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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아스콘 건설현장 셧다운 ‘원천봉쇄’

주요자재 공급차질 조달청이 막는다

작성일 : 2025.04.03 04:49

 

레미콘 아스콘 관급자재 몫 민수로 전환 ‘철퇴’
계약부터 수급‧품질 전 과정 종합… 수급불안 신속 대응

국민생활에 영향이 큰 자재의 공급차질을 막기 위해 조달청이 직접 팔을 걷어부쳤다.

조달청이 연간 공급 규모가 약 6조4000억원에 달하는 레미콘, 아스콘, 철근, 시멘트 등 4대 관급자재의 계약부터 수급, 품질까지 전면 통제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2021~2023년 사이 자재 쇼티지로 공공 건설공사 현장이 전면 셧다운 됐던 악몽을 재현하지 않기 위한 조치다. 

건설업계는 판매 이익 때문에 의도적으로 관급 자재 할당 몫을 민수로 전환해온 일부 자재 공급업체들이 철퇴를 맞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달청은 4대 관급자재를 현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4대 관급자재 통합관리 TF’를 신설하고 지난 3월 14일 킥-오프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4대 관급자재는 공공공사에 사용하는 시설자재 중 관리 중요도와 난이도가 높은 레미콘, 아스콘, 철근, 시멘트다. 
이들 4대 자재의 연간 관급 공급 규모는 약 6조4000억원으로, 레미콘 2조7000억원, 아스콘 2조4000억원, 철근 1조2000억원, 시멘트 335억원 순이다. 
시멘트는 조달청 직접구매량으로 산정됐다.

강성민 조달청 구매사업국장은 “4대 관급자재의 수급과 품질은 중요 공공공사 일정 및 품질과 직결해 국민 생활과 안전에 큰 영향을 주는 품목”이라며, “기존의 계약 중심 관리방식을 넘어 4대 관급자재의 수급상황을 선제적으로 관리ㆍ대응하고, 고품질 자재가 공사 현장에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조달 전(全)과정을 통합 관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4대 관급자재 TF’는 구매사업국장을 반장으로, 제도와 지침을 총괄하는 총괄팀과 조달품질원 및 각 지방청 계약담당자 등 지원팀으로 구성해 운영한다.
핵심 기능은 △계약 통합관리 △수급 모니터링 및 신속 대응 △품질관리 강화 △자재 맞춤형 제도 설계 △AI(인공지능) 기반 효율적 관리 시스템 구축 등이다.

조달청은 3월부터 TF 운영을 위해 총괄팀 인원을 증원하고, 실시간으로 수급ㆍ품질정보를 제공하는 ‘계약통합관리시스템구축 ISP사업’도 연내 완료할 예정이다.

 

공공현장 '자재 쇼티지' 악몽 차단
AI 계약통합관리시스템 연내 구축

조달청이 4대 관급자재 관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배경에는 2021∼2023년 이어졌던 자재 쇼티지에 따른 공공 건설현장의 셧다운 사태가 자리 잡고 있다.

2021년 철근을 시작으로 자재 쇼티지가 시작되자 국내 건설현장 중 공공현장이 제일 먼저 셧다운됐다.
당시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가 대형 및 중견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3∼4월 중 주요자재 수급 불안에 따른 공사 중단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9개 현장 중 공공현장 30곳이 평균 22.9일, 민간현장 29곳은 18.5일간 공사를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대한건설협회가 중소 현장의 피해사례를 분석한 결과, 공공현장 10곳은 평균 32.1일을 쉰 반면 민간현장 15곳은 평균 22.4일을 쉬었다. 공공현장의 셧다운 피해가 민간보다 훨씬 심각했던 셈이다.
쇼티지 때 자재 출고와 분배를 맡았던 경북지역의 자재 유통거점사 대표는 “당시 자재 공급사들이 공공현장으로 들어갈 자재를 민간 현장에 먼저 제공했다”며, “레미콘 같은 경우는 불량 골재를 섞은 저품질 제품들이 주로 공공현장으로 흘러들어갔다. 여러모로 조달청의 페널티가 약하다는 것을 악용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자재 공급사들의 이런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조달청은 올해부터 4대 관급자재 특별관리에 나섰다.
우선 지방청별로 분산된 계약 및 가격 정보를 통합관리하고, 성수기의 수급 동향을 모니터링해 수급 차질이 발생하면 신속 대응하는 비상체제를 매뉴얼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유관기관과 품질관리체계를 연계해 불량 자재를 신속 차단하고, AI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자재의 계약과 납품, 수급, 품질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계약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조달청의 이 같은 움직임에 자재업계는 다소 긴장한 기색이다. 
공급은 산업통상자원부, 수요는 국토교통부가 맡아 조율하던 관급자재 시장에 조달청이란 새로운 컨트롤 타워가 등장한 탓이다.

중견 자재유통사 대표는 “조달청의 느슨한 시장가격 조사제도를 악용해 지금과 같은 건설경기 침체기에는 관수를 통해 폭리를 취하고, 시장이 활황일 때는 관급 공급을 제일 먼저 중단하며 시장 교란을 일삼았던 자재 공급사들의 관행에 빨간불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레미콘과 아스콘처럼 조합공통품목으로 철저하게 보호를 받아온 관급자재들은 여러 면에서 긴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중견 건설사의 자재구매 담당자는 “2021∼2023년 사이 우리 회사가 맡았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현장에는 레미콘이 들어오지 않는데, 바로 이웃한 민간 아파트 현장에는 레미콘 믹서 트럭이 줄을 서는 광경을 보며 참담했던 기억을 지우기 어렵다”며, “당시 자재 공급이 되지 않아 공기가 늘어났는데 간접비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조달청과 같은 정부 기관에서 관급자재를 철저하게 컨트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클립 

시멘트가격은 올랐는데...
“역대급 불황에 수도권 레미콘가격 10년만에 하락”

4개월 줄다리기 끝 수도권 레미콘 가격 ‘2.45% 인하’
건설‧레미콘업계 ‘극적 합의’ ㎥당 9만3700원 → 9만1400원 

수도권 레미콘 가격 협상이 4개월간의 줄다리기 끝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와 수도권 레미콘 제조사 실무자 모임인 영우회는 지난 3월 12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롯데건설 본사에서 진행된 제11차 협상에서 2025년도 수도권 레미콘 가격을 ㎥당 9만 1400원으로 최종 합의했다.
이는 지난해 9만 3700원 대비 2300원, 2.45% 인하된 가격이다. 
지난해 11월 26일 1차 단가협상을 시작한 지 4개월여 만이다.
장기간의 논의 끝에 양측이 절충점을 찾아낸 셈이다.
수도권 레미콘 가격 하락은 10년만에 처음으로 건설경기 불황의 여파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반증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 김장수 상무이사는 “건설후방 경기 악화로 레미콘업계의 경영난이 이토록 심각한 지경에 이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의 위기상황”이라며 “올해 사업계획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동안 건설업계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건설경기 침체를 근거로 레미콘 가격 인하를 강력히 요구해왔다. 
반면 레미콘업계는 인건비, 운반비, 전기요금 상승 등을 이유로 추가적인 가격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번 타협으로 건설업계는 비용 부담을 일부 경감하게 됐고, 레미콘업계도 급격한 가격 하락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양측의 ‘상호 양보’가 만들어낸 성과라는 평가다.
건자회 업계 관계자는 “건설 시장 침체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을 감안할 때 이번 합의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향후 건설‧레미콘 업계 간 협력 관계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합의로 지연되던 협상이 종결되면서 건설 현장의 불안 요소도 일부 제거될 전망이다. 
그러나 여전히 어려운 건설 시장 상황에서 양 업계의 경영 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레미콘 가격 인하 결정은 앞으로 있을 시멘트 가격 협상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예정이다. 
시멘트는 레미콘의 주요 성분으로, 레미콘 가격 하락에 따라 시멘트 업계도 가격 조정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