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4.02.05 12:04 수정일 : 2024.02.05 12:47
지난해 11월 17일 행정 전산망 장애로 약 56시간 동안 발생한 서비스 중단은 국가 행정 전산망의 중요성과 취약성을 보여주었다. 이에 따라 매일 전산망을 이용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간헐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큰 불편을 겪었다. 위키 백과에 의하면, “행정전산망은 국가기간전산망 사업의 일환으로 주민등록관리, 부동산관리, 고용관리, 자동차 관리, 통관 관리, 경제통계 관리 등 다양한 대민 서비스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구축된 통신망이다. 이는 1984년에 설립된 국가기간전산망 조정위원회에 의해 기본방향과 방침이 정해지고, 1986년 전산망 보급 확장과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본격적으로 구축되기 시작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2021년 10월 KT 인터넷 장애 때에 어떻게 초기 대응했고, 어떠한 절차로 마무리되었는지도 잘 알고 있다. 실로 심각한 일이다. 행정 전산망은 공무원이 행정정보시스템(새올)에 접속하기 위해 GPKI를 인증해야 하는 등 국가의 다양한 서비스 업무를 지원하는 중요한 시스템 중 하나이다. 이번 사태는 공인인증서를 검증하는 시스템에서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복구가 진행되는 도중에 진행 상황 등을 개인한테 문자라도 해 주었다면 국민들은 그나마 분통을 참을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아서 감정들이 많이 상한 것 같다. 그리고 주무 장관은 마침 해외 출장 중 긴급히 복귀하여 사태 수습을 지휘하였다. 모든 것이 평소에 시스템이 잘 돌아가도록 대응 매뉴얼로 조처했다면 원격회의도 일반화된 현실에서 구태여 장관이 급히 돌아올 일도 없겠다고 보겠다. 어쨌든 우리 사회는 얼마 전부터 매듭이 조금씩 풀려진 것 같고, 세계 최고의 전자정부, 디지털 강국이라고 하는 말이 부끄럽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다른 부분에서도 원점에서 다시 챙겨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각설하고, 이번 호에서는 『블록, 석재 포장에 사용하는 살수(散水)형 줄눈재』를 사용하고 있는 일본의 블록 현장들을 2023년 12월 8∼10일 견학할 기회가 있어서 이에 대한 최신 내용을 소개해 주려고 한다.
일본 측 지인은 연말이라 평일은 바쁘니 가급적 주말을 이용하여 방문해 주면 충분한 안내가 된다고 해서 나와 지인은 주말을 택해 방문하게 되었다. 특히, 금번 방문 목적이 관광, 쇼핑이 아니어서 주말이었지만 한국인이 잘 간다는 백화점을 지척에 두고도 가보지도 못했다. 그래서 동경도 인근 다양한 블록 현장에 사용된 줄눈용 규사들의 성능 확인에만 집중하였다. 일본은 블록 포장 줄눈재로 일반 규사 이외에 수지 규사(규사에 특수한 첨가제를 넣어 기능 보강한 줄눈재)를 약 20년 넘게 차도, 경사부위, 석판 포장 등 특수용도에 사용해 왔다. 후에 알게 되었지만, 이 제품도 시간이 지나면 열화 속도가 빨라져 성능이 떨어지는데 그 이상의 성능 개선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나의 지인은 바로 이 부분의 문제점을 약 10년에 걸쳐서 관찰·연구하여 최적화한 제품(가칭 퓨처 샌드)을 만들었고, 이번에 적용된 현장들을 둘러본 것이다. 또한, 퓨처 샌드를 사용하면 카다카나 현상(블록에서 덜커덩하는 고질 현상으로 일본에서는 이를 카다카나 병이라고 부름)을 없애주는 것은 물론이고, 잡초가 잘 자라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 풀이 나지 않는 제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고 소개해 준다. 그리고 개발자는 앞으로 이런 제품 이상은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실험을 했고, 고민한 흔적이 있었는지 연구만 35년 이상 해 온 나에게는 눈에 그 흔적들이 보이는 듯했다.
다음은 주요 방문 현장의 방문 내용을 정리하여 보았다. 첫 번째는 하네다공항 공용 버스터미널 현장으로 인터로킹 블록은 에스빅, 태평양 프레콘, 니코사가 각각 납품했고, 규사 줄눈재만 사용하였다. 공용된 지 얼마 안 되고부터 카다카나 현상이 나타났고, 공용 17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공항 당국은 아스팔트로 재포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블록사이 규사들이 밖으로 튀어나와 결국 블록 간 힘의 균형이 무너져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고 한다. 두 번째 현장은 동경 우에노역 앞을 퓨처 샌드로 시공한 현장을 보았는데 정말 비교가 될 정도로 블록 간 단단하게 결속되어 있었다. 예를 들면, 잇몸이 약한 사람들한테 잇몸 전용 영양제를 먹으면 마치 잇몸이 튼튼해지듯이 블록 간 잘 교합되고 있었다. 세 번째 청산 학원 앞 양옆 약 1km를 수지 규사와 퓨처 샌드로 시공했다. 역시 퓨처 샌드가 확실히 우수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수지 줄눈 규사 일부에서는 풀이 조금씩 나는 곳도 확인했는데 발주처는 앞으로 퓨처 샌드로 시공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네 번째 도쿄 스카이 트리 빌딩은 4층 부분 전체를 소유주가 노출 골재 포장을 원해서 노출 골재 블록이 특별하게 사용된 현장이었다. 줄눈재로 수지 줄눈 규사만 사용되었는데 역시 퓨처 샌드를 사용한 현장과는 무언가 조금 다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 일행은 인파가 많이 몰리는 관광명소인 도쿄 스카이 트리였지만 내부는 못 보고, 사진만 몇 컷하고, 비행기 탑승 전 아사쿠사 절만 잠시 구경하였다. 가게 된 이유는 블록 포장 상태도 확인하고,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사업하는 사람은 사업이 성공하고, 연인끼리 오면 사랑이 맺어진다는 속설이 있어서였다. 특히, 주말이라서 그런지 엄청난 인파를 보였다. 또한, 인근 보도 바닥도 보았지만, 규사 단독으로 시공한 현장뿐이었고, 공용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종합적으로 퓨처 샌드는 규사 단독 줄눈재, 수지 줄눈 규사 사용과 비교해 볼 때 확실한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음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결론적으로, 차도에서 덜커덩하는 카다카나 현상의 획기적 감소, 블록의 수명연장, 유지보수비 절감, 승차감과 보행감 향상 그리고 라이프 사이클 비용으로 보면 줄눈용 규사에 비용이 더 들어가도 그쪽을 선택하는 것이 일본 블록 시장의 속성이라고 한다. 또한, 풀씨가 착상되면 원천적으로 나지 않게 할 수는 없지만 퓨처 샌드는 이런 부분에서도 성능이 탁월함을 확인하였다. 한국은 그동안 블록용 줄눈재로서 단순히 규사만 사용해 온 문화였다. 그런데 일본은 20여 년 전부터 수지 줄눈 규사를 특수부위에 부분적으로 사용해서 블록 포장의 문제점들을 개선하여 온 것이다. 금번 퓨처 샌드는 기존의 수지 규사의 문제점을 나름 완벽하게 개선했다고 보면 된다. 결국, 외고집 연구 개발자가 만든 퓨처 샌드는 블록 포장의 문제점을 근원적 개선하여 시장을 탈바꿈 시켜놓았고, 블록 포장 본래 기능으로 회복되어 시장도 조금씩 늘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도 머지않아 이런 제품이 개발 사용되어 블록 포장 본래의 멋진 모습을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기대해 본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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