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골재 공급 및 관리 대책도
작성일 : 2023.08.07 09:46 수정일 : 2023.08.0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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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이어 벌어지고 있는 붕괴 사고로
건설현장의 안전과 품질에 또다시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자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 1·2층 지붕 층이 연쇄적으로 붕괴해 무너져내렸다.
국토부가 두 달 넘게 사고원인을 조사했는데, 전체 기둥의 60%에 철근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뼈대가 없는 ‘순살 아파트’란 오명이 붙은 이유다. 콘크리트 강도가 설계기준보다 30% 낮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공사를 발주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물론 감리까지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
입주 전이라 대형 참사는 면했으나 충격적인 붕괴사고 이후에도 관행처럼 굳어진 건설안전 불감증이 여전하다는 게 현장 목소리다.
문제는 건설업계를 비롯해 대중언론들이 주요 붕괴 원인 가운데 하나로 콘크리트 강도 부족과 품질관리 미흡을 지목하면서 늘 그래왔듯 건축구조물의 부실문제는 불량레미콘 논란으로 비화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현장의 레미콘업계 종사자들은 여론 대응력이 약한 중소레미콘업계의 현실에서 비롯된 마녀사냥이라며 억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불행중 다행(?)이랄까
‘순살자이’ ‘뼈대없는 아파트’ 등의 조롱을 통해 건축 시공과정에서 철근부족 문제가 지적되고 우중타설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설계 시공 감리 현장관리에 이르기까지 시공사가 책임져야 하는 건설공사현장의 총체적인 부실이 도마에 올랐고 이는 일방적 레미콘 때리기에 급급하던 여느 때와는 다른 상황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과거 7·80년대의 잘못된 관행이었던 콘크리트 물타기(현장가수)라던지 시멘트 빼먹기 등의 소재로 21세기에도 여전히 레미콘업계 전체가 불량집단으로 매도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일반인들이 알 수 없는 불량콘크리트 논란의 본질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짚어봤다.
레미콘 물타기 시멘트 빼먹기 ‘옛말’
양질 골재 부족, 불량골재 유통 막아야
사실 레미콘 물타기나 시멘트 빼먹기 등은 달라진 업계 현실을 모르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섣부른 일반화로 조회수 높이기에 급급한 대중지들의 손쉬운 비난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레미콘업계 종사자들의 중론이다.
그런 오래전의 악습은 이미 시장에서 사라졌고 지금까지 불량 콘크리트 시비가 끊이지 않는 요인은 다른 부분에서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콘크리트 품질 저하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최근 지속해서 제기되는 골재 문제가 빠질 수 없다.
시장의 수요만큼 좋은 골재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런 저런 자구책을 써보지만 근본적으로 건설의 쌀이라 할 수 있는 골재사정은 악화되고 있다.
콘크리트 품질 확보를 위해서는 먼저 양질의 골재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천연골재 부족으로 현재는 부순골재(암석을 파쇄·분쇄해 만든 골재)가 콘크리트 제조용으로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골재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동안 골재 생산업체 스스로 노력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S 인증 업체들은 반드시 정규 과정의 교육을 거친 품질관리자를 선임해 품질관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콘크리트용 골재 KS 인증을 받은 곳이 겨우 14곳(전체 골재 생산업체의 0.7% 비율)에 불과하다는 것은 현재의 품질 인식 수준을 나타내는 결과이기도 하다.
국토부에서는 지난해부터 골재 채취업체를 대상으로 골재 품질검사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지속해서 품질 부적합 업체가 적발되고 있다.
특히 사전 통보 없이 시행하는 수시검사의 경우 부적합 비율이 높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골재 품질검사 부적합 판정을 받은 업체는 지자체에서 판매 중지 처분을 내리고 있는데 이러한 판매 중지 처분을 무시하고 골재를 유통하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며, 적발 시 반드시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
호우주의보 내렸는데도 레미콘 타설 강행
폭우속 레미콘 타설 콘크리트 강도 저하로 이어져
건설노조에 따르면 중부지방에 큰비가 내린 지난달 13일에 경기도 내 12개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이 진행됐다.
공개된 영상자료엔 굵은 빗줄기에도 우비를 입은 노동자들이 거푸집 위에 콘크리트를 붓는 모습이 온전히 담겼다.
이날 경기도 대부분 지역엔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상황이었다.
다른 주택건설 현장 영상에도 비슷한 모습이 촬영됐는데, 이날 확인된 현장 말고도 기자가 돌아다닌 서울 시내 일반 건설공사 현장에서 역시 콘크리트 우중 타설작업을 위해 레미콘트럭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목격됐다.
건설현장 작업자들은 공기(工期)가 맞춰져 있고, 사측도 작업을 재촉하기 때문에 비가 와도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관행적으로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건설전문가들은 비가 올 때 콘크리트를 타설하면 강도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콘크리트 강도가 낮아져 붕괴 등 대형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콘크리트는 물과 시멘트의 비율이 굉장히 중요한데, 비가 내릴 경우 강우량만큼 필요 이상의 물이 콘크리트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실제 6명의 인명 피해를 낸 광주광역시 화정 현대아이파크 붕괴 사고는 혹한기 콘크리트 타설 강도 부족이 부른 참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준공기일을 맞추기 위해 한겨울 양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바람에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내린 것이다.
콘크리트는 정해진 물 이상을 사용해 제조하면 균열 발생과 강도 저하로 이어지고 구조물의 내구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결국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된다.
이를 확인하는 콘크리트의 ‘단위수량 검사제도’가 도입됐고 이를 통해 콘크리트 품질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중 콘크리트 타설 법적 규제 없어
“공기 맞추려면 우중타설 불가피”
이처럼 지난달 장마로 인해 많은 비가 오는 와중에도 일부 건설회사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레미콘을 타설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큰비가 오는 상태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것은 구조물의 품질 측면에서 분명히 문제가 있다.
폭우 시 콘크리트를 타설하게 되면 빗물이 표면으로 떨어지면서 파이는 곰보자국이 생기게 된다.
또한 빗물에 표면층의 시멘트가 씻겨 내려가면서 모래자국이 생기게 된다. 만약 표면이 빗물에 너무 많이 씻겨 나갈 경우에는 표면 보강처리를 실시하고 슈미트 해머를 통해서 강도 테스트를 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우중(雨中) 콘크리트를 타설해도 크게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레미콘에 물을 조금 더 섞은 정도이고 콘크리트 타설시 레미콘이 가라앉으면 물이 올라오기 시작하고, 그 이후부터는 아무리 비가와도 더 이상 레미콘에 섞이지 않아 문제가 되질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물이 섞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배합설계에서 정한 물의 양보다도 더 많은 물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물이 가수되면 단위수량이 증가하여 강도저하가 나타나게 된다.
또한 유지관리단계에서 균열발생에 따른 내구성이 저하되는 등 품질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타설 면고르기 시 우수가 콘크리트와 섞이는 두께를 20mm로 가정할 때 포함된 수량을 기준으로 콘크리트 강도저하를 산정한 결과를 살펴보면 강우가 시간당 4mm, 2mm, 1mm가 내렸을 때 24MPa(메가파스칼) 콘크리트의 경우 강우량에 따라 각각 15.58MPa, 19.00MPa, 21.47MPa의 강도로 저하된다.
기준대비 강도저하는 65%, 80%, 90%가 저하된다.
만약 불가피하게 비가 올 경우 콘크리트를 타설할 경우에는 철저한 보양책(대비책)을 적용하여 품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콘크리트 타설 후 비가 오게 되면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방수포나 비닐, 천막 등을 이용하여 콘크리트 표면에 덮어야 한다.
콘크리트 겉표면은 수화열로 인해 빨리 굳기에 아주 약한 이슬비 수준의 비에는 크게 걱정할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타설 후 일정시간이 지나고 나서 표면이 굳은 후 약한 이슬비가 내리면 습윤 양생으로 효과로 인해 콘크리트 강도는 오히려 좋아질 수도 있다.
건설회사들이 강우 중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우중 콘크리트 타설 금지에 대해 법적 규제가 전혀 없어서이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는 ‘사업주는 비·눈·바람 또는 그 밖의 기상상태의 불안정으로 인하여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작업을 중지하여야 한다.’(제37조)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은 콘크리트 품질관리에 대한 규정이 아니다.
비가 올 때 작업하다보면 작업자들이 인적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만든 조문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우중 콘크리트 타설에 대하여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지자체에 부실공사에 대한 민원을 제기해도 지자체 입장에서는 법규 미비로 딱히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는 상황이다.
빗속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강행한 것으로 확인된 몇몇 건설회사들은 “일정상 불가피하게 타설을 실시했고 보양작업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거나 “물이 거의 침투되지 않는다”, “차후 콘크리트 강도를 재검사하겠다” 등의 답변을 하면서 품질관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가건설기준 표준시방서의 일반콘크리트 시방서에서는 강우 시 콘크리트 타설공사에 대하여 ‘강우, 강설 등이 콘크리트의 품질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필요한 조치를 정하여 책임기술자의 검토 및 확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실 이 규정은 강우 시에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불가피하게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작업을 할 때 비가 올 때는 필요한 조치를 하고 책임기술자의 승인받아서 시공하라는 의미일 뿐, 강우 시 콘크리트 타설은 시멘트와 자갈, 물 등의 배합비를 교란해 콘크리트의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
만약 타설하는 와중에 폭우라도 몰아치면 구조물 품질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현행법상 우천 시 타설작업을 막을 근거는 없다.
비 오는 날, 현장마다 감리기준이 들쑥날쑥 적용되는 이유다.
우중 타설이 콘크리트 강도를 떨어뜨릴 것이란 사실이 자명한데도 이를 막을 법적 잣대가 없어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일정 기준을 넘어서는 양의 비가 내리면 모든 현장의 작업을 중지시킬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공기를 맞추기위해 굵은 빗줄기를 뚫고 타설을 강행하는 시공사의 관행이 먼저 개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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