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1월 공사 성수기에 공장일부 가동 중단까지
작성일 : 2024.12.0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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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장 감소·비용 증가 이중고
지난해보다 출하량 600만t ↓ 전망
건설 경기 한파에 국내 주요 시멘트 업체들은 공장 가동률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있다.
매년 가을은 시멘트 업계에서 극성수기이지만 올해는 새 아파트 공사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한국시멘트협회가 조사한 수급현황에 따르면 올해 예상 시멘트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13% 정도 감소한 약 4300만 톤이다.
내년 출하량은 4000만 톤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국내 주요 시멘트 제조사들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이상 급감했다.
최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는 지난 7월 이후 킬른(시멘트 원료를 만드는 가마) 6기 가운데 2기의 가동을 멈췄다.
회사 측은 보수를 위해 임시로 가동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수급 조절 차원의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본격적인 혹한기가 찾아오기 전인 10~11월은 시멘트 업계에서 연중 가자 수요가 가장 많은 극성수기다.
이 시점에 킬른을 장기 보수하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성신양회도 킬른 5기 가운데 2기의 운영을 중단했다.
이 중 1기는 노후화로 가동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올 하반기부터 가동을 멈췄다.
삼표시멘트도 킬른 7기 중 5기만 가동하고 있다.
이같은 시멘트 수요급감에 따른 한파는 몸집이 큰 업체부터 직격탄을 맞았다.
쌍용C&E, 3분기 영업이익 39.3% 급감
성신 아세아도 35% 이상 영업이익 감소
실제 시멘트 업계 점유율 1위 쌍용C&E의 하락세가 가장 컸다.
쌍용C&E의 3분기 매출액은 3729억원으로 전년 동기(4204억원) 대비 11.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89억원으로 39.3%나 급감했다.
성신양회는 매출액(2618억원)이 1.2% 상승했으나, 영업이익(64억원)은 38.8%로 크게 줄었다. 아세아시멘트는 매출액 2460억원으로 이 기간 14.7% 하락했고, 영업이익도 284억원으로 35.1% 하락했다.
쌍용C&E는 킬른 10기에 대해 번갈아 시행하는 보수 기간을 기존 한 달에서 한 달 반으로 늘렸다.
쌍용C&E측 관계자는 “3분기 출하량이 20%가량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가동률을 낮추면서 올해 시멘트 출하량은 연초 예상치인 4400만t 수준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이조차도 유지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해 시멘트 총출하량은 5000만t 이상이었다.
업체 출하량 감소는 실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5대 시멘트 제조사 가중 한일시멘트와 삼표시멘트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사들의 올 3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이상 급감했다.
한일시멘트와 삼표시멘트는 영업이익이 2~5% 상승했으나 매출액은 모두 하락했다.
시멘트 기침에 레미콘은 ‘기절’
레미콘 1위 유진기업 영업익 43% 급락
이처럼 시멘트업계가 영업이익 감소를 겪는 와중에 레미콘업계는 그 충격을 고스란히 흡수하면서 중환자실로 직행하는 처지가 됐다.
그나마 단가 인상으로 원가구조가 개선된 시멘트업체들과 달리 레미콘 회사들은 실적이 처참한 수준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시멘트사로부터 시멘트를 받아 가공해 판매하는 레미콘업체는 수요 감소와 원료비 등 비용 증가라는 이중고로 더 큰 실적 하락 폭을 기록할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레미콘업계 대장인 유진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은 2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9% 떨어졌으며, 같은 기간 동양은 무려 78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1~3분기 누적으로 계산하면 유진기업과 동양기업의 영업이익은 각각 36.6%, 91.7% 줄었다.
아주산업도 비슷한 상황을 맞고 있다.
3분기 매출액(732억원)과 영업이익(36억원)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928억원(21%↓)ㆍ51억원(29%↓) 대비 크게 감소했다.
아주산업은 전체 매출의 75%를 레미콘 사업에 의존하고 있다.
유진그룹의 건설레미콘 상장사 동양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동양은 매출액(1736억원)은 지난해 동기(1940억원)보다 13.8% 줄었는데 3분기 영업손실은 -78억원으로 지난해(71억원)보다 무려 209% 감소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전국 레미콘 출하량은 1억3583만㎥로 2012년(1억2826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올해 여기서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및 골재가격, 레미콘 운반비 등 생산비용은 상승분이 온전히 원가 반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출하량이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실적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월 레미콘 단가 인상 시 시멘트가격 상승과 운송비, 인건비, 원자잿값 상승분을 다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단가 인상을 했음에도 그 효과가 미미했다”면서 “레미콘업계는 결국 원가구조가 악화하면서 경기침체로 매출이 급감하자 영업이익까지 모두 반토막 이상 추락했다”고 토로했다.
누적분 분석결과 시멘트 레미콘 명암 갈려
시멘트 상반기 호조, 레미콘 ‘끝없는 추락’
레미콘업계가 시멘트업계보다 더 크게 악전고투하고 있는 상황은 시멘트업계의 올해 누적 영업이익과의 비교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올해 3분기 실적을 누적분으로 분석하면 시멘트업계와 레미콘업계가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누적분으로 집계할 경우 지난해 시멘트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시멘트업계는 실적이 동반 상승한 반면, 레미콘업체들은 실적이 꼬꾸라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국내 5개 시멘트업체(개별)의 영업이익은 동반 상승했다.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분 분석결과 가장 영업이익이 높게 뛴 건 성신양회다.
성신양회는 올해 3분기 37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207억원) 대비 80.5%나 상승했다.
이어 △한일현대시멘트(647억원‧67.7%) △삼표시멘트(725억원‧59.0%) △쌍용C&E(567억원‧27.0%) △한일시멘트(171억원‧12.8%) 등 순으로 올랐다.
이에 대해 시멘트업체들은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해 매출액 감소를 피하지 못했으나 시멘트 가격 인상 요인으로 지목된 유연탄값 안정화와 함께 단가 인상 효과가 지속되면서 원가구조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과 함께 대부분 회사의 매출총이익도 증가했다.
특히 3분기 당기 영업이익에서 시멘트부분에서 실적이 크게 나쁘지 않았던 업체들의 실적을 들여다보면 레미콘업계의 참혹한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누적부분으로 따졌을때 같은 기간 시멘트업체들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1.3% 수준의 소폭 감소를 기록한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사업 부문에 레미콘 등이 포함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아세아시멘트 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 3분기 레미콘 부문 매출액은 809억원으로, 전년 동기(1095억원) 대비 26.1% 감소했다.
아세아시멘트 관계자는 “상반기까지 영업이익이 괜찮았으나 전력비나 원자잿값이 오르면서 3분기 들어 이익이 줄었다”면서 “타 회사들과 달리 우리회사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배경으로는 사업부를 별도 분리하지 않은 레미콘 부문이 적자가 컸고 전년 대비 하락한 레저사업 등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문제는 시멘트 가격을 놓고 건설업계과 시멘트업계 간 줄다리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레미콘사들이 실적 회복을 노리기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 관계자는 “레미콘업계 전체적으로 올해 10월까지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방의 감소 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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