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은 좋지만 비현실적 규제는 ‘난감’
작성일 : 2025.05.0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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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콘 공장 유해물질 친환경 저감설비 수요 증가
오염업종 낙인에 공장 이전 요구 늘어 전전긍긍
“아스콘공장의 대기환경오염물질 규제는 사실 모순적이예요. 아스콘사가 정유사로부터 공급받는 아스팔트 피치(AP) 자체의 성분이 환경부 특정대기오염물질 규제 기준치의 수십배를 넘는데 이걸 아스콘업체들이 알아서 기준에 맞게끔 생산시설을 갖추라니 그런 기술이 현재로선 존재하지 않는데 참 난감하죠”
수도권 아스콘업체 품질관리실장 A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A씨 말대로 전국의 아스콘공장은 정부로부터 부여받은 ‘미션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을 어찌 해결해야 하나 고민했다.
그러나 이미 결정된 정책을 뒤집을 힘이 아스콘업계에는 없었다.
국내 유수의 환경시설 업체를 수소문하고 같은 문제에 대응하는 해외의 사례까지 찾아나서는 등 아스콘업계 전체가 대응책 마련에 골몰했다.
결과적으로 아스콘공장에 친환경 설비 설치가 의무아닌 의무가 된 상황에서 특정대기 유해물질 배출시설 기준을 충족하는 저감설비 수요가 증가했다.
다양한 방식의 오염물질 저감설비 도입을 통해 아스콘업계는 일정 수준 유해물질을 저감시키는 설비구축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했지만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의 가혹한 허들과 악취문제가 난관이었다.
여기에 한술 더해 환경부가 최근 환경단체들의 민원으로 아스콘 공장의 AP저장탱크에서 VOCs(휘발성유기화합물)가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추가 규제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아스콘업계 전체가 초긴장 상태다.
환경부의 유해물질 기준치 30배가 넘는 정유사의 아스팔트 피치
가혹한 기준 맞추는 책임은 정유사가 아닌 아스콘사에게 ‘모순적’
원래 아스콘공장은 일반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시설로서 지자체의 인허가를 받아 설치하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7월 환경부가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벤젠 등 8종을 특정대기유해물질 단속대상에 추가하는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을 통해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기준이 대폭 강화함에 따라 아스콘업종=대기환경 유해업종으로 등식화 되어버렸다.
현재 아스콘업종은 특정대기유해물질 35종 중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벤젠 등 8종이 단속 대상에 해당된다.
이에따라 아스콘공장은 방지시설 설치 후 배출허가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는 업체만 재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아스콘업계 전문가들은 환경부의 현행 배출허가 기준치를 모두 맞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충족 불가능한 기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즉 현재 기술로는 PAHs 배출허가 기준치인 10ng/㎥(1입방미터 당 10나노그램)를 도저히 맞출 수 없다는 것.
이 수치는 밀리그램(mg)의 십만분의 일에 해당하는 수치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회장 서상연)가 4회에 걸쳐 대기오염물질방지시설 제안공모전을 개최했지만 참여한 업체 중 10나노그램 기준을 맞추는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환경부의 기준이 비현실적이라며 아스콘업계가 울분을 터뜨리는 또 다른 이유는 유해물질 배출기준을 맞추기 힘든 근원적 문제가 납품받는 원재료인 아스팔트 피치에 있기 때문이다.
아스콘업체들이 정유사로부터 제공받는 아스콘 주원료 아스팔트에선 벤젠 성분이 3.11ppm 배출된다.
그런데 환경부가 아스콘공장에 제시한 배출기준은 0.1ppm으로 아스팔트 원재료 자체가 기준치의 30배를 넘는 것.
그럼에도 아스콘업계는 이 비현실적인 규제의 허들을 넘기 위해 갖은 묘안을 짜내고 또 짜냈다.
환경부의 법개정 직후부터 아스콘업계는 전국단위 아스콘사업자 단체인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가 앞장서 특정대기유해물질 저감을 위해 연구용역 및 모델링 사업에 나서는 한편 개별 업체들 스스로 악취제거를 위한 시설 개보수와 연료설비 교체 등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또 일부 아스콘업체는 자체적으로 대기오염물질 저감시설 개발에 착수해 설비도입까지 이뤄내는 등, 고군분투했다.
결국 아스콘업계의 이러한 노력을 지자체로부터 인정받아, 수도권 아스콘공장들이 자발적으로 방지시설을 설치해 유해가스 배출을 관리하게 함으로써 시설 폐쇄 대신 허가를 유도하는 성과를 거뒀다.
업계전문가들은 이 같은 아스콘업계의 친환경 경영 노력으로 개별 기업 경쟁력도 올라가고 아스콘 친환경 설비 매출 또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국내 아스콘 플랜트 제조 리딩기업 ㈜스페코는 플랜트 대기오염 저감설비 기술에 더해 최근 아스팔트 탱크내에 발생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의 대기방출을 최소화 하는 장치에 대한 특허출원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국 아스콘 플랜트는 800여 기로 시장규모는 36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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