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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하나 못하나? 여전히 흙 묻은 채 레미콘 공장으로...

‘정기검사불합격’56%선별·파쇄골재토분관리해법은?

작성일 : 2024.07.03 09:07 수정일 : 2024.07.03 09:13

흙 세척한 오염수·슬러지 처리 부담, 고스란히 영세 골재업체 몫
"건설사도 책임 분담해야 골재 품질 올라가"

자연골재 채취 급감으로 골재품질 문제에 대한 지적이 오래전부터 거듭되어 왔지만 여전히 선별‧파쇄 골재의 품질불량률이 잡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기검사에 불합격한 골재의 과반은 선별‧파쇄 골재로 밝혀진 것.
한국골재산업연구원(원장 김인)에 따르면 지난해 골재 정기검사에 불합격한 골재업체 50곳 중 28개(56%)가 선별·파쇄 골재업체였다. 
이어 강모래(18%)와 천연 자갈(12%), 산 모래(12%), 바다모래(2%) 순이었다.
현재 수도권 공사현장 골재의 60~70%를 차지하고 있는 선별‧파쇄 골재의 경우 앞으로도 사용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품질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건설사도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데 자재순환 생태계의 최종 수요자인 건설사의 인식이 바뀌어야 골재품질 확보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한국골재산업연구원 김인 원장은 “우리나라 대형 건설사는 제값을 치르지 않고 양질의 레미콘을 공급받길 원한다”며 “수요자 압박에 레미콘회사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불량골재 유혹을 떨치지 못하게 되는 거죠. 현재 불량골재 사용 적발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는데 국민 안전과 직결된 만큼 업계 퇴출 등 처벌기준의 강화가 시급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 골재업체들은 자신들도 을(乙)의 처지며, 건설사들이 토분을 세척해 파쇄장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채석장‧채굴장 신규 개발이 제한돼 원석 확보 자체가 어려워 건설사들이 현장에서 흙 묻은채 ‘가져가라’ 하면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골재업계 관계자는 “원석이 많으면 좋은 걸 받으려 할 텐데, 현장에서 갑(甲) 역할을 하는 건설사가 세척 없이 가져가라는 도급 계약을 요구하니 당장 생존해야 할 영세한 골재업체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건설사가 세척 비용을 분담하지 않으면 원석과 토분이 일괄배출되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불량골재 근절을 위해 김 원장은 먼저 골재를 바라보는 국민인식의 전환을 호소했다.
그는 “불량골재 척결을 위한 카테고리에 골재업체만 있어선 해답이 없고 정부와 건설사 레미콘회사까지 동참해야 한다”며 “적정한 수준의 가격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골재토분관리만 하더라도 영세골재업체에만 맡겨놓고 안일하게 대응할 경우 우리의 이웃, 가족, 나아가 내 자신의 안전이 위협 받을 수 있습니다. 과거 끼니를 해결하기 바빴던 보릿고개 시절과는 달리 국민 안전의 수준은 나날이 높아졌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법 제정을 통한 골재 시스템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골재 품질검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레미콘은 KS인증을 받아야 관급, 민간 공사에 납품할 수 있지만 골재는 이같은 제한이 없어 전체 골재업체 중 17곳(1.2%)만 해당 인증을 받았다. 
나머지 업체는 관련 법에 따라 전문기관의 정기검사를 받아야 골재를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검사 일자를 예고하는 탓에 골재업체가 미리 대비할 시간을 준다는 문제가 있다.
검단 붕괴 사고 현장에 골재를 납품한 9개 업체는 직전 정기검사에서 모두 ‘합격’ 결정을 받았다. 
한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정기검사가 나온다고 하면 좋은 원석을 받아다 검사를 준비하니 불합격할 수가 없다”며 “문제 있는 업체도 90%는 통과할 것”이라 의심했다.
골재업계 관계자는 “KS인증을 받은 제품도 탈이 나는데, 정기검사를 통과한 골재에 문제가 있다고 검사 자체를 의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박민용 삼표산업 상무도 골재 품질과 관련해 “콘크리트의 원료, 생산, 시공 시 각 단계의 핵심 문제점 개선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콘크리트의 원료인 골재의 토분 품질기준, 콘크리트 단위수량 시험방법의 도입 등 관련 제도가 시행되지 않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박상무는 “토분의 시험 방법은 국책 과제를 통해서 이미 국토교통부에 제안이 돼 있는 상태”라며 “콘크리트 단위수량 시험 방법의 경우 건설공사품질관리 업무지침에 예고고시 된지 1년 반이 지난 상황인데 아직도 그대로 머물러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