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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국제공항 참사로 본 활주로 끝단 안전 구역 시스템에 대하여...

작성일 : 2025.04.04 09:02 수정일 : 2025.04.04 09:24

요즘 우리 사회는 탄핵과 계엄 등의 문제로 매우 혼란스럽다. 공자의 말씀 중 ‘후목분장(朽木糞牆)’이라는 일화가 있다. 이는 “썩은 나무는 조각할 수 없고, 썩은 담장에는 칠할 수 없다”는 뜻으로, 현대적으로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1) 기초가 부실한 조직이나 기업은 오래가지 못한다. 부패한 경영진이나 부실한 시스템을 가진 기업은 단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결국 내부 문제로 인해 무너진다. 예를 들면, 윤리 경영을 무시하고 단기적인 이익만 추구하는 회사는 결국 신뢰를 잃고 도태된다. (2) 올바른 교육과 가치관이 중요하다. 기본 지식이나 인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사람이 높은 위치에 오르더라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예를 들면, 얕은 지식으로 시험 성적만 높이려는 학생은 결국 실무에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3) 비도덕적인 사회나 정치 시스템은 붕괴한다. 부정부패가 만연한 정부나 사회 시스템은 결국 국민의 신뢰를 잃고 무너진다. 예를 들면, 국민을 속이고 권력을 남용하는 정권은 결국 혁명이나 개혁의 대상이 된다. 즉, “기본이 부실하면 아무리 겉을 꾸며도 결국은 무너진다”는 교훈으로, 이는 시스템을 더욱 견고하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함을 시사한다.

지난해 12월 29일, 한국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활주로 이탈 사고는 큰 충격을 주었다.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난 후 콘크리트 벽체와 충돌하면서 피해가 더욱 커졌으며, 이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7분경 무안공항 관제탑은 사고기 조종사에게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에 대한 경고를 보냈다. 그러나 2분 후인 8시 59분, 기장은 관제탑에 ‘메이데이’ 구조 요청 신호를 보냈으며, 오전 9시경 착륙을 시도했다. 하지만 랜딩 기어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 동체 착륙을 감행했고, 속도를 충분히 줄이지 못한 채 콘크리트 벽과 충돌하면서 피해가 커졌다. 이번 사고는 무안국제공항이 국제선 정기 취항을 시작한 지 20여 일 만에 발생한 참사로, 공항 활성화에 큰 타격을 주었다. 무안공항은 일본, 중국, 동남아 여행 시 인천국제공항까지 이동할 필요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함으로 광주·전남 지역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인해 활주로가 폐쇄되면서 국제선 및 국내선 항공편이 모두 결항되었고, 공항 운영 중단으로 인해 발전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되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활주로 길이 문제를 지적했으나, 국토부는 사고 원인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고는 활주로 안전시설 개선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새롭게 건설되고 있는 울릉 공항, 가덕도신공항뿐만 아니라, 기존 공항에서도 활주로 이탈 사고 발생 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구조물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으며, 해외 사례를 참고한 새로운 안전 시스템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1. 활주로 이탈 사고의 위험성과 현황
  항공기 활주로 이탈(Overrun) 사고는 주로 착륙 과정에서 발생하며, 기상 조건, 기체 결함, 조종 실수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충돌 시 구조물이 콘크리트 등 단단한 재질로 되어 있을 경우 충격이 흡수되지 않아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무안공항 사고에서도 콘크리트 벽체의 강도가 사고 피해를 증폭시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 해외의 활주로 안전 시스템 및 FAA 승인 사례
  미국을 비롯한 일부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량화된 충격 완화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연방항공청(FAA)에서 승인한 발포우레탄 및 경량 블록 시스템이 있다. 이는 충돌 시 충격을 흡수하여 항공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승객의 안전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의 여러 공항에서는 이러한 충격 흡수 시스템을 도입하여 활주로 이탈 사고 발생 시 인명 피해를 줄이고 있고, 68개 공항 112개소에 도입되어있다.(2019년 4월 기준) 그리고 일본 하네다 공항도 2020년 2월에 최초로 설치한바 있으며, EMAS는 1990년 ZODIAC사가 최초 개발했으며, 현재 관련 메이커는 3개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3. 한국 공항의 안전성 개선 필요성
  현재 한국 공항의 활주로 안전시설은 여전히 전통적인 콘크리트 구조물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내 공항에서도 보다 안전한 충돌 완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외 사례를 참고하여 경량 블록이나 발포우레탄과 같은 충격 흡수 재질을 적용하면 사고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탈방지시스템을 EMAS(Engineered Materials Arrestor System), 일본에서는 RESA(Runway End Safety Area)로 부르고 있다.

4. 콘크리트 슬러지를 활용한 저강도 충격 완화 시스템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콘크리트 슬러지를 활용하여 저강도 콘크리트를 실용화해왔으며, 도심지에서 발생하는 대형 싱크홀 보완 공사에서도 저강도 소재의 활용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발포 콘크리트 블록이 주로 사용되지만, 일본에서는 CLSM(Controlled Low Strength Material)이 적용되고 있다. 특히, 비행기 바퀴가 착륙 시 충격을 흡수하며 서서히 정지할 수 있도록 저강도 콘크리트를 활용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우리도 레미콘 슬러지 처리를 고민하기보다 나노버블수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한 CLSM의 도입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끝으로,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사고는 항공기 활주로 안전시설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충격 흡수 시스템을 도입하여 사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한국도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보다 안전한 항공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정부와 공항 당국이 활주로 안전 개선을 위한 정책적 결단을 내리고, 선진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