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경제 어려움의 시발점이 된 전쟁 이야기를 잠시 정리해 보자. 지난 2월 24일 강대국 러시아는 脫나치화를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접경 전 전선에 걸쳐서 항공기와 탱크를 앞세워 일제히 침공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3∼5일 내 대부분 도시가 함락될 거로 예측했는데 이 예측은 바로 빗나갔다. 서방 진영에서 지원해 무기와 국민적 신뢰(지지율 91%)를 얻고 있는 젤렌스키(45) 대통령이 있어서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다. 대통령은 미국의 서방 피신 권유도 뿌리친 채 러시아 공격으로부터 잘 지켜내고 있고, 티셔츠 차림으로 국제적 여론 호소, 국민들을 독려하고 혼신을 다하는 모습은 코미디언이 연기하는 것이 분명히 아니었다.
이에 반해 지난 5월 국가 부도를 내고 싱가포르로 도피한 스리랑카 고타바야 대통령과는 크게 대조되는 것 같다. 수도인 키이우는 구 러시아 방공망 시스템이 잘 작동되어 폭격기로 인한 피해가 예상보다 적은 것 같다. 아쉽게도 남부, 동부 상당지역은 러시아 손으로 넘어갔고, 여기에 국가 부도 위기 이야기, 우크라 매장 광물 12조 달러 가치 쟁탈전 등 뉴스는 매우 안타깝기만 하다. 우크라이나는 동부 마리우폴항 인근에 유럽 최대 규모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북부 지역에는 36년 만에 돔으로 봉인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있다. 중부는 러시아와 함께 세계 밀 생산량의 29%를 담당할 정도로 큰 곡창지대이다. 그리고 러시아는 전쟁물자를 생산할 수 있는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장기간 포위하여 병참 차단과 엄청난 화력을 연일 집중하였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 정부는 더 이상의 희생자를 막기 위해 5월 18일 전격 투항 명령을 내렸고, 잔류인 959명이 투항하면서 마무리되었다.
이 전쟁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서는 러시아의 석유, 석탄, 천연가스의 수출량을 막아 러시아의 돈줄을 죄면 전쟁 종식이 앞당겨질 거라고 했다. 그러나 인도,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러시아 측에 동조하면서 종식은커녕 러시아의 경제는 선방하고 있다. 러시아는 그동안 보유한 재래식 무기들을 대부분 소진했고, 서방들은 최첨단 무기들인 미사일, 탱크, 드론 등을 서로 제공하면서 성능을 확인하는 시험장이 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동안 러시아가 쏟아부은 비용은 414조, 순항미사일은 3천여 발이 넘는다고 하니 전쟁 규모와 피해를 가히 짐작할 수 있고, 이로 인한 복구 등 후유증은 정말 오래갈 것 같다. 이젠 건물 하나 제대로 된 곳이 없다. 그리고 코로나와 전쟁 후유증이 겹친 세계 경제는 물가 상승으로 깊은 경기 침체 늪으로 빠지고 있고, 파키스탄, 튀니지 등 5개국이 부도 위기를 맞고 있다. 이젠 선진국들도 도와줄 형편이 안 되어 발만 동동 구른다. 최근 뉴스를 보면 아이폰이 가장 싼 나라가 일본이라고 할 정도로 세계 경제는 요동치고 있다.
이번 전쟁을 보면서 콘크리트의 유효성이 다시 입증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간단 구조인 소형 PC 구조물 말이다. 전쟁물자로 콘크리트 구조물은 갑자기 대형화하기는 어렵지만, 평지에서 적과 조우 때 병사가 급히 몸을 숨길 수 있는 참호 대용이나 지휘소 등으로 용이하게 사용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어쨌든 소총탄 정도는 방어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제2의 장마도 끝났고, 가을 기운이 여름 더위 앞에서 바짝 엎드린다는 복(伏)날도 지나고, 맴맴 매미 소리도 어느덧 사라지면서, 귀뚜라미 우는 독서의 계절로 접어들고 있다.
각설하고, 그동안 코로나로 해외여행은 전혀 생각을 못 했는데, 금번 ㈜부산시멘트와 100년 내구성을 갖는 하수·오수관을 VR 방법과 스마트 기능을 탑재하여 기계를 제작하는 독일 BFS 사 공장을 방문할 기회가 만들어져 다녀온 내용을 독자들에게 소개하려고 한다.
나는 지난 8.14~20일 만 3년 만에 다시 독일, 룩셈부르크, 벨기에, 네덜란드를 다녀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비행기는 러시아 상공으로 못 가고 남쪽으로 빙빙 돌다 평소보다 2시간 이상 더 걸려 총 13시간이 걸렸지만, 피로는 여행 즐거움으로 모든 것이 극복된 듯했다. 독일은 한국과 시차가 7시간 난다. 시차를 견디려면 한마디로 밤을 꼬빡 새우고 도착 후 푹 자면 어느 정도 해결된다. 기내에서의 극복 방안은 제한되어 있다. 일단 마스크 잘 쓰고, 특송(2022) 외 6편의 영화보고, 짧은 잠만 간혹 청했다. 그래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 기내식 3식은 시간 맞추어서 잘 나왔다. 다행히 오랜 경험으로 선택한 앞쪽의 좌석은 화장실이 가까워서 편했고, 몸도 돌리고 운동이 가능해서 좋았다. 모닝 세수하고 나니 곧 프랑크푸르트 암마인 공항에 도착한다고 알려준다. 이곳은 연구원 시절 신제품개발을 위해 자주 찾았던 공항이어서 낯설지 않다. 현지 안내를 맡아주신 이 대표님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룩셈부르크 지역에 있는 공장으로 이동했다. 아우토반에서 벤츠 승용차의 계기판 200km/hr 표시를 확인하고는 나는 잠시 눈을 감았다. 물론 이런 속도라면 날개만 붙이면 양력을 받아 이륙이 가능한 속도이다. 또한, 그런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포장도로의 제반 조건이 완벽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아우토반에서는 보수한 부위를 찾을 수가 없었고 포장도 두껍다고 한다. 우리의 방문 목적은 VR 방법으로 100년 내구성 하수·오수관을 만드는 BFS 기계회사들을 방문해서 견학, 실무를 협의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 2차 제품업계는 코로나로 외국인노동자들이 대거 빠져나가 실제로 일할 사람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하수관은 VR 방법 말고도 원심력 방법으로 만들 수가 있다. 이젠 이 방법으로는 생산성, 인건비, 전력비, 안전 등을 감당할 수가 없다. VR 방법은 최소 3명이면 가능하고 모든 것이 스마트화되어있다, 약 2분 정도면 안전하게 PE제품이 삽입된 하수관이 만들어져 양생실로 운반된다. 놀랄 정도로 빠르다. 시간이 돈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이는 2021년에 본 가동을 시작한 홍익콘크리트(주)에서도 입증된 바가 있다.
우리는 공장 관계자와 충분한 협의와 공장도 곳곳을 견학하였다. 제작의 모든 공정은 표준화된 매뉴얼대로 진행된다고 알려준다. 우리는 정말 만족한 결과를 확인했다. 이곳 책임자와 야외 광장가든에서 와인과 곁들인 스테이크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경영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고 숫자로 하는 것이다. 적자 내고 물건을 계속 만드는 바보는 되지 말아야 한다.
4차산업은 AI, 스마트가 책임지고, 고생산성, 저 인력으로 모든 것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이다. 금번 방문을 통하여 우리의 콘크리트 2차 제품 산업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도로 바닥을 보수 없이, 그리고 싱크홀이 없는 세상이 바로 눈앞에 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100년 내구 수명을 자랑하는 하수·오수관으로 이젠 미래를 본격 준비해야 한다. 끝으로, 이번 방문 기회를 흔쾌히 허락해주신 ㈜부산시멘트 박 대표님, 방문 기간 내내 영양제까지 챙겨주신 현지의 이 대표님께 깊은 감사를 전하고, 다시 한번 코로나 없는 세상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이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