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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콘 대기오염 방지시설, 지방자치단체장이 결정”

안양시 - 아스콘 업체 소송전, 안양시 손들어줘 대법, “악취배출시설 설치, 단순 신고 아닌 관할 지자체 수리 필요”

작성일 : 2022.11.07 01:38

안양시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 
대법, “신고만으로 효력 생기는 자기 완결적 신고 아냐”

악취 배출 시설의 설치·운영 여부는 지방자치단체장이 결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안양 연현마을에 소재한 아스콘 제조업체 제일산업개발이 안양시를 상대로 낸 ‘악취 배출시설 설치신고 반려 처분 등 취소 소송’에서 대법원이 안양시의 손을 들어준 것.
이 소송 판결문을 통해 대법원은 “아스콘 공장의 악취 배출시설을 설치·운영하려면 단순히 신고만 해서는 안 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신고 수리를 거쳐야 한다”고 결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 10월 17일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 제조업체인 제일산업개발이 “악취 배출시설 설치신고 반려 처분 등을 취소해달라”며 안양시를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부터 경기도 안양시에서 아스콘 제조공장을 운영해온 제일산업개발은 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먼지로 주민들과 갈등을 겪었다. 
제일산업개발 공장 주변에는 1972세대 규모 아파트가 있는데 대기 유해 물질 검출과 악취, 먼지 등에 따른 주민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안양시는 주민들의 악취 관련 민원이 계속 제기되고 악취 측정결과도 기준치 초과가 4회에 이르자 2017년 6월 제일산업개발 공장에 설치된 건조시설 등을 악취배설시설 신고대상으로 지정했다.
제일산업개발은 2018년 5월과 7월 악취배출시설 설치·운영을 신고했으나 안양시는 모두 반려했다. 
이에 제일산업개발측은 안양시의 반려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이와 함께 제일산업개발 공장에서 2017년 3월과 4월 벤조피렌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가 검출되자 안양시는 2017년 공장 시설을 ‘신고 대상 악취 배출시설’로 지정했고, 경기도는 무허가 대기오염물질배출시설 설치·운영을 이유로 그해 11월부터 공장 사용중지를 명령했다.
경기도의 행정처분에 따라 제일산업개발은 대기오염물질 방지시설을 추가로 설치해 2018년 3월 경기도로부터 주민들과 협의한 ‘재생아스콘 생산 영구중단, 대기오염물질 측정과 환경개선활동 시행 등’을 조건으로 대기오염물질배출시설 설치허가를 받았다.
이렇게 경기도로부터는 설치허가를 받았지만 안양시에 낸 악취 배출시설 설치·운영 신고는 두 차례 모두 반려되자 제일산업개발은 안양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회사 측은 “경기도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설치 허가를 받은 만큼 악취 배출시설 설치·운영신고 반려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악취방지법 시행규칙은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설치 허가 신청으로 악취배출시설 설치·운영 신고를 갈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1심  안양시 승소 
2심  회사측 승소
대법원 판결 또 뒤집혀 “단속위법 아냐”

이번 재판의 핵심은 △악취방지법상 악취배출시설 설치·운영 신고가 수리가 필요한 신고인지 여부 △수리가 필요한 신고로 본다면 피고의 반려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봤다.
1·2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경기도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설치 허가가 있었더라도, 악취 배출시설 관련 검토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면 안양시가 신고 수리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안양시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은 “악취 배출시설 설치·운영 신고는 신고 자체만으로 효력이 생긴다”며 1심 판단을 뒤집고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 판단은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다.
대법원은 “악취방지법과 시행령이 정한 신고 절차와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면 관할 행정청은 악취 배출시설 설치·운영 신고의 수리 여부를 심사할 권한이 있다”고 봤다. 
특히 “경기도가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설치를 허가했지만, 안양시로서는 악취 발생 억제 조치가 여전히 미흡하다고 판단해 악취 배출을 감시할 필요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회사 측이 “19차례에 걸친 공장 집중 단속·조사로 손해를 봤다”며 안양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도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1·2심의 경우 모두 안양시의 배상 책임을 인정해 회사 측에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대법원은 “안양시의 조사·단속이 부당한 목적에서 이뤄진 위법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악취배출시설 설치·운영 신고를 시가 반려할 권한이 있는지가 쟁점으로 하급심 판단이 엇갈렸다.
1심은 악취배출시설 설치·운영 신고는 지자체의 신고가 필요하기 때문에 안양시가 이를 반려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반면, 2심은 악취배출시설 설치·운영 신고는 별도 수리가 필요 없다며 제일산업개발측의 손을 들어줬다.


"악취방지법 입법취지 고려하면 관할 행정청 권한 있다"
1·2심서 인정한 2000만원 배상도 파기환송

반면 대법원은 지자체에게 기업의 신고를 수리할지 심사할 권한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악취방지법과 시행령이 정한 신고 절차와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면 관할 행정청은 악취배출시설 설치·운영 신고의 수리 여부를 심사할 권한이 있다”며 “경기도지사가 대기오염물질배출시설 설치를 허가했지만, 피고(안양시장)로서는 악취 발생 억제 조치가 여전히 미흡하다고 판단해 악취 배출을 감시할 필요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제일산업개발이 안양시의 집중 단속으로 손해를 봤다며 낸 손해배상 소송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일산업개발은 안양시가 지난 2018년 3~4월 19회에 걸쳐 공장을 집중 단속·조사한 것이 공장의 이전을 압박하기 위한 위법행위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안양시가 제일산업개발에 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1심과 2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가 증명한 사정만으로 피고의 조사·단속 행위가 부당한 목적에서 이뤄졌다거나 객관성 정당성을 잃은 위법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안양시의 처분이 “행정기관이 사업자의 영업권과 국민의 환경권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행정활동을 한 결과”라며 원심 판단이 부당하다고 봤다.
제일산업개발이 청구한 손해배상소송 1심과 2심은 안양시의 사건 조사·단속행위는 제일산업개발로 하여금 공장 가동을 완전히 중단시키거나 이전하도록 압박할 목적으로 이루어져 그 목적이 부당하고,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판단하면서 안양시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는 국가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면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 안양시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안양시에 손해배상책임이 있음을 전제로 한 손해배상액 산정에 위법이 있고 이 사건 조사·단속행위를 지시하거나 실시한 안양시 소속 공무원들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제일산업개발측의 상고이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안양시 소속 일부 공무원들이 주민들의 민원에 응대하고 불만을 진정시키는 과정에서 일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만으로 안양시에게 부당한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이 사건 조사·단속행위의 필요성을 인정함에 있어서 손해배상청구소송과 동일한 정도의 증명이 요구되는 것도 아니라고 판단, 제일산업개발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행정기관이 사업자의 영업권과 국민의 환경권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하여 대기환경보전법, 악취방지법 등 환경관련 법령에 따른 행정활동을 한 결과 사업자의 영업활동에 불이익이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행정활동이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악취방지법과 시행령이 정한 신고 절차와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면 관할 행정청은 악취배출시설 설치·운영 신고의 수리 여부를 심사할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지사가 대기 오염물질 배출시설 설치를 허가했지만, 안양시장으로서는 악취 억제 조치가 여전히 미흡하다고 판단해 악취 배출을 감시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현복 대법원 공보재판연구관은 “악취방지법상 배출시설 설치·운영신고는 행정청의 수리가 필요한 신고로서, 행정청이 광범위한 재량권을 갖고 그 수리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최초의 판결”이라며 “이 사건에서는 피고의 수리거부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었다고까지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