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믹서트럭 기사 산재보험료 납부주체 공방 일단락
작성일 : 2025.09.02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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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 건설업계 감사원 심사 청구 1차 결과
고용노동부 지침 변경 6년만에 적정성 판단
“레미콘기사의 산재보험료는 건설사가 내는 것이 맞다”
건설현장의 노무제공자(레미콘 운송사업자)에 대한 산재보험료 납부 주체는 레미콘 제조사가 아닌 건설사가 맞다는 취지의 감사원 심사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레미콘 운송사업자에 대한 산재보험료를 내는 것이 부당하다며 일부 건설사들이 제기한 ‘레미콘운송 차주 산재보험료 부과처분(반환청구거부)’ 심사청구에서 이같이 판단했다. 심사를 청구한 건설사들은 20여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 8월 6일 기준으로 총 14건에 대한 감사원 결정이 나온 상황이다.
앞서 해당 건설사들은 레미콘 운송사업자의 산재보험료를 레미콘 제조사가 아닌 건설사가 납부토록 한 것이 부적정하다면서 감사원에 심사를 청구했다.
이들은 레미콘 제조사와 구매계약을 체결했을 뿐, 레미콘 기사와 임대 등 어떠한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어 보험가입 및 보험료 납부의무가 없는데 행정기관이 이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등에 따라 건설현장의 원수급인이므로 건설기계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재보험 적용 지침 등에 따라 사건 거부처분을 한 것은 적법·타당하다”고 맞섰다.
사건 쟁점은 고용노동부가 산재보험 판단기준 등에 따라 레미콘트럭 기사의 산재보험 가입자를 청구인으로 보고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한 것이 부당한지 여부였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고용노동부는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에 따라 산재보험료를 산정·부과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거부처분은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감사원은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및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에 따르면 건설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의해 시행되는 경우 원수급인을 이 법을 적용받는 사업주로 본다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근로기준법 제90조 제1항에 따르면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해지는 경우 재해보상에 대해 원수급인을 사용자로 본다고 돼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레미콘 공급 거래의 성격이 매매나 도급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는 레미콘트럭 기사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인정되는지 여부와 본질적인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업계가 레미콘 기사에 대해 납부하는 산재보험료 규모는 약 7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동안 레미콘 기사의 산재보험료가 공사비에 반영되지 않는 데다, 공공과 민간의 형평성이 맞지 않다고 반발해왔던 건설업계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도 주목되고 있다.
레미콘 기사 산재보험료 추징에 건설업계 ‘분통’
“왜 레미콘제조사가 아닌 건설사가 내야하냐”
감사원은 지난해 5월 건설업계가 제기한 ‘레미콘운송 차주 산재보험료 부과처분(반환청구거부)’ 심사청구에 대한 심사에 착수한 바 있다.
앞서 2023년 A건설사가 같은 내용으로 심사청구한 내용도 심사 대상에 포함됐다.
감사원 심사청구 이유는 레미콘 운송사업자의 산재보험료를 레미콘제조사가 아닌 건설사가 납부토록 한 정부의 지침이 부적정하다는 게 핵심이다.
배경을 거슬러 올라가면 과거 레미콘믹서트럭 기사는 소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2008년 산재보험법에 규정된 이래 레미콘제조업체에서 산재보험을 가입하고 보험료도 납부해 왔다.
그러나 레미콘기사들이 근로자가 아닌 사업주로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는 특수한 형태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레미콘사가 이들의 산재보험을 납부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결국 고용노동부는 원청 책임강화라는 명목으로 2019년부터 레미콘믹서트럭 기사의 산재보험 가입의무자를 레미콘제조업체에서 원청 건설업체로 변경했다.
이에 대해 건설사는 레미콘 구매계약을 레미콘제조업체와 체결하지만, 정작 계약관계가 없는 레미콘 믹서트럭 운송사업자에 대한 산재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상황이 됐다.
산재보험료 납부액은 연간 69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2019년 고용노동부가 레미콘 기사에 대한 산재보험 가입과 보험료 납부 의무를 레미콘 제조업체에서 원청 건설사(원수급인)로 ‘건설기계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재보험 적용 지침’을 변경한 영향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심사는 청구된 순서에 맞춰 진행하는 게 원칙이며, 지금까지 제출된 청구자료를 기반으로 순서대로 레미콘기사 산재보험료 감사청구 심사를 진행했다”며 “청구인이 제출한 판례뿐 아니라 반대쪽에 있는 판례를 모두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레미콘 운송사업자의 산재보험료는 누군가가 반드시 내야 하는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담당부서는 이 사안에 대해 이해관계가 첨예한 만큼 빠른 시일내 결론을 내리기 위해 감사위원회 부위를 거쳐 8월 휴가 시즌 전후로 최종 결론을 도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법원은 2021년 특수형태종사자인 건설기계 중 하나인 타워크레인에 대한 산재보험료와 관련해 ‘원수급자와 타워크레인 임대업자가 체결한 계약이 타워크레인 임대업자가 타워크레인을 빌려주고 원수급자가 그에 대한 사용대가를 지급하는 내용이라면 이는 임대차계약에 해당할 뿐 이를 공사의 완성을 약정하는 도급계약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대법원은 건설사가 건설기계에 대한 산재보험료를 납부하는 게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한 셈이다.
고용노동부, 2019년 레미콘기사 산재보험료 부과 주체 변경
산재보험료 납부의무 레미콘제조업체에서 원청 건설사로 못박아
이미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9년 레미콘 기사에 대한 산재보험 가입과 보험료 납부 의무를 레미콘 제조업체에서 원청 건설사(원수급인)로 지침을 변경한 상태다.
이에 대해 국내 건설업체 대표단체인 대한건설협회는 한경협에 이어 지난해 4월 중순께 규제개혁신문고를 통해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6년째 이어진 레미콘기사 산재보험료 납부를 둘러싸고 건설단체가 제도개선에 대한 건의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레미콘기사의 산재보험료가 공사비에 반영되지 않는 데다, 공공공사와 민간공사의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현재 산재보험료는 노무비에 산재보험료율을 곱해 공사비에 반영토록 하고 있다.
다만, 레미콘은 노무비 없이 순수 자재비로만 공사원가에 반영되면서 산재보험료가 공사비에 반영되지 않는다.
결국 건설사 입장에서는 레미콘기사 산재보험료를 부담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발주자가 구매해 건설사에 레미콘을 공급하는 공공공사에서는 건설사가 아닌 레미콘제조회사가 산재보험료를 납부하는 상황에 민간공사는 건설사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것 자체가 행정 일관성에 어긋난다며 건설업계내 불만의 소리가 커졌다.
이러한 건설업계의 불만과 제도개선 건의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건설공사 발주자는 도급금액 산출내역서에 건설사업자가 보험료징수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산재보험료를 분명하게 적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건설기계종사자가 산재보험의 보호에서 제외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고용노동부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건설협회 관계자는 “레미콘을 재료비로 분류한 상황에서 산재보험료를 공사원가에 어떻게 반영하라는 것”이라며,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제도개선을 기대했지만, 여전히 기존 원칙에서 맴도는 관료주의 행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건설업계, “정부가 건설사에 보험료 삥뜯고 있다”
짜장면 시킨 사람이 배달원 산재보험료 부담하는 격
레미콘기사의 산재보험료 납부 주체를 둘러싼 갈등의 시작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용노동부가 2019년 레미콘 믹서트럭 운송사업자의 산재보험 가입 및 보험료 납부 의무를 레미콘제조업체에서 원청 건설사(원수급인)로 변경하면서부터 비롯됐다.
레미콘 타설작업도 건설공사의 일부인 만큼 모든 건설기계사업자에 대한 보험납부의무 통일성을 확보하겠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변경조치이후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납득할 수 없다며 관계부처에 제도 개선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건설사들은 계약 관계도 없는 레미콘 믹서트럭 운송사업자의 산재보험료 부담이 보험계약 원칙을 위배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설사는 레미콘제조업체와 물품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레미콘제조업체는 레미콘 믹서트럭 운송사업자에 대가를 지급하고 제품을 현장에 납품한다.
계약 주체는 건설사와 레미콘제조업체인 만큼 건설사가 레미콘 믹서트럭 운송사업자의 산재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의미가 없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항변이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레미콘기사의 노무비는 레미콘업체에서 지급하는 것으로, 원청의 공사비에는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재 시 민간현장은 건설업체 책임이고, 공공발주 현장은 레미콘업체 책임이라니 이보다 더 모순적이고 일관성도 없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며 사실상 건설업체들이 제살 깎아서 레미콘기사의 산재보험료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내에서는 정부가 업체에 “삥뜯고 있다”는 말마저 나오고 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짜장면 배달을 시킨 소비자에게 배달원의 산재보험료를 부담시킨다면 어느 소비자가 이것을 수긍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건설사, “믹서기사와 계약관계 없는데 보험료 부과는 부당”
공공부문과 차별, 믹서기사 수입 몰라 원천징수조차 불가
문제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건설사는 레미콘 구매계약을 레미콘제조업체와 체결하지만, 정작 계약관계가 없는 레미콘 믹서트럭 운송사업자에 대한 산재보험료를 건설업계가 납부한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즉 지난 2019년 고용노동부가 레미콘 기사에 대한 산재보험 가입과 보험료 납부 의무를 레미콘 제조업체에서 원청 건설사(원수급인)로 지침을 변경한 것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시말해 레미콘 구매계약자에 따라 레미콘 믹서트럭 운송사업자의 산재보험료 납부 주체가 바뀌는 상황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발주자가 구매해 건설사에 레미콘을 공급하는 공공공사에서는 건설사가 아닌 레미콘제조회사가 산재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데 왜 민간공사에는 건설사에 보험료 부담을 떠넘기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정부 조치의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지침변경 이후 건설업계는 레미콘제조업체가 레미콘기사들의 산재보험을 가입하고 보험료도 납부해오던 2019년 이전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해왔다.
끝으로 레미콘 믹서트럭 특수고용노동자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그들의 수익 등을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도 건설사가 내세우는 문제점으로 꼽힌다.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에는 특수고용노동자의 산재보험료를 사업주와 50%씩 부담토록 규정돼 있지만, 계약당사자가 아니다 보니 원천징수할 방법조차 없어 산재보험료 전액을 건설사가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업계는 레미콘 제조업체에 계약된 금액을 전달하지만, 레미콘 믹서트럭 운송사업자에게는 월급을 직접 주지 않는다”며, “월급을 확인할 수 없으니 원천징수도 어렵고, 부담하지 않아도 될 보험료를 더 납부하고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레미콘 믹서트럭 운송사업자의 산재보험료 납부주체를 둘러싼 건설업계의 불만은 고조되어 왔다.
실제 대한건설협회는 고용부 지침이 시행된 2019년부터 올초까지 국무조정실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 국무총리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 한국경제인협회, 국회 등에 수차례에 걸쳐 제도개선을 촉구하는 중이다.
고용노동부, “논란되는 세부내용은 개선 검토하겠다”
감사원 결정에 레미콘기사 산재보험료 건설사 납부 원칙은 확고
고용노동부는 세부사항에 대한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전체적인 산업안전관리 측면에서 살펴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건설현장의 사고 상당수가 레미콘 타설작업에서 발생한다”며, “산재보험은 예방의 목적도 있다.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천천히 해법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건설업계는 레미콘 연간 출하량과 1일 1회 운반 보수액, 산재보험료율(3.7%) 등 단순 계산할 때 레미콘 믹서트럭 운송사업자에 대한 산재보험료가 연간 6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같은 레미콘기사의 산재보험료가 공사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 불만이 크다.
특히 공공부문과 민간 부문에서 산재보험료 처리가 다르게 적용되는 문제는 두고두고 논란의 소지를 남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감사원의 심사 결정으로 레미콘 기사의 산재보험료를 건설사가 납부해야 한다는 원칙은 더욱 확고해졌다.
하지만 건설업계의 반발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건설현장 산재보험료 부과 주체는 건설사가 맞다는 이번 감사원의 판단에 대해 관업계 전문가들은 법률에 근거한 원칙적인 결정이었지만 현실적으로 건설업계가 느끼는 부담과 불합리성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건설전문 노무법인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레미콘 기사의 안전을 보장하는 동시에, 건설 현장의 모든 주체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보험료 납부 및 정산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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