난달부터 톤당 가격을 7200원(6.9%) 인상했다.
아세아시멘트는 6.4%, 나머지 한라시멘트와 삼표시멘트, 성신양회는 6.7% 가격을 인상했다. 업체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가격 인상에 따라 시멘트 가격은 톤당 11만2000원 수준으로 결정됐다.
이번 가격 인상은 전력비 상승과 각종 원부자재 공급 가격의 급등 등에 따른 영향이다.
시멘트는 원료를 녹이는 소성로(시멘트 제조 설비)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업종으로 전기료가 원가의 20%를 차지한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전기료가 44%나 올라 부담이 커진데다 환율이 오르면서 유연탄 가격 하락의 효과도 누리지 못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익성 개선 단기적 효과에 그칠 것’
전기요금 인상에 시멘트업계 부담 커져
이번 가격 인상에 따라 시멘트사들은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쌍용C&E는 3분기 영업이익 476억1300만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81.4% 증가한 수준이다.
쌍용레미콘 지분 매각이 반영됐고 동시에 가격 인상, 유연탄 가격 하락 효과 등이 맞물린 덕분이다.
그러나 정부가 또 한 차례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시멘트업계는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일 전기요금인상 조정안을 통해 전력소비 상위 0.2%에 해당하는 대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을) 전기요금 단가만 킬로와트시(㎾h)당 평균 10.6원 올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가운데 시멘트업계는 인상폭이 가장 큰 고압B(154㎸)에 해당해 타 업종대비 부담 클 수 밖에 없다.
산업부에 따르면 고압A(3300∼6만6000V 이하)는 ㎾h당 6.7원, 고압B와 고압C(345kV 이상)는 ㎾h당 13.5원을 각각 인상한다. 여기에 건설경기 둔화에 따른 출하량 감소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공사가 지연된 건설 현장들이 올해 몰아서 진행됐고,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레미콘 내 시멘트 배합 비율이 상향되면서 상반기에는 수요가 소폭 늘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착공 물량이 눈에 띄게 줄어 들고 있는 상황이다.
시멘트 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3분기에는 쌍용C&E에 이어 다른 업체들도 개선된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결국 시멘트 가격 인상 효과도 도루묵이 될 것”이라며 “최근 시멘트 인상률도 원래 올리려던 것의 절반밖에 올리지 못해 가격 인상 효과가 생각한 것보다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워낙 지난해 시멘트 업계 실적이 좋지 않아서 올해 크게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측면도 있다.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가격 인상 효과가 전기요금 인상으로 상쇄돼 시멘트 업계 실적 개선이 내년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며 “시멘트 수요 감소도 가시화되고 있다. 11월이 가장 성수기인데 현장에서 시멘트 수요는 오히려 줄고 있다”고 주장했다.
건설경기 위축에 시멘트 수요 감소 전망
불황속 시멘트가격 재인상 어려워 ‘고민’
이처럼 건설경기가 둔화하면서 건설업계의 예상대로 건축 착공은 점차 감소세를 띄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주택 착공은 12만5862호로 전년 동기 대비 57.2% 줄었다. 당연히 건축에 사용되는 시멘트 수요도 함께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9월까지 건설수주액을 살펴보면 전년동기대비 36% 이상 하락해 올들어 8개월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형국이다.
여기에 유연탄 가격 반등과 친환경 설비투자 지출도 예상된다.
지난해 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한때 톤당 400달러까지 돌파했던 유연탄 가격은 올해 들어 100달러 아래까지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본격화하며 내년 초까지 가격 반등을 점치는 전망이 우세하다.
환경부 방침에 따라 설치해야 하는 질소산화물 방지시설(SCR) 투자비도 부담이다.
그렇다고 해서 또 가격 인상을 검토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당초 시멘트사들은 가격 인상 폭을 10% 수준으로 잡았을 뿐 아니라, 인상 시기도 지난 7월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기 둔화 등에 따라 전후방 업계와의 상생을 택했고, 정부의 중재 아래 인상폭을 6%대로 축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둔화에 따라 인상폭을 조정한 만큼 섣부른 가격 인상 등은 아직까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전기요금 인상과 출하량 감소에 따라 기대했던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 내수부진의 대안은 수출?
시멘트업계 “수출로 판로 모색”
이렇게 건설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시멘트업계의 수출 실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판매가격 인상 이슈가 일단락돼 관심은 출하량으로 옮겨지면서 내수수요 감소에 따른 수출전략이 실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해서다.
시멘트산업은 전통적인 내수산업이나 역으로 수출이 실적면에서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사는 제조 공장 위치에 따라 해안사와 내륙사로 구분한다.
해안사는 강원도 연안에 공장을 두고 있는 시멘트 업체로 쌍용C&E(동해)와 한라시멘트(옥계), 삼표시멘트(삼척) 등이다.
반면 한일시멘트(단양), 현대시멘트(영월), 아세아시멘트(제천), 성신양화(단양)는 내륙(충청도)에 공장을 두고 있는 내륙사로 분류된다.
시멘트 산업은 국내 건설과 토목을 전방산업으로 하는 내수 중심 산업이나 해안사가 상대적으로 수출에 유리한 편이다.
내륙사는 제품을 수출항으로 옮기기 위한 운송비 측면에서 불리하다. 시멘트는 제품 부피와 무게 탓에 선박을 통한 해송으로 주로 수출된다. 주요 연료인 유연탄을 수입하는 데도 운반비 측면에서 내륙사는 유리하지 않다.
내륙사는 다만 최대 시장인 수도권시장 접근성 면에서는 해안사보다 뛰어나다.
가령 내륙사인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0.4%에 불과하다.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한일현대시멘트도 수출 비중이 전혀 없다. 해안사인 한라시멘트를 인수한 아세아시멘트 정도만 아세아와 한라를 통틀어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3.2% 수준이다.
내수부진 타개책될까 시멘트 수출비중 ‘시선’
쌍용C&E(15%) - 아세아한라(3.2%) - 삼표(1.6%)
시멘트 업체 중 수출 비중이 가장 큰 곳은 업계 수위업체인 쌍용C&E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은 15.1%다. 지난해 시멘트 판매량 기준에서도 수출이 14% 수준(187만t)이다.
쌍용C&E 관계자는 “주요 수출처는 미국(91만t), 중국(33만t), 필리핀(30만t)”이라고 설명했다. 삼표시멘트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은 지난해 1.6%로 낮으나 2020년에는 6.4%수준이었다.
김두만 쌍용C&E 부사장(CFO)은 최근 3분기 실적 발표 설명회에서 내년 예상되는 내수 위축에 수출로 방어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는) 대략 내수(시멘트)수요가 5~10%까지 준다고 예측하는 이도 있다”며 “수출을 늘려 내수 감소분을 만회하는 전략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주택 인허가는 25만5871호로 전년동기대비 3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착공은 12만5862호로 57.2% 줄었다. 분양도 10만8710호로 42.2% 감소했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시멘트 수출가격은 내수가격 절반 수준”이라면서도 “해안사는 내수가 부진할 때 고정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라도 수출 비중을 조절해 원가부담이나 비용발생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멘트업계 주요 수출처는 대만, 중국, 필리핀, 일본 등 아시아와 엘살바도르, 칠레, 페루 등 남미다. 시멘트 수출가격이 국내보다 낮은 이유는 추가로 붙어야 하는 현지 운송비와 현지 경제 수준 등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시멘트업계는 최근 6% 정도의 가격 인상으로 가격 협상을 마무리졌다.
아세아시멘트 관계자는 “원가절감을 위해 각 사업장별 목표 수립을 실시하고 고 사업부문별 수익성 강화를 위한 핵심평가기준(KPI)를 확립해서 실시하고 있다”며 “현재 거래처와의 관계 개선 및 신규 거래처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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