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3.08.07 10:07 수정일 : 2023.08.07 10:09
나는 최근에 S사 학군장교 입사 동기 단톡방에서 “산티아고 길을 떠나며”라는 글을 읽고 나름 참신하다고 생각하여 소개한다. “모래 속 알에서 깨어나면 본능적으로 바다를 향해 생존을 위해 무작정 질주하는 새끼 바다 거북이들처럼 무작정 살아온 70여 년 삶 속에 이제 많지 않은 시간 중에서 또다시 뭘 찾겠다고... (중략) 삶의 무게를 지고 걸어온 길 9kg의 배낭에 담고 걸으면서 하나둘 조용히 내려놓을 거다. 빈손으로 왔을 때처럼 빈손이 되어보자, 가슴 속 응어리를 토해내고 산티아고 푸른 하늘을 흠뻑 들이켜보자.” 4월 26일 07시 30분. 공항버스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은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야고보가 헤롯 왕에게 참수되면서 최초의 순교자가 되고, 그 유해가 안치된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이어지는 여러 갈래의 길이다. 프랑스 국경 마을 생장 피드 포르에서 시작, 스페인 북부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는 800km 코스가 많이 알려져 있다. 많은 순례자가 이 길을 걸으며, 자기 성찰, 종교적 감동, 체형적인 도전, 새로운 경험을 쌓으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고 해서 도전해 보는 곳이기도 하다. 나는 45일간 여정이 너무 궁금해서 지난 6월 말 동기들과 모처럼 낮술 한잔하면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는 가족들의 극구 반대(건강, 언어 등)에도 불구하고 3년 만에 실행했고, 그동안 살아온 삶의 반성과 마음을 비워 새로운 성장을 시도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또한, 과거 갑상선 항진증을 앓았던 모습은 전혀 볼 수 없었고 건강미가 넘쳐있었다. 나도 문득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은 드는데, 이제는 도전보다는 자제가 중요한 것 같아 일단 참기로 했다.
각설하고, 이번 호에서는 발칸 국가와 연계하여 동유럽 5개국 방문내용(6/14∼22)을 전해드리려고 한다. 출발 전 자료 조사와 가이드로부터 받은 준비물을 다시 챙겨 보았다. 그리고 출발일 새벽은 잠을 설쳐, 대전-인천공항 버스의 T2 종점까지 가므로 버스에서 자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버스 내는 처와 나를 제외하고는 중간 정류장인 T1에서 모든 승객이 하차했다. 출발 직전 잠결에 운전기사의 안내방송을 듣고 누군가가 내 짐을 갖고 내렸다는 것을 순간 직감했고, 이후 차분히 대응한 결과 안전 여행이 가능했다. 첫 도착지 체코 제2의 도시 부르노는 깨끗하고, 트램이 많았고, 대성당들은 모두 대보수가 진행되고 있었다. 스타벅스, 맥도날드는 중심부에 있었고, 젊은이들로 가득 활기가 넘쳐있었다. 광장에 양파 시장도 둘러보았는데 우리보다 물가가 싸다는 것도 알 수가 있었다. 두 번째 도착지 유럽의 심장 헝가리 역시 트램이 많았고, 신도시 지역은 계획도시인 듯 직선화되어 있다. 부다페스트는 2단어의 합성어로 동쪽 기슭의 부다와 서쪽 기슭의 페스트 지역으로 구분된다. 특히, 부다지역의 어부의 요새는 고깔 모양의 일곱 개의 탑이 산 위에 있어서 당시 몽골의 기마군단 침입 때 전망 초소와 피난처로 사용되었고, 석회암, 사암으로 잘 축조되어 방어구조물로는 최적이었다. 그래서 부자들은 이쪽에 거주했다고 한다. 페스트 지역에 있는 영웅광장은 화강석 등 석재로 역대 왕과 영웅들이 연대순으로 조각되어 있었고, 성 이스트반 성당은 부다페스트의 최대 성당이었다. 다뉴브강 강가를 중심으로 한 국회의사당 등 부다페스트의 야경은 나름 볼만했고, 2019년 5월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 현장도 보게 되어 마음이 씁쓸했다. 방문국들은 야근이 없다. 주간만 근무하므로 도로보수 현장은 늘 교통 체증이 걸린다. 발칸반도의 관문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서는 트램을 타고 이동하여 여행시간을 단축하였고, 쌍둥이 철탑이 우뚝 솟은 자그레브의 상징 대성당, 화려한 모자이크 타일로 장식된 성 마르코 대성당도 역시 보수 중이었다. 과일, 꽃시장을 돌면서 그들이 얼마만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시계탑이 있는 반젤라치크 광장은 만남의 광장으로 이용 빈도가 높은 것 같았다. 또한, 이동 중에 본 전쟁 박물관은 야포, 찢긴 전투기를 그대로 전시하여 과거 전쟁 참혹상을 다시금 알게 하였다. 그리고 이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은 다섯 군데에서 모여드는 폭포로 대장관이었다. 석회암층과 돌로마이트층으로 양분된 에메랄드빛 호수 또한 장관이었다. 우리는 석회암층 호수를 이룬 곳만 트래킹하였고, 나머지 부분은 숙제로 남겨두고 왔다. 그리고 현지 가이드 이반의 한국어 포함 5개국 능통함은 부럽기만 하다.
그리고 슬로베니아는 명소인 블레드 성과 블레드 섬을 각각 방문하였다. 블레드 고성은 호숫가 절벽에 높이 솟은 성으로 출판인쇄, 와이너리, 전망초소, 옛 생활 모습 전시관이 사암 등의 석재를 사용해서 지금도 열화현상 없이 잘 유지되고 있었다. 블레드 섬은 에메랄드빛의 호수를 플레트나 보트로 약 15분 이동하면 되는 곳으로 내부는 교회, 결혼식 가든, 보트 선착장 등이 잘 꾸며져 있어 줄리안 알프스의 보석으로 소개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레미 송 배경지 미라벨 정원, 모차르트 생가, 잘츠부르크 대성당, 호엔잘츠부르크 성도 잘 관람하였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할슈타트 마을은 호수마을로 모차르트 외가가 있었고, 점심의 돈가스는 분식집 수준(?)인데 노하우가 많고 역사가 있다고 해서 맛집으로 유명하다. 또한, 유람선을 타면서 여행의 회포를 잠시 달래기도 하였다. 그리고 빈에 있는 쉔부른 궁전에서는 합스부르크 600년 왕가의 역사와 몰락상을 잘 보았고, 벨베데레 궁전에서는 당대 유명한 화가의 진품을 정말 부담 없이 볼 수 있어서 여행비가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또한, 도시 주변은 조그만 성, 하천, 산들이 조화를 이뤄 우리가 사는 생활환경과 사뭇 달랐지만, 도시 상가, 트램에는 온통 모차르트 이름, 화가 그림을 장식하여 마케팅 천국으로 보였다. 여행 중 먹은 송어 그릴 구이와 코젤 흑맥주의 궁합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다시 체코의 조그만 소도시 체스키크롬로브로 와서 성, 광장, 다리 등을 걸었다. 이곳에서는 한국의 다른 여행사 팀에서 소매치기당해 버려진 허리 가방과 우산을 우연히 계단 길에서 발견(여권만 있고, 현금은 없어짐) 본인한테 돌려주는 기회도 있었다. 마지막 여정은 체코 프라하의 자유여행을 통해서 프라하성, 민주화 역사가 담긴 바출라프 광장, 틴 성당의 주간, 야경을 보면서 여행을 잘 마쳤다. 끝으로, 금번 모두투어 여행에 함께한 사람들과 교감하는 기회가 많아 좋았고, 귀국 때는 대한항공 탑승 100회 기록 달성을 확인했다. 유럽 여행 특징은 인구밀도가 낮아 쾌적하고, 그리고 맥주, 와인, 성당, 교회, 성(城), 호수, 건물(석회암, 사암 석재에 플라스터로 마감)을 둘러보는 것이다. 석조 건물들은 청정 환경 속에서 중성화, 염해 등의 피해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100년이 넘어가니까 이제부터 조끔씩 마감재 탈락 등 보수가 필요한 부분들이 필자 눈에는 보였다. 여기에 추가한다면 유럽 역사를 조금만 알고 가면 너무나도 재미있는 여행이 되지 않나를 생각하면서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차기 서유럽 여행을 준비해 본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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