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4.06.05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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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건설경기 침체
한숨소리 커지는 시멘트 레미콘
“걱정했던 부분이 현실로 드러난거죠. 건설경기는 침체국면인데 건설자재 투입에서 절대적
비중을 지닌 시멘트가격이 폭등했으니 건설사들은 공사수주를 꺼릴 수밖에 없으니 레미콘 물량이 급감할 수 밖에요.
더 문제는 하반기에도 내년초까지도 지금 상황이 악화되면 되었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대로 건설경기가 완전히 주저앉으면 레미콘 공장 문닫는 거 시간문제 아니겠습니까.”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회장 배조웅) 강문혁 상무이사는 레미콘업계 1분기 실적과 하반기 전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건설경기 침체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시멘트‧레미콘업계 실적에 그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시멘트협회와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멘트 생산량은 1049만t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6% 줄었다.
출하량도 13.3% 줄어든 1053만t이며, 재고는 작년 동기 대비 61.3% 늘어난 129만t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시멘트 생산량과 출하량은 줄고, 재고가 늘어난 것은 건설경기 악화로 인한 업계의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질적으로 시멘트보다 먼저 건설업계 수요에 반응하는 레미콘 출하량은 이미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레미콘 출하량은 1억3360만㎡로 전년보다 4.1% 감소했고, 올해 출하량은 작년보다도 2.3% 줄어든 1억3050만㎡ 규모로 협회는 보고 있다.
현재 출하량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14일 국토교통부 주재로 열린 ‘건설자재 수급 안정화를 위한 업계 간담회’에서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요즘 레미콘 수요가 작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련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설 현장에서 여름 장마철과 겨울철은 콘크리트 타설을 피하는 시기여서 3∼5월이 성수기에 해당하는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대형 레미콘사도 불안하지만, 중소 레미콘업체들은 연말에 줄도산할 것이란 우려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레미콘은 제조원가의 30%가 시멘트, 20%가 골재, 운송비가 20% 정도를 차지한다.
시멘트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12%, 골재는 수도권의 경우 10% 넘게, 운송단가는 10% 인상됐다.
이중 골재는 석산과 강, 바다의 채굴장 개발이 환경파괴 우려로 제한되면서 건물을 철거하고 나온 콘크리트와 돌을 발파·파쇄한 '발파석'이 주된 대체재로 쓰이는데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발파석도 공급이 줄어 가격이 수직 상승세다.
이에 또 다른 대체재인 화력발전소의 석탄재로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 20일부로 석탄재 가격도 1톤당 4만6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13% 올랐다.
하지만 레미콘사들은 올초 건설사들과의 협상에서 원자재 가격이 오른 만큼 레미콘 가격을 인상하지 못했다.
전체 레미콘 원가에서 시멘트와 골재, 운송단가의 합이 기존 70에서 78~79로 커졌는데 레미콘 가격은 수도권은 5.6%, 광주·전남은 6.25%는 8.1% 인상됐다.
레미콘은 유일한 수요자가 건설사기 때문에 레미콘 제조사들은 원재료공급자인 대형시멘트사와 수요자인 건설사 중간에 끼인 신세로 협상력이 약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레미콘업계는 2021년과 비교해 2년 새 40% 이상 오른 시멘트의 가격 인상 부담을 레미콘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타격이 누적됐다고 호소한다.
레미콘이 이처럼 악전고투하고 있는 반면 시멘트는 레미콘보다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드러냈다. 실제 시멘트업계는 가격 인상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성신양회는 시멘트 매출이 1778억원으로 4% 성장해 흑자전환했다. 다만 시멘트업계 1분기 실적을 보면 가격 인상 효과로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매출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지난 16일 공시에서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5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3.4%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1분기 매출액은 4116억원으로 동기간 6.3% 늘어난 데 그쳤다.
쌍용C&E 역시 16일 공시에서 1분기 영업이익이 1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다만 1분기 매출액은 3761억원으로 동기간 11.1% 감소했다.
하반기에 접어들면 시멘트업계의 실적악화가 뚜렷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시멘트사 한 관계자는 “레미콘 매출은 이미 15∼20% 줄었다고 하는 만큼 후행적으로 시멘트 제품도 그만큼 빠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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