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Home > 오피니언 > 이종열

3D 프린터용 무기계 재료 개발에 대하여(2)...

작성일 : 2026.04.08 10:40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중년층의 주요 화두는 아마도 건강, 자녀 문제, 경제, 여행, 정치 등일 것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건강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이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별세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됩니다. 저는 바로 이 시기가 특히 조심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개인별로 살펴보면 가족력과 성장 환경, 주기적인 건강검진과 특수 검사, 적절한 운동과 절제된 식사, 안정적인 가정 분위기, 친구와의 교류, 지역사회 봉사, 신앙생활, 부의 축적 정도 등 수많은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이 모든 변수의 정확한 답을 아는 존재는 아마도 조물주 외에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옛말에 ‘골골백세’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잔병치레를 하면서도 백세를 산다는 뜻인데, 이는 자신의 병을 정확히 알고 꾸준히 관리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삶일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체질과 질병, 약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그것을 관리하며 살아가는 것이지요. 하지만 오늘날의 중년은 너무도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에 늘 조심만 하며 살아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며, 결국 인생은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얽혀 있는 복잡한 카오스의 세계인지도 모릅니다.

며칠 전, 평소 건강하게 지내던 손아래 지인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평소보다 톤이 많이 가라앉아 있어 스피커폰으로 들었는데, 그는 전화를 자주 드리지 못해 미안하다며 몇 개월 전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으로 한 달간 중환자실에, 이어 한 달간 일반 병실에 입원했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9월 직원들과 아침 회의를 하던 중 쓰러졌다고 했습니다. 깨어보니 병원 침대 위였고, 뇌출혈로 긴급 수술을 받은 뒤 기적적으로 회복했다고 했습니다. 수년간 창업 아이템을 검증하고 해외 견학과 자료 수집을 거쳐 시작한 돈가스·소바집은 번창하여 3호점까지 운영 중이었지만, 그 와중에 이런 일을 겪었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후유증도 거의 없다며 천만다행이라고 했습니다. 50대 초반의 그는 부인과 자식들을 남겨두고 말없이 세상을 떠날 수도 있었던 순간이었다고 담담히 덧붙였습니다. 쓰러진 직후 직원들이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겨준 덕분에 지금의 자신이 있다며, 가라앉았던 목소리는 점점 힘을 되찾아 갔습니다. 저는 곧바로 아내와 함께 그를 찾아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고, 수술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확인하며 안도했습니다. 그동안 사업 확장으로 술자리와 자금·인사 문제를 혼자 감당하며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던 것 같다며, 이제는 제2의 인생을 봉사하며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람의 운명이란 참으로 한순간인지도 모릅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음이 오래도록 숙연해졌습니다.


 (2025년 5월호에 이어서) 

4.2 디지믹스™의 개발
ME 방식의 3D 프린터를 이용한 재료는 에너지가 가해지면 쉽게 유동하고, 정치하면 형태를 유지하며 머무는 특성을 가진 직스트로피(thixotropy)성을 갖습니다(사진 6). 한편, 적층 프로세스에서는 조기에 경화하는 속경성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유기계의 열가소성 수지가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유기계 재료는 특성상 자외선이나 온도 변화의 영향을 받아, 보통 상태와는 다른 형태로 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장기적인 안정성이 요구되는 용도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3D 프린터 장치 개발에 노하우를 가진 법정대학 이공학부 기계공학과 고호카와(御法川) 교수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여, 속경성과 가속성이 있는 수경성 혼합물의 성질을 제어할 수 있는 무기계 재료 기술을 확보했습니다. 이 기술 덕분에 세경(細径) 노즐로부터 손쉽게 압출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압출된 재료는 지정된 위치에서 쌓이고, 경화 후에는 통상의 모르타르와 콘크리트와 동등한 압축 강도를 발현하는, 그동안 없었던 수경성 무기계 프리믹스(디지믹스™)를 개발했습니다(사진 7). 이와 함께 장치의 재료 공급 기구에 대해서도 독창적인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고호카와 교수의 연구실과 협력하여 세경 노즐을 통한 재료의 압출 방법을 검토한 결과, “카트리지를 이용한 재료 공급 기구”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사진 8). 이 기구를 추가하여 시작 조형 장치를 제작하고, 몇 가지 조형 모델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형상을 가진 의장성 높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실증했습니다(사진 9). 수경성 무기계 재료와 ME 방식 3D 프린터의 조합을 통한 본격적인 조형은 국내 최초입니다.

4.3 디지믹스™의 과제와 용도 전개
디지믹스™은 수경성 재료이므로 조형 시 가사 시간을 적절히 컨트롤하여 재료를 공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경화 과정에서 치수 안정성과 건조 수축에 수반하는 균열을 방지하는 데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ME 방식의 조형에 있어서는 특히 압출 시작과 종료 시점에서 재료의 압출 안정성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또한, 오버항(overhang, 돌출된 형상)과 같은 보다 복잡한 형상에 대응하는 데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존재합니다. 조형의 정확성, 특히 표면, 적층 면, 에지부, 코너부에 있어 현시점에서는 완벽하지 않으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료와 장치 모두 개량이 계속되어야 합니다. 디지믹스™은 내구성, 내후성 등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자유도가 높은 조형을 제공하는 3D 프린터의 특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재료는 건축 의장 제품이나 엑스테리아 제품 등의 건재 분야에서 특주 제품에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카트리지 시스템을 활용한 모바일화,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원격지나 협소한 공간에서의 인프라 구조물 보수 자동화 시공 등에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확대가 기대되며, 유저의 요구를 잘 반영하여 새로운 용도를 구상하고 실용화로 이어갈 예정입니다.

5. 결언
3D 프린터를 활용한 제조는 소량 다품종·분산형 생산을 통해 소비지 인근에서 맞춤형 제품 제작을 가능하게 하며, 제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사용자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해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